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남들 다 배우는 피아노를 나는 배우지 못 했다. 가정형편상 운전수를 하는 아빠가 딸들의 피아노 레슨비를 부담하기가 쉽지 않았기에 피아노 치는 친구들이 너무너무 부러웠다. 그래서 공부로 그 한을 대신했던 것 같다. 책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피아노를 못 배우는 한을 풀어주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지금도 악기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게 한이다. 지금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 내 아이에게만큼은 최상의 교육환경을 제공해 주고 싶다. 그런 의도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다방면에 재능이 있어서이기를 바래서가 아니라 자신의 소질을 발견할 수 있게 여러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첼로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사람이 첼로에 뛰어난 재능을 나타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피아노 연주를 실기평가로 보면 나는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난 한번도 피아노에 대해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데 피아노 연주를 실기평가로 보다니 너무하지 않은가? 워낙 주변의 아이들이 피아노는 기본으로 배우는 교육환경때문이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리코더는 열심히 연습해서 실기평가를 제대로 치룰 수 있었지만 집에 피아노 한 대 없는 나는 그럴때면 절망에 빠지곤 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이 다음에 커서 어른이 되면 따로 피아노 공부를 하겠다고...

아이에게 무작정 악기를 배우게 강요할 수는 없다. 아이의 발달과정에 맞춰서 아이의 흥미를 고려한 음악수업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 아이의 전 생애에 걸쳐 자신의 열정과 감수성을 표현할 수 있는 동반자적 악기가 생겨날 수 있으니깐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악기에 대해 조금은 알아야 한다. 아이가 그 악기에 대해 물어보거나 조언을 구할 때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의 아이에게 알맞는 악기 선택과 즐거운 연주까지 책임져 줄 책이 나온 것이다. 여러가지 구체적인 방법들이 잘 나열되어 있기에 나의 빈약한 지식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추천음악과 추천도서, 유용한 정보, 음악 소프트웨어와 음악 관련 사이트까지 첨부해 주어 자기의 역할을 다 한 괜찮은 책이다.

그러나 조금의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우리나라 형편에 그대로 따라하기는 힘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아직 먹고 살기 힘든 대한민국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입시위주의 교육환경속에서 제대로 된 음악교육이 이루어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음악인이 직접 이런 책을 집필하는 그때가 오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은 나만의 바람이 아닐 것이다. 학교 음악교육에서부터 서양의 음악 역사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두루두루 우리의 전통악기도 접할 기회를 제공해주는 교육이 제공되었으면 좋겠다. 방과후 교육으로 이 책을 활용하는 선생님도 생겨서 결국 우리나라 학생들의 감수성 발달에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뮤직레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