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강모 장관이 잦은 말실수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 그의 연이은 문제 발언에 대해 말들이 많은 요즘이다. 그의 실언이 잦은 이유로, 재무관료로서 몸에 밴 엘리트 의식과 다변(多辯)에 직설적인 성격 때문이라고 관가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고 한다.

말과 관련하여 신빙성이 있니 없니 하며 뒤숭숭한 요즘, 이처럼 고위공직자들조차 질타를 받을 수 있는 ‘말을 잘한다’라는 것에 관심이 갔다. 그러던 차에 초등학교 발표력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소제목을 단『교실을 뒤흔든 발표의 달인』이라는 읽기 쉽고 기본이 탄탄한 양서와 연이 닿았다. 부담없이 술술 읽어내린 내용이 좋아 바로 감상평을 적어 관심있는 혹자에게 추천의 글을 전해보고자 한다.  

이야기는 “전혀 달라보이는 다이아몬드와 흑연의 구성물질은 둘 다 같은 원소인 탄소이다”라는 말로써 시작한다. 내 마음 속 두려움과 용기 중 어떤 마음이 이기느냐에 따라 ‘나’라는 사람이 달라지는데, 이는 모든 일에 다 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고로 그 노력하는 방법과 용기를 도와주는 책이라 하며 그 화두를 열었다.

명연설가로 대표되는 국가 지도자며, 방송토크쇼의 리더들의 초창기 실패의 모습과 노력을 예로 들며 모든 연령층이 덜덜 떠는 공포의 발표시간 극복기를 요약해 보면 “실수를 두려워 말고 계속 도전하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난 발표를 잘해’, ‘난 말 잘하는 사람이 될거야’라는 자기 최면을 걸라고 저자-아나운서 장진주-는 말한다. 이 부분에 대해 가장 공감이 가는 예로, 말하기 능력이 초등학교에서 가장 돋보일 때인 반장선거 시즌을 들겠다. 반장선거 후보가 되면 저마다의 공약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 생각을 얼마나 잘 전달시켜 공감을 얻느냐’이다. 반장선거에서 모두가 불편해 하는 것을 개선시키겠다거나, 다 함께 바라는 사항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공약을 해야지, 내 욕심과 포부를 내세우면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이 이치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아무리 훌륭한 공약도 진심을 기반으로 그 표현을 잘해야 소용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를 휩쓴 검은 리더십의 주인공인 버락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만나는 사람마다 제 팬으로 만드는 그 화법으로 또한 유명하다. 발화의 무대가 넓을수록 어떤 계층이 되었건 이해가 쉽게끔 간단명료한 화법을 사용해 그 전달력이 깊어져 호응도가 사뭇 좋았다고 한다. 선거 전, 각 당의 후보 진영마다 후보를 선전하는 UCC홍보물을 올렸다고 하는데, 버락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은 자체제작이 아니라 그의 팬이 당선인의 스케줄을 모두 정리해 공약 UCC를 올려주는 등, 민심을 사로잡는 오바마의 화술은 가히 일품이라 전해진다. 허나 이렇게 전 세계를 매료시킨 언변의 달인인 오바마 당선인도 처음 발표의 시작은 긴장과 두려움이었으리라는 생각이 책을 읽으며 문득 필자의 머릿속을 스쳤다.

흑연이 오랜시간 열과 압력을 받아 광채찬란한 다이아몬드로 변화되듯, 초년의 실수 앞에 무너지지 않고 말(발표)에의 두려움을 극복한 예로, 무슨 일이든 엄마에게 매달리는 시골뜨기 프레슬리가 전설의 로큰롤가수가 되고 다리털기 춤을 세계로 유행시킨 일화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역사적인 명연설로 사람들을 감동시킨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연설 초반 어색함과 거북함, 두려움에 휩싸였다가 편한 자세로 열정과 그 의욕이 세계인의 마음에 새겨지는 대연설가로 변모하기까지의 노력과 연습을 일화로써 들어 재미를 더했다.

  “말 잘하는 자신을 상상하라”, “‘나도 저렇게 위대한 연설가가 될거야’ 라는 자기최면을 생활화하라”, “꼼꼼한 준비를 기반으로 생생한 현장감을 느껴보고, 공부하며 모은 사진, 자료, 지도 등을 발표시에 이해가 쉽도록 첨부자료로 활용하면 전문가의 모습에 한층 다가설 수 있다”고 저자는 책에서 강조한다. 주제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주제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면 즉시 아이디어들을 기록하며, 더 좋은 아이디어 구상을 위해 노력하고 공부하면, 훌륭한 발표자나 연설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을 요약하면, 생각을 글로 적는 습관이 우선되어야 하며, 기록 후의 정리는 필수이고, 전체적인 글을 만들어 발표하는 것을 실천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녹음”은 내가 몰랐던 어색하고 잘못된 습관을 짚어보고 교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공개한 저자의 마지막 당부는 다음과 같다. “‘말’은 또 다른 내 얼굴이니까 꾸미기보다는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어 상대의 공감과 사랑을 얻어라.”

