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행복하고 즐겁게 살고싶다마는 인생살이가 어디 뜻대로 그렇게 되는가? 절대 쉽지 않고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삶에 휘둘려 그냥 대충대충 살다말 수도 없지 않은가? 엉망진창인 날, 슬픈 날, 외로운 날 기분을 업 시켜줄 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럴 때 읽어볼 수 있는 책, '엉망진창인 날 읽는 행복한 책' 부푼 기대를 안고 책 첫장을 들춘다. 
 
 책표지부터 스마일들이 나를 반긴다. 두 눈이 하트인 스마일, 빙그레 웃는 스마일, 열 받은 스마일, 삐질삐질 힘이 든 스마일 등이 나를 반긴다. 책표지를 지나 그 내용으로 들어간다. 책은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몇개의 삽화가 들어가있다. 엉킴, 또 늦었네, 바람부는 날, 뜻밖의 일, 새로운 것, 변화, 도와주세요, 멋져보여의 구성아래 뒤죽박죽 여러가지 일들이 섞여 힘든 나날이어도 극복해내가는 일상의 일들이 수록되어 있다.

 나는 섬유유연제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에 아기 옷을 손빨래하기 시작하면서 꾸준히 사용하고는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세탁기 건조기 속에서 빨래가 된 세탁물을 꺼내놓지 않다가 부랴부랴 스웨터를 입고 교회에 갔다가 그 스웨터 뒷면에 브래지어가 달려있었다고 한다. 우와~~ 이거 완전 대박으로 챙피한 일이지 않은가? 정말 스타일 구기는 챙피한 사건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주인공은 나중에 자라서 5명의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황당한 사건으로 어이없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르면 아무렇지도 않는 단순한 사건으로 될 수 있기에 우리는 살 수 있는 것이다.

 책 내용 구석구석 기독교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지금 나는 불교여도 기독교적인 냄새가 풍긴다고 이 책을 거부할 필요는 없다. 책 149쪽에 나온 다음 구절이 날 감동시킨다. 지금의 결혼생활에 앞으로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경종을 울린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람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_고린도전서 13:4
 사랑은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_고린도전서 13:5

 상대방의 덕을 보려고 하면 내 삶이 불행해진다. 위 구절은 유명하기도 하지만, 지금 나의 삶의 자세에 참 필요한 구절이다.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못난 아내인 나였는데, 사랑을 내 기쁨과 즐거움을 위해 함부로 사용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책 구성이 전부 마음에 들지는 않아 별 4개(한개 삭제)를 줬다.  좀 산만하기도 하고, 거부감이 드는 내용도 있고해서 그렇게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책이 가볍거나 쓸모없는 책은 아니었다. 역시 모든 책은 나름대로 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엉망진창인날읽는행복한책

 몇 해전에 오체불만족의 일본 주인공이 크게 이슈화된 적이 있다. 오토다케 히로타다는 태어날 때부터 팔과 다리가 없었으나, 불굴의 의지와 낙천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삶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출판했는데, 정말 나는 일본의 장애인에 대한 배려하는 문화가 부러웠다. 그리고 최근에 전세계 최대 동영상 유튜브에 실리면서 유명해진 더스틴의 이야기를 다룬 꿈꾸는 토르소맨이 출판되었다. 처음에는 이런 장애인이 또 하나 감동적인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막상 이 책을 읽게되면서 정말 또하나의 감동이 나를 일깨웠다.

 더스틴은 오토다케와는 달리 세상에 태어났을 때는 두 팔과 두 다리가 있었으나, 다섯 살때 수막구균성 수막염에 걸리면서 병원균이 온 몸에 퍼지면서 죽음을 피하게는 되었지만, 대신 두 팔과 두 다리를 잃게 되었다. 죽음과의 사투에서 승리해서 두 눈을 떴을 때, 그 상실감과 절망감은 어떠했을까? 나라면 더스틴처럼 이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었을까? 물론 더스틴도 처음부터 세상을 장애를 극복해나가면 살기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낙천적인 성격과 도전정신으로 지금의 더스틴이 되었다. 나라면, 과연 나라면 절망에 빠지지 않고, 아니 절망에 빠졌다가 헤쳐나올 수 있었을까?하는 끊임없는 질문이 날 괴롭혔다. 가슴이 아프고 애리고 뭔가 슬펐다.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현대인은 누구나 자동차사고로 장애인이 될 수도 있으니깐....

