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슈이치...의 작품.

쿨한 소설..다섯 남녀의 동거이야기다.

이렇게 돌이켜 보면 난 참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했다는 생각을 한다.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고 남녀공학의 초,중,고를 문안하게 졸업하고 

그냥 대학을 갔고 그 흔한 휴학한 번 안하고 평범하게 대학을 졸업해

첫사랑인 신랑을 만나고..결혼하고 아이 낳고 지금까지...

그래서 그런가..난 소설이 좋다.

상상력 가득한 공간에서 다른이의 마음을 읽고 생각을 공감하며

아~~이렇게 살아갈 수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느끼니까.

그런 의미에서 퍼레이드는이웃집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엿보는 그런 즐거움이었다

 

김탁환의 <방각본 살인사건>에 보면 정조가 김진이라는 실학파 신진에게

누구의 문장을 좋아하냐고 묻는 대목이 나온다.그리고 화려한 문장과

담백한 문장 중 어떤 문장을 즐기냐고도.

그 때 김진이 한 말이 난 왜 요시다 슈이치의 글을 보면서 생각이 나는지..

김진은 이렇게 말했다. 문장을 논할 때 화려함과 단백함은 중요하지 않다고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 화려한 문장도 군더더기가 되고

이치에 맞으면 짧은 탄성하나도 금처럼 빛날 것이라고

소설속 인물인 김진의 말처럼 요시다 슈이치의 글은 짧고 단조로우면서도 

금처럼 빛났다...이렇게 말하면 토를 달 누군가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는 거다..ㅎㅎ

 

작은 맨션의 동거하는 다섯사람은 대학교 3학년인 스키모토 요스케와

옛애인인 인기배우인 미루야마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도쿄에 와 하루종일

그의 전화만 기다리는 무직인 요코우치 고토미.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겸 잡화점 점장이며 현재  현재, 삶을 고뇌하며 음주에

심취 중인 소우마 미라이,

자칭 ‘밤일’에 종사. 현재, 쓸모없는 젊음을 팔아치우는 중인 18세 고쿠보 사토루

마지막으로 독립영화사에 근무. 현재, 제54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향방을

예상 중인 이하라 나오키.

이들은 서로에게 많은 걸 궁금해하지도 간섭하지도 않으면서 자기만의 색깔로

자기들만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생활들을 시간의 흐름대로 각기 다섯명의 시선에서 자연스레 이야기

하고 있다.

한사건을 다섯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시간은 흘러 가고 그 일상을 다섯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는 것..

이시점의 병화가 난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마지막 부분이 조금 황당??한 이야기로 끝나긴 하지만 기분 좋게 웃으며 부러워하며

읽었던 소설이다. 오지랍없는 세상에서 살고파..하하하

 

 

 

 

얼마전 <팔묘촌>이라는 소설을 읽고 감상을 쓸 때도 이야기 했지만

요코미조 세이시는 소년탐정 김전일을 탄생시킨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이다.

김전일이 사건을 해결하기전<할아버지의 명예를걸고~~>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할아버지가 바로 긴다이치 코스케고

내가 읽은 <옥문도>사건을 해결한 탐정이라는 것.

이소설을 읽으니 긴다이치 코스케의 두번째 시리즈로

첫번째인 혼징살인사건 다음으로 전쟁때문에 군대에 갔다가 제대한 이후에 생긴

첫 사건 인 것 같다. 그러니까 배경이 1940년대 후반이라는 것.

 

긴다이치 코스케가 에도 시대 삼백 년 동안 죄인들이

거주했던 옥문도로 건너가면서부터 시작된다.

전쟁이 끝나고 귀환 통지를 받은 그가 이 섬으로 향하는 이유는

전우의 한 맺힌 유언 때문.

“나는…… 죽고 싶지 않아.
내가 돌아가지 않으면 세 누이동생들이 살해당할 거야…….
긴다이치 군, 나 대신…… 나 대신에 옥문도에 가 주게.”

 

그리고 이 말이 이루어지기라도 하려는 듯..살인사건은 차례로 일어난다.

 

옥문도는 팔묘촌과 비슷하게 밀실이라는 느낌의 공간의 폐쇄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공간의 폐쇄성만이 아니고 시간자체도 멈춰버리고 닫혀져 있는

그런 곳이라는 생각.즉 그 곳이 봉건적이고 뒤틀려 있는 인습에 얽매인 공간이다

이공간에서 긴다이치와 봉건적 어른들의 선명하고 날카로운 두뇌의 대결로

이끌어 간다.

옥문도는 고전 추리소설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탄탄한 구조와

날카로운 두뇌대결에서 오는 흥미진진함으로 오랫동안

추리소설의 거장소리를 들으며

읽는 이들의 사랑받는것이 아닌가 한다.

기괴한 사건, 논리적인 해결, 뜻밖의 결말이라는 고전 추리소설의 세 단계를

차분하게 따르는 이소설이 나 또한 허를 찌르는 무언가에게 당했다는 짜릿함보다

더 큰 무게감으로 ...그렇게 좋았으니까^^

 

 

이로써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여섯권째 읽었다..하하하

워낙 다른 수작들을 많이 읽었어서 그런가 이 소설은<용의자X의 헌신>이나

<편지>그리고 <게임이라는 이름의 유괴>등에는 못미친 것 같다.

지극히 내생각이지만.

그러나 또 여타의 소설들과는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 달랐다.

추리소설 작가인 나는 편집장인 친구의 소개로 알게된 프리랜서 작가인

마사유키를 만나고 애인사이로 발전한다. 그

러던 어느날..누군가 날 노리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마사유키가 변사체로 바다에 떠오른 것.

그 사건을 조사하면서 1년전 요트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느낀 나는

편집장인 친구의 도움으로 사건을 파헤친다는 이야기이당.

 

워낙 대단한 반전의 재미를 주는 작가인 하가시노 게이고..

그래서 인가 이 소설의 반전은 나에겐 조금 약했다.

그래도 잼나게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읽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