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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무쇠가 아닙니다. 내 마음에도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결코 나를 떠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런 나조차 내 감정을 무시하고 돌보지 않는다면 ‘내’가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
(/ '혼자 있을 때조차 마음껏 울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중에서)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고, 무례한 태도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자신을 고통스러운 관계 속에 방치하지 않으며, 원하는 것을 주장하고, 상처 받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밝히는 것도 자존감입니다. 지나치게 자신의 권리를 무시하는 것은 겸손도 미덕도 아닙니다. 쓸데없이 미안해하는 것도 결국 나를 아끼지 않는 내 탓일 뿐입니다.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입니다.
(/ '쓸데없이 미안해하는 것도 버릇이다' 중에서)
과거의 상처가 자꾸만 당신을 괴롭히나요? 그만큼 힘들었으면 됐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제 상처를 제대로 떠나보낼 때입니다. 당신이 부족하거나 못나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에 대하여' 중에서)
그것이 꼭 불행한 일만은 아니리라.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 그것에도 향기와 힘이 있다. -로베르트 발저 <벤야엔타 하인학교>
"우리, 더 이상 아닌 것 같아. 이쯤에서 헤어지자."
평생 함께할 거라 생각했던 그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그녀의 심정은 어떨까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봐 주고, 내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며, 나의 유치한 모습 조차도 따뜻하게 감싸 주었던 그가 언제 그랬냐는 듯 차갑게 뒤돌아섭니다. 그래서 실연은 죽음과도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자 사랑받는 '나'의 죽음이며 둘이 함께 창조한 세계가 종말을 고하는 거니까요. 그렇게 실연은 우리에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줍니다. 어떤 사람은 몇 날 며칠을 울기도하고, 어떤 사람은 분노로 잠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하며, 또 어떤 사람은 둘이 함께한 사랑인데 왜 나만 상처를 받아야 하느냐며 울부짖기도 합니다. 이처럼 이별은 사랑의 대가를 한 번에 받아 가겠다는 듯 우리에게 아픔을 독촉하지요.
모드 르안 <파리의 심리학 카페> '이별 앞에서 결코 괜찮다고 말하지 마라' 중에서... (part.1)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다는 것
어떤 사람들은 상대의 이별을 통보 앞에서 '쿨'하지 못한 자신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그가 그랬듯 자기 역시 가볍게 그를 잊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란 듯이 이 시작하면 될 텐데, 끝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자기가 답답하고 한심하다는 것입니다. 미련은 때론 우리에게 부끄러운 기억을 남기기도 합니다. 상대방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듣고는 아무 말 없이 끊거나, 하루에도 몇 번씩 상대의 페이스북에 들러 메시지를 확인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을 수치스럽게 느끼면서도 잘 제어하지 못하지요.
그러나 이는 이별과 맞닥뜨린 사람의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마음을 다한 사랑의 상실 앞에서 쿨한 사람은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랑한 만큼 아파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프로이트는 사랑을 리비도의 투자, 이별을 리비도의 회수라고 설명 했습니다. 그런데 리비도를 거두어 오는 일은 빌려 주었던 물건을 돌려받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떠난 후에도 나의 사랑은 한동안 그를 행해 흘러갑니다.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고, 찾아다니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별을 받아들이는 동안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고 변하는 과정을 애도라고 합니다. 애도 과정에 있는 사람들은 슬픔과 관련된 온갖 감정들을 한꺼번에 안고 사랑합니다. 절망, 외로움, 공포, 죄책감, 분노, 적개심 등의 감정이 불쑥불쑥 튀어 오르는 것이지요. 애도 과정이 차근차근 진행 되지는 않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흘러 갑니다.
첫째는 이별을 부정하는 단계입니다. 이때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별 통보를 장난으로 넘기거나 못 들은 척하는 등 그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단계입니다.
둘째는 분노입니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 하며 상대를 향해 저주를 퍼붓습니다.
세째 타협과 우울의 단계입니다. 이별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생의 의미를 잃은 듯 모든 관계를 끊고 고립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눈물을 쏟아 내고 통곡하는 등 온몸으로 아픈 마음을 표현합니다.
