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인들은 회사생활에 치여, 평상시 삶의 속도에 제대로 자신을 가늠하지 못하고 지내기 일쑤다. 나역시 직장생활에 육아에 살림까지 하다보면 정신이 없다. 현재 시댁에서 시부모님과 딸, 그리고 나 넷이서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일주일에 책 한권 소화해 내기도 쉽지 않다. 남편과 나는 주말부부로 퇴근후 육아는 전적으로 내 몫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삶의 무게가 버거워지기 시작했고 둘째는 생각도 하기 싫다. 나도 슈퍼우먼이 되고 싶지만 육아와 살림하는라 자기계발은 나와는 요원한 존재이다. 이렇게 살다보니 삶의 무게에 대해 따로 고민할 여력도 없다. 그러나 역전히 독서의 욕구는 내안에 잠재되어 있었다. 그러다 만나게 된 '고민하는 힘!'
저자는 재일 한국인이다. 그가 일본에서 한국인으로서 살아가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정안에서 떠받들어져 살다가 사회에서 다른사람들과 관계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다시금 깨닫게 되는 과정에 그가 겪어야 하는 자아혼돈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또 그가 존경하기 마다하지 않는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사상은 내게 새롭게 다가왔다.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으로는 '도련님'과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2개밖에 없다. 그런데 그 작품속에서는 우울증이라던가 삶에 대한 회의같은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는데, 저자의 설명을 듣다 보면 나쓰메 소세키에 대해서 다시한번 연구해 보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 마찬가지로 막스 베버도 교육학 시간에 들은 '기능주의'이론의 대가라는 것 밖에 몰랐는데, 그가 사회와 자아의 관계속에서 많은 고민을 햇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다. 연결고리가 전혀 보이지 않는 두 인물이 같은 주제에 대해 전인생에 걸쳐 고민에 고민을 했다니 놀랍기만 하다. 둘이 저세상에서 만나서 함께 고민하고 있기를 바란다.
책은 크게 7가지 고민거리를 다루고 있다. 자아와 돈, 지식, 청춘, 사랑, 죽음, 늙음에 대해 저자의 고민은 끝이 없다. 어쩜 이리 내가 생각하는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지... 누구나 겪게되는 전반적인 고민거리에 대해 그의 생각을 알아가다 보면 내 고민이 풀리는 것이 아니라 더 깊어져가는 것 같다. 돈이란 것이 있음 좋지만 없으면 곤란한 것이지 않은가? 공자도 맹자도 그 누구도 돈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사실을 알지 아는가? 덧없이 흘러가는 청춘 또한 우리를 아프게 한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불황의 시기속에 학생들 가방속에 한두권의 교양소설이 들어있는게 아니라 어학책, 자격증 취득책, 고시공부책만 가득하다. 삶에 필요한 기술을 얻는라 바쁘기만하다. 그들뿐만아니라 나같은 직장인도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야하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자처해서 셀러던트가 되고 있다.
고민은 나의 힘이다. 고민하는 나의 영혼 속에 내 자아가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기 때문이다. 어려움 없이 그저 살아가다보면 나의 자식들에게 훗날 무엇을 얘기해 줄 수 있을까? 나는 이런 고민거리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 이렇게 성장하여 행복하게 살아왔다라고 말하고 싶다. 고민은 아줌마의 힘. 성장의 힘. 삶의 원동력이다.
고민하는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