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아직까지 슈퍼에 가서 김태희 얼굴을 살까 손예진 얼굴을 살까 고민하는 풍경은 아니지만, 성형외과에 가서 “김태희 얼굴같이 고쳐주세요.” 또는 “손예진 얼굴처럼 만들어주세요.”라고는 하지 않는가?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얼굴로 바꿀 수 있는 시대이니 페이스 쇼퍼라는 단어가 그리 생소한 시대만은 아니다. 난 페이스 쇼퍼는 얼른 이해가 갔는데, 소설 중간에 블러드 쇼퍼가 나와서 오히려 놀라웠다. 소설 중간에 이야기 흐름을 나와서 뭐 그리 이해를 못한다거나 생뚱 맞았다는니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 그냥 내가 아이를 낳고 출혈로 인해 수혈을 두 봉지 맞은 적이 있는데, 그때 내 자신을 블러드 쇼퍼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서 그렇다. 드라큘라가 아니어도 그 새빨간 피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구나.. 아, 길이 다른 데로 샜군...

 칙릿 소설에 대해 검색을 하게 된 책이다. 나같은 이삼십대 여성이 참 흥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는데, 완전 동감한다. 원조소설로 브리짓 다이어리?인가 하는 소설이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정수현 작가가 쓴 책이 원조소설이 아닌가 싶다. 내게만 원조인가? 그렇다면 대략난감하군...^^ 성형을 주제로 저자는 선과 악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게 아니라 그녀들을 이해하려고 한다. 초반에는 유명 연예인들이 주인공이 운영하는 성형외과에 와서 밥 먹듯이 수술 또는 시술을 해대고, 한 드라마의 두 여주인공들의 대결각도등이 정신없이 전개되어 가는데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회사 점심시간에도 마구 읽었을 정도...^^

 예쁜 연예인 엄마를 둔 성형외과 의사 딸. 그 엄마는 열 살이나 어린 연하남과 두 번째 결혼을 하면서 딸한테 가슴을 성형해달라고 한다. 허걱... 뭐 그 엄마와 그 딸의 관계가 당연히 지극히 정상적이지는 않아 서로 오해의 소지를 푸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막판에 보니깐 딸이 쿠~~울 하게 가슴성형 해주긴 해 주더군... 성형을 너무 많이 해서 엄마를 걱정하면서도 자신있게 삶을 살아나가게 도와주는 도구로 성형을 생각하기에 그녀는 자신의 직업이 싫지많은 않다. 그런 그녀이지만 자신의 얼굴은 칼 안 대는데, 왜 안 하냐면 성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이 아니라 중독으로 인한 데에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러하다. 그러고 보면 가끔 인터넷에 성형중독으로 얼굴이 완전 피폐해진 유명 스타들을 접하고 있는 현실이 그녀를 성형의과 의사이면서도 성형을 안 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소설에 보면 유명 연예인으로 고보경이라는 30대 후반의 여성이 나오는데, 30대 후반 같지 않게 투명하고 맑은 피부를 자랑한다. 20대 중반의 여후배가 그녀와 비교되는 것을 두려워 해야 할 정도였으니깐... 그런 내용을 읽다보니 정말로 현 여자연예인들의 얼굴은 다 칼대고 보톡스 한 두대는 맞은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졌다. 나야 일반인이니깐 스타들이 또는 압구정동을 지나가는 동안의 아가씨들이 보톡스를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알 턱이 없지만, 정말로 인터넷에 떠도는 항간의 소문 중 일부는 사실이겠구나 싶기도 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소설은 흥미진진하다.

 거기다 성형시크릿카페라는 인터넷 카페가 있는데, 여기서 성형을 공동구매 하고, 여기서 소개받고 성형하다가 죽거나 실신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사건은 복잡해지기만 한다. 서로의 성형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순수한 의도의 카페에서 성형외과를 홍보, 소개해주고 사례금을 챙기는 공간으로 변질되어 이 카페의 모습을 보면서, 가끔 카페 주인장이 강제 하차 당하는 경우가 그래서 생기나 싶다.

 정수현 작가. 이번에 난 이작가의 소설 처음 읽었는데, 아주 재미있게 읽었네요. 더불어 나도 삼십대 여성의 결혼과 육아와 살림, 직장일을 짬뽕시켜서 소설 한번 쓰고 싶은 생각을 했네. 근데 소설은 어떻게 쓰는 것이여.. 소설가들 보면 하여튼 대단하다니깐....

 

 

 좀 더 나은 자기자신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중의 하나가 무엇일까? 그것은 강철 의지가 아닐까 싶다. 사실 책 제목 "강철의지"는 책표지와 더불어서 사람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지는 않다. 최근 출판되는 책들이 워낙 감성적이고 부드럽다보니 "강철의지"라는 평범한 단어와 흑백표지의 책표지는 그다지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키지는 못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선택해서 읽은 이유는 자기 계발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강철 의지를 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오리슨 스웨든 마든은 가난한 시골마을 에서 태어나 어려서 부모를 잃었다. 벌써 감이 올 것이다. 그가 먹고 살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살았을 것인지를... 혹독한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그가 우연히 새무얼 스마일즈의 [자조론]을 읽고 자기 인생을 새롭게 개척해 나간다. 학업과 노동을 같이 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두 가지를 병행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것이다. 본인만 해도 회사다니면서 방통대 영어공부하다가 임신을 계기로 휴학 3년째중.. 육아가 추가되어서 학업의 길은 더욱 더 요원해보이기만 한다. 만약 내게 강철의지만 있었더라면 어떻게든 더 해내갔었을텐데 말이죠. 그런데 마든은 1871년에 보스톤 대학을 졸업하고 1881년에 하버드 의대에서 박사학위를, 1882년에 법학 학사학위를 딴다... 허거걱.. 한 개도 해내기 힘든데....

  나의 경우 임용고사를 준비하며 접한 문구가 하나 있다.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만번 이상 되내여라...

 강철의지를 다지는데 참 도움이 되었던 문구였었다. 시험은 다가오고 매일같이 보는 문제들은 다 모르는 것 투성이고... 그러나 절대 포기할 수 없었기에 매일같이 공부했던 그 나날들... 강철의지란 이 책도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제반환경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하는 책이다. 어렵다고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고난을 헤쳐내 나가는 인내력. 다른 말로 인해서 강철의지이다.

 책은 좀 일반적이다. 친절하지 않다고 말하면 되나? 주로 사람들은 쉬운 말로 설명해줘도 일반적인 원리를 적은 책보다 여러 가지 예를 들어서 비유해주는 글을 좋아한다. 나도 그렇다. 그치만 사람이 살면서 집중해야 하는 것은 예시가 아니라 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