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표지에는 귀여운 고양이가 퍼즐형식으로 담겨져 있다.
 워낙 고양이를 이뻐하는지라 표지만 보고도 내용이 궁굼해졌다.
 첫번째 나오는 권지예 작가의 '베드'라는 단편소설은 나를 확 사로잡았다.
 단편소설이라 그런지 내용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는지라 당장 그자리에서 읽어나가게 하는 힘을 지녔다.

 삶이란 쉽지 않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삶이란 결코 녹록치 않다.
 남들이 보기에 쉬워보여도 그 누구의 삶에도 결코 그저 그냥 되는 식으로 했다가 잘 풀려나가고 행복한 인생은 없다.
 그러다보니 인생에는 어두운 뒤안길도 있고 씁쓸한 죽음도 있다.
 이번 소설에는 크게 7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여러 이야기가 실려있지만 그중 5개가 죽음과 관련되었고 그래서 인생은 퍼즐인가보다.
 어떤 한사람의 사건사건을 맞춰가다보면 그 사람의 하나의 인생이 완성되니깐...
 그런데 만약 어떤 사람은 인생의 퍼즐 한조각을 잃어버렸다면?

 베드... 평범한 사람들의 시각에서 보면 이것은 불륜이다. 이것만 불륜이 아니다. 작가의 이번 소설에는 이것을 시작으로 '바람의 말', '네비야, 청산가자'에는 남편이 아닌 다른 이에게서 사랑을 갈구한다. 다들 애정결핍증 환자이다. 또, 현재 자신의 일상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꽃 진 자리', '딥 블루 블랙'에서 주인공들은 왜 그렇게 행동했어야만 하는지... 또 '퍼즐'편에서는 우리집에서 살고 있는 귀여운 고양이 모모와 코코가 왠지 무섭게 느껴지게 만드는지... 특히 이 단편소설에서는 너무 섬뜩했다.

 어쩜 이리 이 소설속에는 뭔가 비어있고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실려있는지...
 작가는 이런 사람들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무엇을 알려주려고 했을까?
 특히, '베드'편에서 남편의 정부에게 남편이 죽었었던 침대를 되돌려주는 여자의 심리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정말 소름이 쫙 끼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기절할 뻔한 장면이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이 계절에 완전 공포스러운 책 한권을 읽어냈다.
 꼭 귀신이 나오고, 칼을 휘드르는 미친 사람이 나와야 공포스러운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으로 보이지만 마음 깊은 곳 어두운 심연을 쳐다보면 가끔은 싸이코들보다 훨씬 더 기괴하고 서늘한 간담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여행 수필 참 좋아한다.
 단순히 관광지를 소개하는 여행안내책자보다 여행지에 가서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한 사례를 저자의 주관을 섞어 풀어쓰는 여행 에세이를 참 좋아하기에, 이 책을 보는 순간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이번 책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있고 저자는 스페인에서 어떤 깨달음과 무슨 요리를 소개할지 너무너무 궁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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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책표지가 특이하다.
 누구에게 선물할 수도 있게 엽서도 되고, 또 예쁘게 선물할 수 있으면서도 책갈피로도 쓸 수 있게 겉표지가 구성되어 있다.
 거기다 책표지를 뜯어보면 안에 예쁜 스페인이 담겨있는 사진이 4장이나 들어있다. 
 아직 책도 읽지도 않았는데, 벌써 마음이 흡족하다.

  요리를 해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저 한끼 식사를 채울 요량으로 요리를 한다면 요리가 즐겁지 않지만,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과 그 요리를 먹는 사람의 기쁜 모습을 상상하며 만드는 사람에게는 요리는 최고의 사랑이라는 것을....
 저자는 스페인으로 날아간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러 스페인으로 날아간다.
 그런데 그가 간 곳은 스페인의 유명한 명소가 아니라 조그만한 마을 알바이신이다.
 그 곳에서 그는 사람사이에 끼여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받고 그곳의 요리를 사랑하게 된다.

 13개의 요리를 소개하는 중간중간 작은 에세이들을 늘어놓았다.
 다운증후군 한국 아이들을 입양하는 스페인 부부이야기, 동성애자 친구가 에이즈로 죽었던 사건, 스페인에서의 사적인 대화 거리가 30cm라는 이야기(우리는 약 1미터 정도라고 하네요. 30센치면 너무 짧지 않나요?), 일본인 친구에게 재봉틀을 사주었던 이야기, 스페인에서 소풍이라면 진저리 났던 사건등 그가 겪었던 다양한 이야기가 요리 소개와 함께 버무려져 있다.

 요리책인데 실감나게 실려있어야 할 사진은 단 한장도 없다. 
 오잉? 이게 무슨 뜻이지?
 저자는 무슨 의도로 삽화로 대체를 한 것일까?
 저자가 소개하는 요리가 무엇인지 알고 싶으면 직접 요리해보며 알수 밖에 없다.
 거기다 자신의 입맛에 맛게 대충 간을 하라고 정확한 수치는 알려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그가 소개한 요리를 하려면 직접 만들면서 간을 보면서 알맞는 음식의 맛을 찾아야 한다.
 요리하는 사람의 즐거움을 위해 일부러 그런 것 같다.
 
스페인에서 날아든 맛있는 편지라더니 제목에 부합하게 정말 사람사는 분위기 물씬 풍기는 요리에세이였다.

 우리 주변에 너무나 가까이 밀접하게 그것도 공짜로 주어지는 상황이나 대상에 대해서는 우리는 감사히 여기는 경향이 적다. 
 즉, 우리는 팔다리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정상인이기에 장애인을 비롯하여 노약자나 어린이 또는 임산부의 어려움과 고충을 가볍게 넘기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이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것이지만 너무나 중요하기에 주어진 것에 대해 고마워할 줄 모르는 것에 대한 깨우침일 것이다.

 필레아스는 시벨을 좋아하지만 필레아스는 시벨에게 그 말을 할 수가 없다.
 무슨 이런 고약한 상황이 있냐고?
 왜냐하면 필레아스가 그 말을 하려면 낱말공장에서 돈을 주고 그 낱말을 먹어야지 말을 할 수가 있는데, 필레아스는 가난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필레아스는 용기를 내서 시벨에게 자기가 가진 낱말들을 이용해 마음의 고백을 한다. 물론 부잣집 도련님 오스카는 시벨에게 "너를 사랑해, 우리는 나중에 결혼할꺼야."라고 말을 하지만, 필레아스는 시벨에게 뽀뽀를 해 준다.

 나는 동화책을 좋아한다.
 동화책은 잃어버린 나의 감수성을 찾아주고, 또 어른이 되어서 잊어버린 사물에 대한 감각과 관찰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낱말공장나라'를 읽으면서 크게 세가지를 느꼈다.

 하나는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 아마 내가 벙어리나 귀머거리로 태어났다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기에... 
 두번째는 미디어법 통과와 관련하여 어쩌면 미래의 상황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인터넷에 올릴 수 없는 상황이 오지는 않을까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이 동화는 끔찍한 현실이라는 생각이다.
 마지막은 우리 세종대왕님이 한글창제를 하신 것에 대한 감사함.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바를 말로 하고 글로 자유롭게 적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그분께 감사함을 표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