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한 분홍색 책표지에 예쁜 새댁이 후라이팬을 들고 있는 모습이 책을 저절로 들어보게 한다. 언뜻 보아 프랑스 요리에 관한 요리책인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단순히 프랑스 요리에 관한 책이 아니었다. 그것은 줄리아 차일드의 프랑스에서 보고 겪고 경험한 그녀의 인생이야기와 그녀의 요리에 대한 열정과 사랑에 대한 그녀에 대한 이야기였다. 곧 개봉하게 되는 메릴 스트립 주연의 영화와도 관련이 있다니 즐겁게 읽어볼 수 있습니다.

 저처럼 결론을 빨리 원하는 분들 또는 자기의 기대와 다르게 책이 전개되는 것에 난감해하시는 분들은 좀 화가 날수도 있어요. 제가 그랬거든요. 저는 줄리아씨가 프랑스요리에 대해 직접 하나하나 설명해주면서 요리에 대한 그녀의 고찰과 요리법을 소개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책 내내 그 어디서도 프랑스 요리에 대한 구체적인 요리법은 소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신 프랑스에서의 그녀의 삶 그리고 그녀가 프랑스 요리를 통해 그녀의 천직을 발견해가는 과정 등이 소상히 적혀 있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언제 프랑스에서의 그녀의 주저리주저리 이야기가 끝나고 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까 조바심내며 읽었어요.

 줄리아는 프랑스에 완전 반한 아줌마 같아요. 아니 할머니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그녀는 아름다운 프랑스의 날씨와 거리 그리고 멋지고 황홀한 프랑스 음식에 완전 넋이 나간 분이랍니다. 그녀는 프랑스에 가서야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져있던 미국식 삶에서 벗어나 하나의 요리가 곧 예술로 승화되는 프랑스의 분위기를 이해할 수 있었죠. 사실 책을 읽다보면 줄곧 그녀는 프랑스 예찬론자에요. ㅎㅎ 

 그녀가 프랑스에 가서 요리반에 들어가 요리를 배우고, 시장에 가서 원하는 요리기구를 사게 되고, 프랑스 현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인맥을 쌓아가는 과정속에서 더불어 프랑스 정통요리책을 내놓기까지 수많은 과정과 실험, 연구 그리고 책을 완성한 뒤에는 각종 텔레비전과 라디오에 출연하며 시연을 한 사연을  빼곡히 적어놓은 책을 읽어가며 줄리아씨가 '프랑스 요리에 대해 대가가 되는 방법에 관한 두꺼운 책을 만들어 내는 데까지 줄리아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을 지 상상히 가는 책이랍니다.


 프랑스 음식하면 좀 고급스럽고 우아하다라는 느낌이 강해요. 왠지 우울한 날에는 센치한 파리지엥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 
 갑자기 프랑스 요리가 먹어보고 싶어지는 맛있는 책이었습니다.

  무명의 세바스찬 보몬트를 일약 스탁 작가로 만들어준 써틴.... 영국언론이 집중 조명하고 영국 대형 서점의 북마스터 스콧 팩이 21세기를 통틀어 세손가락 안에 들 책이라고 호평을 해대니 나의 호기심이 들끓는다.

 결론은 대단히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이다. 특히 스릴과 환타지,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후반부까지 아주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좀 아쉽다면 개인적으로는 환타지를 좋아하지 않아서 리얼리티가 떨어져서 좀 결론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결론을 내는 마지막 장까지 아주 재미있고 즐겁게, 작가가 어떻게 이야기를 엮어내갈지 궁굼하게 만드는 책이다.

 주인공은 야간택시운전을 하는 사람이다. 그는 원래 부유한 집안의 출신이지만, 어느날인가 사업이 쫄딱 망했고 거대한 빚이 생겻으며 인생의 시궁창에 처박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남자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예전의 친구가 그 인생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자신의 조언을 따르라며 야간에 택시운전을 하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스티븐은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 야밤에 택시운전을 한다. 

