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명의 남녀 고등학생이 학교 연극제에 사용할

무대배경을 만들기 위해 한 여학생인 가즈미의 집에 모여

합숙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합숙기간을 통해 10여년전 이들의 유년기에 일어났던

기억의 퍼즐을 각각 맞춰 나가면서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게

되지.

이 소설의 가장 독특한 점은 네개의 장이 있는데

그 장마다 말하는 화자가 다르다는 거다.

1장은 아주 평범한 여학생인 마리코가 화자가 되고

2장은 선배언니인 뾰족탑 집에 살았던 요시코..

이런 식으로 화자가 다르니 소설의 관점도 조금씩

달라지면서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러니 그 입장을 읽는 이도 한가지 관점이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묘한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맨마지막 장에서 드러나는 진실까지도..

멋진 소설..

 

베스트셀러인 책들을 보면

적어도 이것만은 읽어줘야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유행을 따라가는 것 같아서 읽기 싫어지는 경우도

종종있다.

<공중그네>가 나에겐 그런 책이었던 것 같다.

유행을 따라가는 것 처럼 느껴지게 했던.

그래서 이제서야 읽게 된 <공중그네>

 

뽀족한 물건을 보면 오금을 모 펴는 야쿠자 중간보스,

어느날 부터인가 공중그네에서 추락하는 베테랑 곡예사,

장인이자 병원 원장의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은 젊은 의사,

그리고 1루로 송구를 못하는 3루 수비수,

먹을 것을 다 토하며 강박증에 시달리는 베스트셀러작가..

그 들이 만나게 되는 하마같은 덩치를 지닌 엽기 정신과 의사

이라부 그리고 그의 엽기 간호사 마유이.

그들을 통해 치유되어가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읽으면서 내 얼굴에도 잔잔한 미소가 지어지는

행복바이러스를 가진 매력의 이야기당

니키 에츠코는

어릴 때 불치병에 걸려서 서른살이 되어서야 휠체어를 타고 움직일 수 있었다고 하니

반평생을 누워만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1965년에 생을 마쳤다고 한다.

동화작가로 작품을 많이 썼어서 그런가

이 작품도 추리소설로서 매끄럽다거나 능숙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그 주인공이 옆집에 살 것처럼 친숙한 남매이고

추리소설의 구조적 법칙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으며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쓰고 싶었던 작가의 열망이 느껴진다.

그래서 신선함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