 더스틴이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 모습도 신기한데, 그는 거기서 더 나아가 레슬링이라는 거친 운동도 한다. 그것도 취미로 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문레슬러로써 운동한다. 놀라울 따름이다. 도대체 그의 내부안에 무엇이 자리잡고 있길래 그로 하여금 그런 거친 운동도 하게 만드는 것일까? 나는 자그만한 난관에도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건지 분노하는데 말이다. 그는 난관에 부딪히면 도움을 기대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헤쳐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숟가락 하나 드는데 남들이 1분 걸리면 그는 1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더스틴은 해낸다. 

 더스틴은 이쁜 여자친구도 있다. 그 여자친구도 대단하다. 더스틴을 외관으로만 판단하는게 아니라, 즉 신체적 장애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과 정신을 보고 사랑하는거 아니겠는가? 또, 그의 부모님들도 대단하다. 아들이 장애를 가지게 되면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아들의 투정과 불만을 한없이 받아주기만 하기도 할텐데, 그를 혼자 자립할 수 있게 만들었다. 미국이라는 사회적 정서가 그런것이라 가능한 것인지 그저 나에게는 놀라울 따름이다.

 왜 살아야 하는지, 왜 나만 이렇게 불행한 것인지, 세상이 밉고 싫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그의 삶의 자세를 들여다보면 왜 살아야하는지 고민하기보다 이왕이면 적극적으로 절망과 고난에서 이겨나가려고 하게 될 것이다. 최근에 나는 육아와 살림, 직업을 병행하면서 워킹맘으로써 너무 힘들고 고달픔을 느꼈는데, 더스틴을 보면서 나도 장애가 나타나게 되면 그 장애를 극복해나가기 위해 방법을 찾는 자세를 갖게 되었다. 누구나 한번 꼭 읽기 바라는 책이다. 감동과 교훈을 일부러 주려는 책은 아니지만 누구나 감동과 교훈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꿈꾸는토르소맨

 올해 드디어 세상에서 가장 이쁜 나만의 분신, 나만의 온 세상, 나만의 아이가 태어났다. 그 과정은 정말 힘들고 어려웠으나, 나의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정말 세상을 살아야 할 정당한 이유가 생겨난 듯 했다. 이제 그 아이가 즐겁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내가 나의 온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런데 아이는 너무 많이 울어댔다. 솔직히 좀 힘든 과정이었다. 더구나 나는 워킹맘이다. 정말 살림과 육아, 직장일 병행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너무 힘들었다. 어떻게하면 좀 더 쉽고 효율적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책, 아기심리보고서!

 아기가 자면서 웃고 우는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나의 엄마는 배안의 짓이라고 했다. 자다가 아기가 씽긋 웃으면 정말 힘들다가도 너무 행복해졌다. 그런데 그 의미가 뱃속에서 꿈을 꾸면서 배고플 때 공갈 젖꼭지를 찾던 습관이라고 한다. 우와~~ 그런 뜻이... 이제 우리 아이가 조금씩 조금씩 혼자서 놀아가기 시작하고 있다. 또, 울음의 종류도 매우 다양해졌다. 언제쯤 말을 하기 시작하는 것일까? 단순한 음성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표출하는 의미로 하는 언어는 언제 구사되는 것일까? 아기는 뱃속에서부터 생각이란 것은 하고 있는 것일까? 아기는 엄마뱃속에서 세상으로 나온 과정을 고통으로 기억할까, 아니면 낯선 경험으로 생각할까?

 우리는 아기를 키우면서 너무나도 많은 것이 궁굼해진다. 우리 자신은 과거 어린 아이였을 때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받아들여서 좀 더 나은 환경을 아이에게 제공해주고 아이의 바람직한 발달을 도모하려고 한다. 그럴 때 그런 의도라면 이 책을 읽기 권한다. 그러나 절대 쉽지만은 않은 책이다. 교육학을 전공한 나도 이 책의 박식함과 전문성에 놀랄 정도 였으니깐... 그렇지만 내 아이의 올바른 성장과 발달이 궁굼한 사람이라면 읽어서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아기심리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