 야간택시운전은 결코 쉽지 않다. 누구나 그럴 것이라고 짐작할 것이다. 특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둘다 극심한 피로와 과로에 시달리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정신이 혼미해지고 오락가락할 때가 있을 것이다. 작가는 여기에 착안을 해서 소설을 쓴 것 같다. 어느날인가는 어떤 여성을 데려다주었는데, 그게 13번지였다. 그러나 13번지는 존재하지 않는 거리였다. 스티븐은 너무너무 신기하고 의아하고 의문스러웠고,  도대체 어떤 때에 자기에게 13번지가  나타나는 것인지, 가끔 나타났다 사라지는 13번지의 인물들은 누구이며 무슨 목적으로 자기에게 접근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읽는 독자들도 궁굼증이 폭발한다.

 스티븐은 어릴적 친구와 일으켰던 화재사고로 자신의 죄의식속에 살아갔었다. 그런 그는 자신이 불행해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항상 그 틀안에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삶의 즐거움에 대해 자꾸 의심을 품고 그것에서 벗어나려하고 자꾸 자기안으로 숨어든다. 이 소설은 추리소설과 판타지적 요소, 그러면서도 성장소설이 잘 버무려져 있지 않나 싶다.

 내겐 좀 아쉽지만 너무 긴박하게 돌아가는 책의 줄거리가 멋진 책!
 

 저자의 화려한 이력과 수상내역이 나의 눈길을 이끌던 작품이다. 베트남에서 태어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자란 저자의 성장배경도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푸시카트 상, 코페르니쿠스학회 미치너 상을 수상했다고 소개하니 그의 작품이 궁굼하지 않을수가 있으랴.. 그래서 그의 세계관에 대해 아는바 전혀없이 그의 후광만을 보고 읽게 된 소설이다. 제목과 책표지를 보니 왠지 읽고 싶어졌다.

 우선 나의 결론은 실망이다. 읽기가 너무너무 힘들었다. 나에게 있어서 책이 읽기 힘들다는 것은 그 책이 안좋다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진정 좋은 책이란 쉬운 말로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저자의 세계를 보여줘야 하는데, 나는 저자의 소설전개가 너무너무 낯설어서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집중이 안 되는 책은 산만하게 읽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서평을 쓰기전에 다른이들의 서평이 궁굼해져서 검색해서 읽어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쉽게 잘 읽었나보다. 나한테는 어려웠는데 말이다. 왜 어려웠는지 말하자면, 내가 겪은 일상의 삶과 너무 달라서? 아니면 저자의 소설 전개방식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나로하여금 누가누구의 말인지, 누구의 속마음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워서라고 할까? 하여튼 그런 면에서 소설읽기가 가히 짜증스러울 정도였다. 왔다갔다 장면의 변환이 많고 화자의 시점도 툭하면 바뀌는데 도대체가 쉽게쉽게 다가오지 않고 헛갈리기만 한 것이다. 작가는 나에게 너무 불친절했다고 말할 수 있다..

 본론으로 돌아가 책평을 하자.
 총 7개의 단편소설이 들어가 있다. 사랑과 명예와 동정과 자존심과 이해와 희생, 카르타헤나, 일리스 만나기, 해프리드, 히로시마, 테헤란의 전화, 보트 총 7개가 수록되어 있고, 그중의 보트편이 제목으로 올라와 있는 것 같다. 어차피 모든 단편 소설이 보트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하나같이 인간의 심연 저 깊은 곳 어두운 면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베트남 전쟁 경험이야기, 14살 소년의 암살이야기, 죽을 병에 걸린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만나기까지의 과정, 몹쓸 병에 걸린 엄마를 두고 있는 청소년의 이야기, 히로시마 전쟁속의 사람들, 이란의 정치적 이야기, 베트남 이야기 모두 어두움을 짙게 드리우고 있다. 그 출렁이는 어두운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작은 보트를 그려낸 책 표지... 

 책을 읽으면서 계속 머릿속에 반복되는 질문.
 설마 내가 저자가 베트남사람이라고 무시해서 그런것일까?
 그는 변호사 출신의 작가임을 난 잘 안다. 
 그런데 변화무쌍한 화자의 작가시점과 순행적/역행적 시간구성의 범벅이 날 너무 힘들게 한 책.
 
 그래도 가장 마음에 와 닿고 가슴 애린 구석이 하나 있다면 14살 소년이 수류탄을 터트리는 장면이다.
 무엇을 위해 소년은 자살폭탄테러를 해야 하는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