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고 싶다. 제목에서부터 벌써 희망에 관한 이야기 냄새가 난다. 문득 김훈의 상록수가 떠올랐다. 나는 상록수는 참 힘들게 읽은 책 중의 하나엿다. 마치 데미안처럼.. 아마 너무 어렸을 때 읽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비록 이게 계몽소설이라 할지라도 나는 아직도 계몽소설을 좋아한다. 소설에서 사람에게 교훈을 주는 부분이 너무 부각되면 오히려 반감이 되는 경향이 있지만, 하여튼 나는 아직도 이런 소설을 좋아한다....

 주인공은 다방이나 건물등에서 손님의 구두를 수집해오는 찍쇠(?)소년이다.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여러 용어들(은어라고 해야 하나?)이 잠시 날 당황하게 만들었으나 소설의 내용 이해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아빠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재혼해서 자기를 고모네 집에 맡기더니 해외로 이민을 가셔서는 소식을 끊었다. 그렇게 고모네 집에서 천덕꾸러기가 되어 갖은 수모와 고통을 겪던 종수는 결국 집을 나와 청량리 역을 서성이다가 독사형네 구두닦이 무리에 합류하게 된다. 비록 거기서도 갖은 천대와 멸시를 받지만 마음만은 고모네집보다 편하다.

 혜련이 누나를 만나던 그날도 형들에게 구박받고 울고 있었는데,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던 이쁜 누나에게서 종수는 희망의 빛을 서서히 보게 된다. 그리고 같이 구두 닦던 독사형, 석길이 형, 문수형, 종수를 병원에 입원시킬정도로 두둘겨 패던 개남이 형도 모두 혜련이 누나의 영향으로 조금씩조금씩 바람직하게 변화해 간다. 그러나 우리나라 소설(외국 소설은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누나가 아프다는 복선을 처음부터 조금씩 비치더니 결국 마지막에 가서 죽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청량리 집장촌의 얼굴도 마음씨도 이쁜 누나는 그렇게 종수에게 한줌의 햇살로 다가와 종수에게 다시한번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삶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준 뒤 떠나간다.

 사실 줄거리는 너무 통속적이고 대중적이다. 어디선가 한번쯤 읽어본 듯한 내용이다. 심하게 말하면 얼기설기 짜집은 듯한 냄새도 풍긴다. 아니, 왜 이쁜 여주인공은 죽냐말이다.(정확히 말해서 여주인공은 아니지만... )그런데 마음먹고 2~3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을정도로 가볍게 부담되지 않게 한번에 쫘악 읽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심하게 감동적인 것 까지는 없지만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점점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자신의 마음도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다.

 종수야! 그래도 너는 혜련이 누나를 만나서 복이 터진거란다. 그런 운도 없는 사람도 많거든....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공부해서 꼭 대입검정고시도 합격해!



나는날고싶다

 이제 자기계발 서적은 좀 넌덜머리가 나고 있었다. 많이 읽고는 있었지만 책에 쓰여진만큼 나 자신이 변화하고 있지 않기때문이 제일 큰 원인이고, 두번째는 나의 관심사항이 육아와 살림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며, 마지막으로 그놈이 그놈같은 책이 많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워낙 많은 양의 서적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되도록 많은 분야의 서적을 많이 읽고 싶었기에 자기계발서적은 읽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는데, 어찌하다보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플렉스.. Free Lift Earn eXcel의 줄임말로 유연한 사고를 함축한 용어이다. 내 기억으로는 우리나라 동화에도 거친 바람에 휠 줄 모르고 꼳꼳이 버티다가 꺾여버리는 나무보다 거친 바람결에 자신의 몸을 맡기며 상황에 적응해나가는 갈대는 꺾이지 않고 폭풍에도 살아남는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지금과 같이 변화무쌍한 시기에는 원칙을 고수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대처해 나가는 적응력이 더 중요한 시기에 적절한 책 한권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까놓고 얘기해서 인생에는 무슨 일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당장 나는 새로운 물건을 출시해서 장사를 하려 하는데, 경쟁사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나를 상대할 경우 보통 당황하게 된다. 그러면서 주어진 상황에 분개하고 화를 낼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 유연한 사고로 주어진 상황의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고 현명한 자세이다. 따라서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할 줄 알아야한다. 과거 1990년대 우리나라는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바라보며 장밋빛 전망을 그리다가 IMF의 직격탄을 맞고 수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누구에게나 최악의 상황은 나올 수 있다. 성공한 사람에게도 최악의 상황은 닥쳐온다. 그런데 성공한 사람은 최악의 상황이 나올 경우를 대비하고있다는 점이 일반인과 다르다. 또한 주어진 일에 성공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한다. 보통의 사람은 적당히 일을 하고 안전을 추구하는데, 안전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성공과는 점점 멀어지는 인생을 살게 된다. 김연아가 7분의 드라마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우리는 그 과정에 주목하고 있는가? 내가 김연아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실수를 하고도 바로 다음 자세를 위해 털어버리고 바로 임한다는 점이다. 정말 대단한 정신력이라 본다. (이야기가 잠시 샜넹.)

