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파브르 곤충기나 시튼 동물기를 읽어본 기억이 난다.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어른이 되어서 또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어렸을 때 느꼈던 감동과 커서 새롭게 보이는 사실들, 사실적인 그림과 인생의 여러가지 진리등이 파악되니 시튼 동물기는 어린이용 동화책이 아니라 어른용 미니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색곰 워브는 곰형제 중 첫째이다. 엄마와 다른 3형제들과 한가로이 놀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엄마곰이 농장의 소를 다치게 하게 되고, 농장주인은 화가 나서 총으로 곰 일가족을 쏘게 된다. 그 누구도, 곰도 인간도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각자 자신의 처한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다보니 한가로운 오후가 끔찍한 살인?사건이 된다. 다행히 워브는 발을 스쳐지나간 총알로 혼자만 살아남아 숲속으로 도망치게 되고 혼자 살아남게 된 워브의 일생을 그린 책이 회색곰 워브다. 워브는 그 이후로도 많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게 되고, 무법자로 행동하기도 한다. 그런 면모를 보면 정말 인간의 인생사 같다.

 

유아가 읽기는 너무 길고,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읽으면 딱 괜찮은 책 같다. 인생의 씁쓸한 면이 잘 느껴지는 책이었음.

 

 전 세계가 금융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금본위제를 포기하고 화폐를 정부 마음대로 찍어댈 수 있기 시작하면서 세계는 특히 미국은 화폐를 수출까지 하고 있다. 전 세계가 미국에 수출을 하고 벌은 돈으로 다시 미국 달러를 사들이는 현상이 수십년 째 계속 되고 있다. 근래에는 중국까지 가세하여 수출한 돈으로 달러 외환보유액을 어마어마하게 쌓아놓고 있다. 그런데 세계 기축통화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달러의 본고장 미국에서 재정절벽 등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 경제가 계속 되고 있다. 실체가 없는 신용을 바탕으로 한 화폐제도의 문제점이 이제 그 끝을 다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엉망이 된다면 미국과 거래를 하는 다른 나라에는 더 큰 타격이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신용을 바탕으로 한 금융시스템에서는 화폐발행이 정부 마음대로라는 점이다. 그 전에는 금이라는 실물자산이 뒷받침되었는데 이제 화폐는 그저 종이조각일 뿐이고 신용을 상징할 뿐이다. 실물경제의 성장 없는 경제는 곧 불황이고 이는 정부 입장에서는 치명타이다. 따라서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뿌린다. 이러면 시장에는 잠깐 회생의 조짐이 보인다. 그러나 이런 근시안적 처방은 경제를 더욱 왜곡시킬 뿐이다. 그러나 1930년대 경제대공황을 기억하는 현대인들은 근본적인 처방 없이 화폐발행(신용)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어차피 신용으로 생산한 경제는 부채가 필수이기에 그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언젠가는 성장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이미 올 초에 미국은 시퀘스터를 시행중이다. 그 과정은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이 뻔하다. 한국이라고 다를까나?

 저자는 미국도 문제지만 중국을 예의주시하라고 한다. 미국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웠는지 중국이 자국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엄청난 양적완화를 활용하는데 한국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한다. 특히 우리 같은 소시민은 촉을 잔뜩 세우고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열심히 책을 읽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하는 말을 곱씹어 소화시켜야 한다. 부동산도 끝났고, 주식은 어렵고, 은행이자는 1억을 맡겨봤자 월 20만원밖에 안 주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암담하다. 어떤 이는 달러를 사들여 환차익을 보라고 하는데, 이 책의 저자가 하는 말을 들으면 그러면 안 될 것 같다.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네 숙명은 항상 적응해야 살아남는다는 것. 아쉬울 뿐이다.

신용천국이 몰락할 수 밖에 없기는 한데 그 해법이 책 속에 명쾌하게 드러나있지는 않다. 신성장동력을 찾으라는데 그게 어디 쉬운가? 한반도에 유전이라도 터지면 속이 다 시원할텐데...

