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만화뿐만이 아니라 내가 아는 만화들도 상당수가 일본만화이다. 사실 어렸을 때는 그게 일본 만화인지도 몰랐다. 건담, 짱구는 못 말려, 마르코는 아홉살,아톰,은하철도999,독수리5형제, 케로로중사, 매칸더V, 베르사유의 장미, 이누야샤, 가장 좋아하는 아따맘마까지 내가 아는 만화의 세계는 일본만화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내가 아는 한국만화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기공룡둘리, 달라라 하니, 뽀로로정도? 일본만화의 세계가 궁굼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외국 문물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는 단순히 그나라의 상품만이 수입되는 것이 아니다. 즉 일본의 만화나 애니매이션이 한국으로 들어오면 은연중에 일본의 문화와 관습, 가치관, 세계관도 함께 묻혀서 들어온다. 마징가Z나 독수리5형제, 개구리중사 케케로를 보면 일본의 제국주의의 실상을 알 수 있다. 사실 미국 만화도 별반 다를바 없다. 라이온 킹을 보면 사자를 중심으로 힘약한 동물들이 그의 보호아래 함께 어울려 살아가지 않은가? 그와 같이 마징가 Z나 독수리 5형제, 건담에서는 김박사가 우주침략자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내용은 일본의 제국주의 야심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표상중의 하나이다. 이렇게 우리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일본에 대해서 알게모르게 그 지식과 야욕을 거부감없이 자연스럽게 습득해 나가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의 판단과는 상관없이 받아들이게 되지 않은가?
일본의 만화가 모두 제국주의 야심에 가득차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전세계적으로 그 사랑을 받을 수 없었을것이다. 당연히 섬세하고 아름답고 예쁜 면도 있다. 아톰 역시 미래의 로봇 전쟁에 대한 양면을 잘 보여준다. 일본의 정치와 사회를 보여주는 면도 있고, 인간사회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는 면도 함께 있는 것이다. 짱구는 못말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은 주변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정도의 교육을 실시하다보니, 그 탈출구로 짱구는 못말려같은 만화가 인기가 있었다. 그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어린이 교육에 대해 절대 오해해서는 안되는 측면도 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경제와 산업분야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슈퍼 마리오와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살펴보면 그 분야에 대한 일본의 저력이 대단함을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아니메라고 한다. 아니메는 미국의 애니메이션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그 파워를 자랑한다. 우리나라에 일본의 만화가 처음으로 개방되던 시절, 우리는 극렬하게 반대하기도 했다. 자국의 애니매이션 보호와 육성도 없이 개방한다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의 자멸은 뻔하다면서 반대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개방한지 10년이 지났는데, 과연 10년전과 무엇이 얼마나 다른가? 아니메를 통해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파악하기조차 힘든 상황은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아니메에서일본을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