주옥과 같은 발표의 기본, 굵직한 핵심 내용들이 상기 도서의 일화 곳곳에 매복되어 있다. 필자가 공개하고픈 “자신감과 용기를 쉽게 깨우는 비결”의 씨앗 4가지를 독자들에게 열어보고픈 판도라의 상자로 남겨드린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책 속의 말을 강조하며,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 모두 말의 달인 세계에 반은 도달하신 거라는 기분좋은 생각을 나누고 싶다. 인생이란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이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떨리고 부담스럽다는 것이 지극히 정상임을 인지하고, 모두 각자의 가슴 속에 잠자고 있는 큰 용기거인을 깨워, 다듬고 단련시켜서 멋지게 말하는 인생무대의 카피라이터가 되어보자.

버락오바마 당선인의 달변의 효과가 미 경제 “Big Bath : 부실 털어내기”를 시작으로 전 세계 경제부양에 적극 미치기를 바라는 마음 한가닥을 끄적여보며 서평을 마친다.

   ‘자기계발과 재테크는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는 느낌으로 책을 덮었다. 『부자가족으로 가는 미래설계』에 대한 감상이다. 4챕터로 나뉘어 있는 이 책은 재테크에 관한 자기계발서라 하면 안성맞춤이겠다. 보통 챕터별로 구분되어 있는 책은 서평을 적기에 더할 나위 없이 편하다. 각 장별로 핵심만 간추려 글을 쓰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나에게 준 신선한 감동을 전하기엔 너무 형식적이란 느낌을 배제할 수 없어, 마치 소설을 읽은 듯 편하게 감상을 적어본다.

 필자가 접해본 자기계발서는 많지 않지만, 흔히들 베스트셀러라고 일컬어졌다. 그러나 읽고 나면 드는 생각은 단순히 ‘부럽다’ , ‘지금 시대에는 적용되지 않는 그저 저자 세대의 성공 수필집이구나’ 또는 ‘일반인들이 삶의 기준이나 모토로 삼고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난해한 자기 성공 도서다’ 라는 생각으로 씁쓸했다. 독자들의 가슴에 부러움을 남기려고 글을 쓴 건지 혹은 책에 실은 전문용어에 대한 부록해설집까지 따로 내는 어려운 책이 과연 서민들의 일상에 어떤 적용으로 도움이 될까 싶어서였다.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접한 이 책은 달랐다. 위키노믹스 시대에 꼭 한 번 읽기를 권장하는, 아니 소장해 두고 가족이 함께 여러번 읽을수록 좋은 가족계발서라고도 감히 확장시켜 말해본다. 나 혼자만의 계발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간,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정서적, 교육적인 협동 재테크의 핵심을 전해주고 있다. 그 안에 ‘화목’이 필요조건으로 자리하는 것은 물론이다. 수박겉핡기 식의 일상과 동떨어진 부자개념을 열거하다 만 책도, 시대에 역행하는 혼자만의 성공신화집도 아닌 깨달음의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웃사람들은 자신들이 겪어 알고 있으므로 후세들에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려 명령을 한다. 이는 거부감을 불러올 뿐 깨달음을 주지 못한다. 이 책은 사사로운 일례를 적당히 들어가며 쉬운 문장으로 누구나 느껴봤고 겪어봤을 법한 삶의 요소요소들을 적절히 짚어주며, 스스로의 깨달음을 유발하므로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표를 수정해가며 현재에 적응하는 사람과 어영부영 지내는 사람의 계획 달성률은 3.5배의 차이가 진다는 통계가 있다. 자기계발을 위해 새로운 일을 해서 이직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 성공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이는 습관의 차이이다. 작게는 일상에서, 크게는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모방해가면서 실천하고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좋은습관의 멘토링에 관해 그리고 그것이 창출하는 재테크에서의 시너지 효과까지 일목요연하게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우리 일반인들이 직접 생활에서 다루는 예금과 주식, 부동산의 효율적인 사용에 관해 얘기하며, 각각이 갖는 안정성과 성장성, 환금성의 균형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자녀교육과 가정의 화목을 유도하며 개인을 지나 공동체의 좋은 습관을 피력한다.

 글의 마지막에 위 책의 저자가 말하는 한 가지 교훈을 적어보려 한다. ‘미인대칭’하면 좋다는 것이다. 스스로 복을 부르고 여럿이 행복하니 자녀에게도 어려서부터 교육하라 전하는 위 단어의 뜻은 ‘미소짓고 인사하고 대화하고 칭찬하라’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들도 이러한 작은 실천을 시작으로 웃음에의 습관, 행복한 생(生)에의 작은 변화를 맞이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누구나 다 아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우리네들이 매일 느끼되 의식하지 못하는 칠정 즉,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의 감정을 너무도 진솔하게 표현한 감성어린 책을 만났다.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프린세스의 천일책」이 바로 그렇다.

