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일본소설은 아주 싫어하는데.
그 이유는 일본 현대문학 대표작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혹은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면 알수있듯이 작품성과 분위기 자체는 매우 뛰어나나 정말 개인적으로 싫어하고 기피하다싶이 하는 부분들이 대부분이다. 한때 상실의 시대를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에 빠져서는 TV피플을 비롯한 여러 저서들을 읽었는데 내가 얻은건 아주 서정적인 분위기와 미치기 일보 직전의 우울감 뿐이다. 쓸데없이 야하고 쓸데없이 우울한, 쓸데없이 자살하는 것은 일본문학의 공통점이 아니다. 필히 아니다. 그러나 모아놓고 모아놓으면 기본 토대는 대부분 비슷하다. 밝은 소설조차도 아무것도 아닌 일에 질질 끌고 그것을 소소한 것으로부터의 가치라고 표현하는 일본 소설은 꽤나 획일적이라 할수있다.
그러다가 친구가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를 추천해서 심심풀이로 읽어봤다. 잠깐잠깐 웃음이 나는 소설을 하루만에 읽고 그렇게 넘겼었다. 그리고 같은 작가의 이 책은 맘에 든다기 보다는 맘에 드는 부분이 있다.
내용 자체는 지극히 허구적인게 딱 이 작가 스타일이다. 짤막하고 간결한 듯 싶으면서 대놓고 심층적으로 들어가는 부분도 있고 꽤 진지하게 들어가다가도 금세 희극성이 돋보인다. 내용 자체는 맘에 안든다 든다를 떠나서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됐다. 보통 같은 책을 반복적으로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특히 이 책 초반부에 있다.
난 원래 존 레논을 좋아한다. 그런데 책 안에서 묘사되는 존 레논이 조금 더 끌린다.
여기서 묘사하는 비틀즈의 존 레논은 실제 존 레논과 조금 다르다.
p.49
존은 이미 중학생 때부터 소문난 거리의 불량배였다. 변덕스러운 폭력배인데다 영국 북부 사람처럼 고풍스럽지도 우직하지도 않았다. 맨손으로 싸우고, 끝난 후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고, 새로운 우정이 싹트는 따위의 멋진 체하는 사내들 세계를 존은 마음속 깊이 경멸했다.
저 부분을 왜 좋아하는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부분인데도. 그냥 맘에 든다.
아주 치졸하고 옹졸하고 의리 따위는 마음 먹은대로 사라졌다 생겼다 하는게 괜히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