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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봉사활동으로 심리수양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다.
심리수양프로그램이란, 한 학급당 초등학생 5~6명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의 심리를 분석하고, 그것을 치유해주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대상자들은 주로 부모님이 이혼을 했거나 재혼을 한 가정, 한부모 가정 등 아픈 경험을 가진 아이들로 구성되었다.
여러 가지 활동을 진행해보면서 아이들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상처가 있어도 활발한 아이, 상처를 숨기고자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보이지 않는 아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심리가 표출되었다.
이 활동들 중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하고, 또 심리 상태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림 그리기이다.
매주 주제를 정해주면 아이들은 그 주제를 보고 그림을 그린다.
그림 그리는 시간이 끝나면 아이들은 돌려보내고,
각 학급 담당 봉사자들과 함께 아이들이 그린 그림에 대한 분석을 시작한다.
멘토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그 아이의 그림 분석과 심리 상태에 대해 파악하고, 어떻게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할지, 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에 대해 논의를 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은 진행된다.
심리수양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 역시 성장해 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 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 지금까지 미술치료에 대해 별 생각없이 지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신의 그림을 보면 마음이 보여요>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다시 한번 미술치료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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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몇 가지 주제를 던져주고 그와 관련된 그림을 독자들이 직접 그려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림을 그린 후에는 저자가 묻는 질문에 답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그 다음 장에는 저자가 미술치료를 하면서 만난 내담자들의 이야기와 그림이 함께 실려있고,
그것들을 분석하며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실례를 든 그림 분석이 끝나면 명화에 나타난 심리 분석으로 이루어진다.
지금껏 명화는 예술작품으로만 봐 왔었는데, 심리 분석의 도구로써 보는 명화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 구성이 참 독특하고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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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구성에 따라 나 역시 집도 그려보고, 나무도 그려가면서 내 그림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다.
책에서 짚어주는 내용들을 내 그림과 비교해보며,
이건 이런 심리상태이고, 저건 저런 심리상태라는 것을 스스로 분석할 수 있었다.
그림을 분석하면서 신기함과 흥미로움이 동시에 발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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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상태에 따라 그림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건 참 재미있는 사실이다.
가령, 어떨 때는 나무에 사과를 주렁주렁 그리고 싶다가도
또 어떤 날에는 과일이 하나도 없이 잎파리만 무성한 나무를 그리고 싶은 날이 있는 것이다.
심리 상태 혹은 어릴 적 트라우마가 그림으로 표출된다는 것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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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니, 더더욱 미술치료에 대해 관심이 깊어졌다.
기회가 된다면 미술치료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공부해보고 싶었다.
더하여, 상처가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보고 그들을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