마지막으로 수용의 단계입니다. 상실의 통증이 서서히 사라지고 현실로 돌아오면서 소중했던 그 사람을 떠나 보낼 수 있게 됩니다. 행복했던 만큼 아팠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한 만큼 미워했던 그 사람 역시 다시 내 안으로 받아들입니다. 비록 사랑은 과거 일이 되었지만 그 사랑이 현재의 나를 있게 했음을,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더욱 성장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모드 르안 <파리의 심리학 카페> '이별 앞에서 결코 괜찮다고 말하지 마라' 중에서... (part.2)
애도를 못하면 사랑도 못한다
이별할 때면 사랑할 때처럼 내면의 모든 감정이 일순간 솟구쳐 오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별의 단계를 차근차근 이해하지 못한 채 대충 덮어 버리려고 합니다. 어둡고 혼란스러운 내면의 모습을 마주하기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위안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사람을 서둘러 만나거나, 모든 감정을 마비시킨 채 과거 속에 머물거나, 일부로 쾌활한 척 지내려고 합니다.
리즈 역시 2년 전 헤어진 남자 친구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5년 전 그를 처음 만났고 3년을 함께 살았습니다.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그들은 그야말로 한눈에 격정적인 사랑에 빠졌습니다. 비슷한 취향과 사고방식을 가졌음은 물론이고 유머 코드까지 딱 맞아떨어졌지요. 서로가 이제야 천생연분을 만났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런데 사귄지 3년이 넘어 가자 그는 조금씩 변해 갔습니다. 애칭이 아닌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고, 이야기를 하자고 하면 귀찮은 듯 "다음에 하자"며 돌아누워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리즈는 그들의 사랑이 깨어질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권태기를 지나고 있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싸늘하게 이별을 통보 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아닌 것 같다고, 이쯤에서 헤어지는 게 좋을 것 같다고요.
그래도 리즈는 그가 다시 돌아올 거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집안 가득한 그의 물건은 고스란히 남겨 두었고, 장을 볼 때도 그가 좋아하는 식료품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친구를 통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야 말았습니다. 그에게 새로운 여자 친구가 생겼으며 곧 결혼할 예정이라는 것을요. 그녀는 이별한 지 2년이 지나서야 심리학 카페를 찾아와 우리에게 울며 말했습니다.
"이제는 알아요 그가 제게 돌아올 일은 없겠죠. 하지만 떨어져 있던 시간이 길었잖아요. 지금 다시 만난다면, 어쩌면 다시 노력해 볼 수도 있을 거에요. 함께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해 보면 우리 관계가 예전처럼 좋아질지도 모르잖아요. 우리는 천생연분이니까······."
리즈는 사랑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2년 동안 자신의 슬픔에 매일매일 먹이를 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가 그에 대한 깊은 사랑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가 사라지고 나면 더 이상 자신의 존재 가치를 발견할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지난 사랑을 놓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을 뿐입니다. 자신을 사랑해 주고 인정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자기를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 대상이 사라지면 자신을 못난 사람으로 폄하하기 시작합니다. '나는 사랑할 대상이 못 되는가 보다' 하면서 스스로를 보잘 것도 없는 사람으로 깎아 내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어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에게 필요한 그 대상을 붙들어 두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이미 사라지고 없는 그 대상을 찾아 정처없이 헤메는 것이지요. 그렇게 리즈는 과거의 사랑을 부여 잡기 위해 현재의 모든 즐거움을 희생하고 있었습니다.
모드 르안 <파리의 심리학 카페> '이별 앞에서 결코 괜찮다고 말하지 마라' 중에서... (part.3)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한 연인으로부터 거절을 당했을 때의 슬픔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깊은 슬픔 속에서도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별을 통보 받는다는 것은 단지 사랑에 실패했다는 것일 뿐이지, 인생 전체가 끝났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별이란 사랑했던 두 사람의 관계를 어떤 사정으로 인해 거두어들이는 일에 불과합니다. 그저 하나의 관계가 끝났을 뿐 당신은 여전히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만약 내 존재 자체가 거부당했다는 좌절감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그에게 의존 하고 싶은 당신의 욕구 때문입니다. 그를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 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내 존재를 평가할 사람은 나 외에 아무도 없습니다. 아니, 나조차도 나를 함부로 평가해선 안 됩니다.
