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트와일라잇을 보았다. 나 같은 경우 임신한 상태에서 보았는데, 그렇게 자극적이지도 않고 재미없지도 않게 오랫만에 감성을 좀 매만져주는 영화라고 생각하며 보았다, 남편과 워낙 오랫동안, 횟수로는 7년이지요,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고, 결혼 3년차에 아기가 생겼기에 알콩달콩 살고는 있어도 뭔가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보고 감수성이 좀 업이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서그런지 '더문'은 개봉시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와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그 영화관객의 70%가 여성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뱀파이어 아카데미... 요새 뱀파이어 소재의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을때 나온 신작소설이라 한번 읽어보게 되었다. 뱀파이어라는 소재는 서구세계에서는 참 많이 우려먹는 소재같다. 살짝 시큰둥하면서도 책표지의 독특함과 시크함, 그리고 왠지 모를 호기심으로 읽었다. 그리고 읽기시작하자마자 정말 확 빨려들었다. 뱀파이어 소재의 책이 이래서 계속 나오는가 싶었다. 나는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같이 읽은 여동생은 별로라고 한다. 지루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나는 너무 재밌고 미친듯이 읽었다. 옆에서 잠자던 남편이 새벽 2시반에 내가 계속 스탠드 켜 놓고 책을 읽으니깐 놀랬다. 새벽 3시까지 가끔 칭얼대는 지연공쥬 쭈쭈 주면서 끝까지 다 읽어내렸다. 나는 무척 재밌고 즐겁게 읽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다 읽고 나서는 우리나라에도 귀신을 소재로 이렇게 재밌는 소설이 좀 많이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내용은 일반 뱀파이어 소설의 주인공 뱀파이어와는 약간 다르지만 그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인간세계와 뱀파이어 아카데미 세계를 구분짓고 뱀파이어들이 생활하고 교육받는 아카데미를 묘사한 것이 꼭 해리포터의 호그와트를 생각나게 한다. 독특한 점은 말과 나귀 그리고 노새를 생각나게 하는 뱀파이어 3종세트이다. 순수혈통 모로이와 모로이가 변종한 스트리고이(요놈이 진정한 뱀파이어라고나 할까?) 그리고 모로이와 댐퍼의 결합인 댐퍼(가장 낮은 등급이려나?)가 그것이다. 이러한 용어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작가의 스토리전개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이 3종세트 설명은 나의 궁굼증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해결해주기도 한다. 아.. 근데 정말 뱀파이어라는 소재는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가? 정말 궁굼해진다.

 모로이는 순수혈통인데 (스트리고이는 이 모로이를 죽이려고 한다) 가장 약한 존재로 댐퍼(스트리고이보다는 약하지만 모로이보다는 강하다.)의 보호가 꼭 필요하다. 이 댐퍼는 댐퍼끼리는 자손 번식을 할 수가 없어서 모로이와의 결혼을 통해서만 종족 보존이 가능하다. 따라서 댐퍼는 모로이의 수호인이 된다.  딱 노새생각이 난다. 이 부분은 다른 뱀파이어 소설과는 차별화된다.

 나는 과연 스트리고이가 언제쯤 그들앞에 나타나 모로이와 댐퍼를 괴롭히며 전투를 벌일지 정말 기대하면 기다리며 읽었다. 이야기가 4/5가 되어갈 무렵 처음 스트리고이가 나타나고 그것도 주인공 로즈와 리사의 옆에 가까이 있던 친구가 스트리고이가 되어 이들을 공격한다. 또한 왜 로즈와 리사가 서로 정신적으로 연결이 되는지, 로즈는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는지 참 재미있는 요소가 많았던 책이다.

  청소년용 책일거라 생각하고 읽었는데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마구마구 읽은 책.
 아, 그렇지만 당분간은 뱀파이어 소설 그만 읽어야지. 너무 재밌어서 날밤새기 쉽상이란 말이야.



뱀파이어아카데미

건파우더 그린 살인사건이라... 제목은 흥미를 좀 당겼다. 그런데 책표지를 보자니 왠지 청소년용 추리소설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책 소개글을 보자니 왠지 재미가 있을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건파우더 그린 살인사건이라니...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신기한 용어때문에 읽게 된 것이다. 책표지는 왠지 유치해 보여도 말이죠...

 

추리소설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나의 입장에서 이런 소설을 읽게 된 것도 나름 소중한 경험이다.

뭐라고 할까요?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큘 포와르같은 날카로움? 셜록홈즈의 명쾌함? 루팡의 기발함까지는 없어도 일반인이 살인사건을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좀 이색적이었다고 하고 싶다.

그렇다고 이 책이 이 한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보니깐 시리즈물이다. 찻집 미스터리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다.

 

각설은 그만하고 책 내용으로 넘어가보자.

사건은 어느 화창한 봄날 해변가에서 찰스턴의 연례행사인 요트레이스가 한창이다.

이 책의 미스터리를 풀게 되는 여주인공 시어도시아는 200명쯤 되는 사람들에게 차와 먹거리를 챙겨주고 있는데,

그때 출발선을 떠났던 요트들이 결승점으로 다시 되돌아오고 있고 결승점을 끊는 순간 폭발음과 함께 1등으로 들어올때 울리려고 했던 권총이 폭발하여 권총을 취급했던 사람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과연 오래된 권총이 단순히 폭발한 사고사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계획된 살인사건인가?

 

항상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다.

소설가들은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이런 추리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권총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고, 기타 다른 세부적인 사실들도 잘 알고 있어야 사람들을 흡입하는 소설을 한권 쓸수 있으니깐 말이다.

그저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글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어쩌다 읽게 되어도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어주는 사람도 없다.

 

본업이 찻집을 경영하는 시어도시어가 살인사건에 흥미를 갖고(관심이 갈 수밖에 없지, 사고 순간에 거기 있었으니깐.)  모든 주변인을 의심하며 증거물을 수집해나간다.

그 과정이 날카롭거나 흥미진진하지는 않다. 전개가 살짝 지루하기도 하다.

그러나 평범한 찻집경영자가, 절대 전문탐정가가 아니다, 자신의 한계 속에서 범인을 찾아나간다.

어설프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도 내 나름대로 책을 읽어나가면서 누가 범인일지 (작가가 쳐 놓은 덧을 비켜나가며)  추리해나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나도 아무추어 탐정이 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ㅎㅎ

그런데 건파우더 그린이 무슨 뜻인지 아세요?

중간중간 나오는 홍차와 녹차에 대한 상식과 여러가지 레시피를 읽는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잇답니다.

건파우더그린살인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