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남자가 살고 있다.한남자는 무척 예민하고 뭉크를 좋아하고 친구가 하나도 없고 대부분의 가정식을 엄마 덕분에 다 먹어본 사람.

또 한남자는 여리고 순박한 마음과 달리 외모가 투박하고 그다지 교육도 많이 받지 못하고 식욕과 성욕만이 가득하다.

이 두남자가 같이 왜 살까?

이 기묘한 동거는 사회부적응자인 두사람을 훈련시키는 사회화과정덕분이다.

[엘링 천국을 바라보다]는 엘링시리즈 중 3번째 작품으로 이들이 사회화하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요즘처럼 왕따문제,중독문제가 심각한 세태속에서 남들이 보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이는 이들이 사실은 우리와 다를게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이쁜 고양이를 입양하러가고 레스토랑을 가고 전화와 친해지고.

때론 음란전화에 빠지기도 하고 그런 사소한 일상들을 수많은 시행착오끝에 이루어

가는 과정을 읽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그래 조금만 더.조금만 더라는 생각마저 들게한다.

책의 중반부터 두사람의 운명은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똑같이 사회적응훈련을 했지만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는 길]처럼 엘링과 키엘은 서로 다른 인생의 길을 걷게 된다.

마지막 장 천국의 풍경에서는 이어질 4부의 내용을 암시하듯이 달라진 엘링과 키엘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부족하면서 가득찬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빨리 연작의 나머지 시리즈 1.2.4권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

즐거운 마음으로 읽고 많은 것을 얻은 책이다

 

 

 몇 년 전, 학원가기가 그렇게도 귀찮아서, 무작정 시간을 보내기 위해 들렀던 서점에서 무심코 잡았던 책이 바로 “ TV 동화, 행복한 세상 ” 이었다. TV에서 나긋한 목소리와 따뜻한 그림이 어우러져 감동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을 접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서, 이리저리 책을 고르던 내 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그 때 그 책이, 부모님께서 비싼 돈 들여서 보낸 학원을 빠지고 할일도 없이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던 내게 회초리 같은 소설이었다고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침 또 그 때 읽었던 이야기 부분이, 가난한 형편에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바깥에서 생선을 파시는 어머니의 이야기여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 이야기를 보고, 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반성하게 되었고, 가슴 깊이 느껴지는 감동에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책을 구입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이렇게 여섯 번째 이야기를 접하고 나니 문득 그 당시의 감정과, 따뜻한 마음이 일어나는 듯 했다. 별로 많이 흘러버린 시간도 아닌 것 같고, 아무 생각 없이 보내버린 시간, 그리고 벌써 여섯 번째 이야기라니. 시리즈 이야기들은 대부분, 갈수록 진부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서, 그래서 괜히 처음과는 다르게 의도하지 않게 재미와 감동이 반감되기도 하는 것 같은데, 바람 부는 차가운 이 날씨에 딱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직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저마다의 힘들고 어려운, 혹은 여러 가지 사정을 품에 안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요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담당하는 분께서 성격도 별로 좋지 않으시고, 이래저래 너무 많은 잔소리를 하시는 터라 스트레스를 어마어마하게 받고 있는 터라, 세상 살기 참 힘들구나, 별 사람이 다 있구나, 싶은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읽어 내려가면서 주변에 그래도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구나, 그런 생각도 했었던 것 같다.   

 제일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손가락 장애를 가진 남자의 이야기였다. 자신의 손가락 때문에 자신이 사랑하는 이가 자신을 떠나 버리고, 그로 인해 상처를 받을까 두려워 숨기다가, 양손에 장애를 가진 그녀의 언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후에 다시 만나 청혼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할아버지의 운전면허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었고.

 어쨌든, 따뜻한 이부자리 위에서 좋아하는 귤이나, 군고구마를 까먹으며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은 우리에게 어떠한 존재인가. 쉼, 평안, 충전 이런 것들이 떠오르게 하는 집은 사실 이것 이상이다. 무엇이라 말하지 못하지만 우리 삶의 에너지 그리고 행복이라는 것을 가득 채워 주는 곳 또 웃음이 있고 눈물이 있지만 가족이라는 것 때문에 행복할 수 있는 곳 그곳 말이다.

『즐거운 나의집』<푸른숲.2007>은 밖으로 보이는 조금 다른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 번의 이혼을 한 어머니와 각각의 아버지에게서 낳은 성이 다른 아이 셋이 있는 집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결코 행복해 지지 않을 것 같은 이곳 또한 집이라는 사실이다. 그들의 방법으로 사랑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그들의 모습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들이 행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공지영 작가는 1988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 뒤 많은 작품들이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21세기 문학상, 한국 소설 문학상, 오영수 문학상, 앰네스티 언론상 특별상 등 여러 차례 수상한 대한민국 대표 작가이다.

이 책은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가지고 쓰여진 공지영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자신의 삶을 수필처럼 써내려간 소설이기에 감정이 살아있고 인물들의 진솔한 고백을  엿볼 수가 있다.

16살 큰 딸 위녕이 이혼한 아빠와 함께 생활하다 거처를 엄마에게 옮기면서부터 시작한다.

자유로운 엄마와 논리적인 아빠의 너무 다른 모습에 그들을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많은 시간들이 흐르면서 차츰 서로의 다른 것을 인정하게 되고 다름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또한 모든 것을 다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도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사랑하는 가족이라는 사실을.

엄마 같은 딸과 딸 같은 엄마가 진솔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게 되듯이 독자 역시 이들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작가가 말하는 집이란 어떤 모습일까? 그에게 있어 집은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 것일까? "누가 그러더라구, 집은 산악인으로 말하자면 베이스 캠프라고 말이야. 튼튼하게 잘 있어야 하지만, 그게 목적일 수도 없고, 또 그렇다고 그게 흔들리면 산 정상에 올라갈 수도 없고, 날씨가 나쁘면 도로 내려와서 잠시 피해 있다가 다시 떠나는 곳, 그게 집이라고. 하지만 목적 그 자체는 아니라고, 그러나 그 목적을 위해서 결코 튼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라고. 삶은 충분히 비바람 치니까, 그럴 때 돌아와 쉴 만큼은 튼튼해야 한다고.”(270p)

이렇듯 튼튼한 버팀목이고 언제든지 열려있는 곳이 집이라는 것이다. 열려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는 평안과 자유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다..

밖으로의 모습은 조금은 다른 모습이지만 이들의 삶은 여느 가족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싸우고 화해하고 근심하고 기뻐하며 울다가 웃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가정의 의미와 더불어 행복의 자세 또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너희에게 행복해 지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었어”라는 엄마의 말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