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의 사진에 찍힌 아이들에게

날 자신의 어린 시절이 담긴 사진으로 스스로의 세월을 돌아보며 행복해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을 향해 셔터를 눌렀다. 키가 자라고 몸집이 커지면 저들의 마음에도 이루고 싶은 꿈이 생길 것이다. 그 꿈이 무엇이든 포기하지 말고 이루어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페이지 189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체조 선수가 철봉에서 떠나 공중회전을 한다. 찰칵. 카메라의 셔터 스피드1/1000초. 이를 악문 그의 표정이 카메라에 잡혔다.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짧은 시간은 1/16초. 그보다 더 빠르게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은 오직 사진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중략) 사람을 찍는 다는 것은 드러난 표정 뒤에 숨겨진 사람의 이면을 포착하는 일이다. 그래서 그 대상이 무엇이든 사진을 찍게 되면 수십 번의 셔터를 누르게 된다. 온 신경을 카메라 저편에 집중하고 대상에 완벽하게 몰두해야만 가능하다. 그렇게 촬영을 끝내고 결과물을 볼 때면 늘 놀랍다. 이 사람에게 이런 표정이 있었나, 이 장면이 이런 느낌이었나. 사진을 찍을 때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고스란히 거기에 남아있다. 사진 찍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순간이다. 페이지 48-49

사람은 삶의 준말이다.

'사람을 찍는 사진가' 많은 사람들이 나에 대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이미지이다. 물론 내가 사람만 찍는 것은 아니다. 나는 프로 사진가이고 다양한 주제로 사진을 찍는다. 그렇지만 처음 카메라를 잡은 이후 줄곧 사람을 찍어왔고 내 사진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도 사람을 촬영한 것이니 많은 이들이 나를 그렇게 기억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중략) 내 카메라가 사람에 유독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그저 운명의 흐름에 몸을 맡겼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내민 손을 기꺼이 맞잡은 결과가 담긴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 페이지 24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나

생각의 크기가 큰 사람들은

자주 메모한다. 그리고 일기 쓴다.

난 정말, 영광스럽게도 최영미 작가의 진솔한 일기를

볼 수 있어서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녀는 일기에서 그녀의 문학이 탄생되었으므로

일기를 믿고, 배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생각대로

책으로도 나오니, 정말 배신하지 않는 일기장인 것 같다.

나는 일기장을 그토록 사랑했나 반문하기도 한다.

그녀가 작가가 되기까지. 그리고 서른에 사랑하는 남자가 떠나고

한국 시인으로서 살아가는 내용들이 거침없이 써있어서

좀 죄송한 말이지만, 폭소를 터뜨리는 부분도 있고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만을 백번 한 것 같다.

그녀는 타협하지 않는 진정한 예술가이며

진정한 글쟁이다. 그녀의 인생이 그러하기에!

그래서 별 다섯개를 줄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