 결론적으로 참 좋은 책이다. 근데 좀 부족하다. 나같이 보통의 사람들은 저자의 경험이 녹아있는 이야기를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줘야 되는데, 이 책은 그게 좀 부족하다. 큰 성공을 위해 작은 노력들이 모여 크나큰 시너지효과를 냈다는 그 어떤 저자의 스토리가 있었으면 참 좋겟는데, 그게 많이 소개되어 있지 않다. 보통의 사람은 일반적 원리를 나열하면 집중이 떨어진다. 그래서 예수와 공자가 많은 비유를 들어 핵심을 소개하는 것인데, 책이 좀 딱딱하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나름 건진 부분은 있다. 중심없이 그저 흔들리는 것이 유연함이 아니라 처한 상황을 냉철히 분석하고 그에 맞춰 대응해 나가는 것이 융통성이니라. 현명하게 휘어지는 것은 강한 힘이다.

 계속되는 불황속에 장사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하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IMF 이후 내수경제의 침체속에 수출은 굉장히 호황이었음에도 우리의 경기체감온도는 꽁꽁 얼어붙어있었다. 거기다 최근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속에 우리의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새로운 희망과 꿈으로 창업을 해서 돈을 벌려고 했다가 몇개월을 채 못 버티고 문을 닫기가 일쑤이다. 이런 상황속에 '먹는 장사에 실패란 없다'며 이대봉씨가 책을 한권 내 놓았다. 내 꿈이 창업이기에 꼭 음식점 창업은 아니어도 뭔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구미가 당겼다.

 저자는 아주아주 가난하게 자란 사람이다. 아버지는 노름빚에 어머니가 힘들게 번 돈도 훔쳐가서 돈을 쓰는 나쁜 사람이었고, 결국 어머니는 집을 나가셨다. 소년가장으로 힘들게 힘들게 학업을 마친 그는 육군장교로 있으면서 스님들이 산채비빔밥을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저걸로 장사해서 거부가 되리라는 희망을 가졌고, 자신의 특기인 군사비법을 접목시켜 장사할 그날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모아둔 약 5000만원의 돈으로 장사를 시작할 무렵, 자신이 너무너무 가난했을 때 자신을 도와준 친구가 빚 보증을 서달라기에 덜컥 서 준것이 화근이 되어 그는 알거지가 되었다. 농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져 주변에서 보태준 돈으로 다시 가게를 시작하고 그게 크게 성공하여 지금의 이대봉씨가 있단다.

 저자는 전문적인 글쓴이가 아니라서 글이 세련되지 않다. 그런데도 자신의 경험이 그대로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라 한번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자신도 음식장사를 하면서 손님이 오지 않아 월세 내기도 빠듯햇던 시절과 그것을 극복해 내가는 과정을 상세히 적어놓았기에 그 과정을 함께 읽어나가다보니 마치 내 일처럼 계속해서 글을 읽어나가게 된다. 지루할 틈이 없이 사업의 성공 노하우 습득을 위해 계속 책을 읽어나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사업의 노하우는 내 입장에서 장사할 것이 아니라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 내 기준에서 완벽히 준비해두어도 손님의 입장에서 불편하고 어려우면 장사는 되지 않는다라는 그의 얘기. 그리고 장사에서 이윤만 뽑는라 주변상인들과의 유대관계 소홀이나 손님에게 서비스를 불친절하게 하면 안 된다는 점. 음식장사는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던 시대가 지나갔다는 그의 얘기 정말 귀기울일만 하다. 또한 홍보에 있어서도 억지스레 광고를 하지 않고 종업원들이 택시를 타고 출근하게 하여 자연스레 택시기사들이 정원산채를 알게 하고, 비오는 날 주변사람들에게 공짜우산을 나눠주는 행위, 주차장 아저씨를 양복 복장에 품위를 갖추게 함으로써 무시할 수 있는 작은 부분에서도 세심한 배려로 손님들에게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등은 정말 본받을 만하다.

 나에게도 언젠가 창업의 그날이 오겠지? 그때까지 이 책을 두번세번 계속해서 읽고 정말 창업시 다시 또 읽으면서 항상 아로새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