 

 

국사책을 배우면서 늘 궁굼한 것 중의 하나가 조선시대에 조선이 일본에게 사절단을 보내 선진문물을 전수해줬다는데, 그리고 약 200년이 지나서 우리는 일본에게 나라를 뺏기는 수모를 당했는가?였다. 도대체 그 잃어버린 200년 동안 무슨 일이 양국에 있었던 것일까? 역사책에서 배우기는 일본은 메이지유신에 성공하여 근대화의 길을 걸었고, 조선은 쇄국정책을 고집하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고 도태되어 약육강식의 법칙에 따라 일본에 그런 치욕을 당한 거였다. 근데 진짜 의아스러운게 그 모든 원인을 이완용에게 돌리는 역사책이었다. 진짜 단 한사람으로 나라의 운명이 그렇게 달라질 수 있는가? 늘 궁굼했다. 고종이 독살을 당했다고는 하지만, 한일합병 당시 고종은 정말 처절한 저항을 한 것일까? 궁굼했다.

여기 새로운 관점을 나에게 보여준 책이 한 권 있다. 내가 이 책 때문에 주말에 시험공부 해야하는데 시험공부도 제대로 못 하고 열심히 책만 파댔다. 넘넘 재미있어서.. 역사책이 이렇게 재미있나 새삼 깨달으며 비통한 심정으로 읽었다. 내가 느꼈던 바를 콕콕 찍어 이야기하는 한 권의 책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약 200년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역사분석보고서이다. 픽션이 아니라 되도록 사실에 근거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물론 역사란 것이 저자의 눈을 통해 한번 걸러진 것이기에 완벽히 객관적일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과거를 통해 철저한 반성을 바탕으로 좀 더 긍정적인 미래를 전개할 수 있기에 어떤 식으로든 역사서는 도움이 된다고 본다.

도대체 왜 한국은 근대화에 실패한 것일까? 흥선대원군이 분명히 여러 가지 긍정적인 정책을 펼치지 않았던가? 조선시대 처음으로 양반들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비리의 온상지였던 서원을 몇 개 이외에 철폐하고 인재를 등용하였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도대체 고종은 무엇을 배웠던 것인지... 외척의 부작용을 잘 알았던 흥선대원군이 왕권강화를 위해 노력했었는데 왜, 왜, 고종때는 민씨세력에 좌우되었던 것일까? 어쩌면 고종은 팔랑귀였던 것이 아니었을까? 본인 노력이 전혀 없이 아버지에 의해 왕이 되다보니 자신의 입맛에 맛게 이랬다 저랬다 갈지자 행보를 하던 사람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도대체 역사서는 고종의 실정에 대해 어쩜그리 너그럽게 건너뛰거나 그중 하나 잘한 것을 부각시키는지... 이완용이 그렇게 많은 돈을 챙겼으면 왕족들은 얼마를 챙겼을지...

저자는 할말이 너무 많다. 지도자의 부재에 대해 목마름이 많다. 일본의 근대화 성공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저자는 12가지에 걸쳐 설명한다. 비주류인 개화파가 주류인 보수파를 이겨내고 진정한 부국강병으로 갈 수 있었던 12가지 방법을 설명한다. 꼭 한번 읽어보시라. 조선은 못 해내고 일본은 잘했다라는 얘기를 계속 들어야하니 솔직히 거북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두 번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면 듣기 싫어도 들어보셔라. 특히 유교가 500년이 넘게 지배한 이 나라에서 심지어 황제의 잘못도 언급해서 듣기 싫을 수도 있으나(난 속이 다 시원했다. 왜 부모가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인정을 못하는지. 잘못한건 잘못한거고 잘한건 잘한거 아닌가?) 이 나라의 안위를 위해 제발 꼭 쫌 대한민국 국민이 이런 책을 많이많이 읽어줬으면 감사하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