이별에 잘 대처한다는 것은 이별의 고통을 대충 뭉개고 넘어간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별 후에 맞게 되는 온갖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떠나보낸다는 뜻입니다. 분노, 우울, 미련, 의심 등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회피하지 말고 그 감정들을 하나하나 느껴 보세요. 그렇지 않고 슬쩍 넘어가려고 한다면 그때 애도하지 못한 이별의 경험이 나중에 찾아올 이별 앞에서 더 큰 고통을 치르게 할 것입니다. 당면한 이별에 묵은 감정들까지 솟구쳐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를 찾아온 이별을 아프다고 발로 걷어차 버리지 마세요.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합니다. 안녕이라고 작별을 고 하는 것, 그것은 누군가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장례식을 치르듯, 떠난 그 사람과 나를 묶어 놓았던 마지막 끈을 푸는 작업입니다. 서로 헤어질 수밖에 없음을, 이제는 내 마음속의 그를 떠나보내야 함을 인정하고 손을 흔드는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고마웠다고, 앞으로 더 잘 살겠노라 어제의 나에게 '안녕'이라고 말하는 일입니다.
사랑에서 이별까지, 행복과 고통의 롤러코스터를 완주해낸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잘 알아 보게 됩니다. 또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도 한층 깊어집니다. 애도란 온갖 감정을 두루 체험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분석 심리학자 융은 "실연이란 창조적인 질병으로서 자신의 내부에 있는 악마의 모습까지 여행한 후 거기서 곧바로 솟아오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이별의 강을 잘 건넌 사람은 어떤 사람이 나와 잘 맞는 괜찮은 사람인지 알아보는 눈이 생기고, 사랑하며 겪게 되는 슬럼프를 더욱 현명하게 극복하는 등 다음 사랑을 더욱 잘할 수 있는 능력을 얻습니다.
더 나아가 애도 작업을 통해 우리는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그 사람 없이도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과 혼자 힘으로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는 자존감이 강화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별을 잘 견뎌 낸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강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자기 안의 사랑의 역량과 회복력, 성장을 향한 잠재력을 믿게 되는 것이지요.
모드 르안 <파리의 심리학 카페> '이별 앞에서 결코 괜찮다고 말하지 마라' 중에서... (part.4)
많은 사람들이 이별을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사랑 앞에서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하지요. 사랑에 전부를 거는 일은 미련한 짓이며, 그 누구를 만나도 비슷할 뿐 내 인생은 달라지지 않는 다며 선을 긋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이별하며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고, 높은 직위와 고액의 연봉도 놓아야 할 순간이 찾아옵니다. 또 영원할 것 같았던 젊음과 아름다움도 어느새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결국에는 이 세상을 놓아야 할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에게 이별이란 숙명과도 같습니다.
그러니 이별을 너무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마세요. 결코 사랑하기를 포기하지 마세요. 사랑과 이별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찾아옵니다. 그런데 이별의 고통을 피하겠다고 하면 사랑이 주는 행복과 성장의 기쁨까지 놓쳐 버리고 맙니다. 그러니 다시 사랑이 찾아오면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따뜻하게 맞이하세요. 마지막으로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라는 시의 일부를 당신에게 선물합니다.
그대들 중의 어떤 이는 말한다.
기쁨은 슬픔보다 위대하다.
그러나 또 어떤 이는 말한다.
아니, 슬픔이야말로 위대한 것.
하지만 내 그대들에게 말하노라.
이들은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것.
이들은 언제나 함께 오는 것.
모드 르안 <파리의 심리학 카페> '이별 앞에서 결코 괜찮다고 말하지 마라' 중에서... (part.5)
분별 있게 거절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자신의 경계와 한계를 알고 이를 존중해 달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마세요. 장담하건대, 당신이 거절해도 타인의 존중을 잃지 않습니다.
(/ '거절을 잘할수록 인간관계도 좋아지는 이유' 중에서)
무기력은 달콤한 유혹입니다. 포기해 버리면 좌절을 겪을 일도 없으니까요. 그러나 세상살이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나까지 내 인생을 되는 대로 내버려 두어선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해 나가는 것, 인생의 만족도는 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어차피 해도 안 될 거야라고 생각하는 청춘들에게' 중에서)
그가 화를 낼 때 그것은 결코 당신의 책임이 아닙니다. 그 분노는 오직 그들의 몫일 뿐입니다. 우리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책임질 수는 없습니다.
(/ '아무리 부모라도 당신을 함부로 대하게 놔두지 마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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