그림형제의 동화 「마렌공주」이야기를 조연의 입장에서 철저히 뒤집어 생각한다는 점에서 시작이 흥미로웠다. 요새 한창 이슈인 ‘논술’의 기초, 창의적 사고의 입문(入門)을 흥미로써 자발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동화 재조명하기... 마치 학창시절 글짓기 대회를 앞둔 여고생처럼 흥분되고 묘한 도전감이 들었다. 읽기 시작!

책의 초입부는 등장인물이 뱉어 안내하는 지명과 여러 신들의 이름이 복잡다단하게 느껴졌다. 허나 일기형식으로 써내려간 글이 그 느낌을 완화시키며 다음 날의 기록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샤렌공주의 몸종으로 임금님이 정한 혼처를 거부해 진노를 산 공주를 따라 탑에 갇힌 주인공 다쉬티가 기록한 일기를 통해 작가가 우리에게 전하는 교훈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책의 표지만 보았을 때는 억척스런 하녀가 동화의 끝에 결국 공주님 대신 신데렐라가 되는 그저그런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려나 싶었다. “책을 읽을 때마다 누구나 조금씩 성장해 갑니다.”라는 옮긴이의 말처럼, 모든 책은 독자를 감동시키고 마음을 움직이는 교훈 하나를 주제화 하니까.

그런데 아니었다. 하나의 주제가 아니라 문두에서 밝힌 것처럼,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과정에서 삶의 순간순간 느끼고 고민하는 미묘한 감정의 문제들-우정과 사랑, 난관과 갈등, 상사에의 충성과 사심 등-을 글로써 바라보게 했다. 그리고 독자들이 얻었으면 하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영화에서 언젠가 보았거나, 흔히들 상상해보았던 흥미진진한 판타지 소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재미 속에 교훈이 보이게끔 한 점이 꽤나 신선했다.

듣는 사람을 꿈으로 이끄는 노래, 치유하는 노래 등 노래로써 평화를 유도하는 몸종 다쉬티. 그녀의 말과 글을 통해 얻은 교훈들은 하나같이 사람들이 새록새록 되새길 금과옥조(金科玉條)와 같다.

충분한 여건이 되면서도 배우기를 게을리 해 글도 모르고, 누리기만 하는 자신의 현 위치를 벗어나면 부적응자가 되어 버리는 샤렌 공주. 그녀는 외모가 아름답고 부와 권력을 모두 가졌지만 학습하거나 앞으로 전진하려는 태도가 결여된 의존적인 인물형이다.  그녀의 아버지인 임금님은 다리 하나가 온전치 않아서인지 사람이 있을 때만 공주를 때려 권위를 내보이고자 하는 허세형 인물이다. 동맹관계를 형성코자 하는 권력욕만 앞세워 자신이 정한 혼처를 공주가 거부하자 딸을 7년간 탑에 가둘 것을 행하는 전형적 이기주의를 대표한다.

다쉬티는 처해진 역경의 순간에도 현실을 직시하는 가운데 희망을 보고 웃음과 노래를 통해 앞으로 전진해가는 미래형 인물이다. 다쉬티의 “치유의 노래”는 본인의 의지가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환자로 비유되는 저마다 환부가 있는 현대인들에게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고 기본된 것임을 알리는 것이 필자가 발견한 교훈 중 첫째이다. 국경없는 지식공유세대인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지식의 업그레이드는 필수불가결하다. 이를 위해서는 배우려는 의지가 우선되야 하고 처해진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 즉, 발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해 잘 살아가기 위한 초석으로 “새로운 정보를 배우려는 본인의 의지”가 필요함을 작가는 주목한 것이다.

 또한 그녀는 임금이 공주에게 탑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용서를 빌게끔 엄포 놓는 말을 하자 “그런 말을 하면 불행이 찾아오고 본인만 가슴 아플 거라고 충고할 뻔” 했다고 일기에 기록한다. 이 대목에서 또 한번 뜨끔했다. 타인에게 나쁜 말을 퍼붓거나 비방을 하면 언젠가는 부메랑 효과로 본인이 크게 혼난다는 것을 살면서 느낀 탓일까. 좋은 말, 아름다운 대화를 주고받으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선하게 만들라는 것이 두 번째 교훈이다.

가을에 다시 오마 약속했던 칸 테거스가 봄이 되어 “티토의 정원”을 다시 찾았으나 늑대인간 카사 왕이 2백의 병사와 진을 치고 있어 30명의 부하와 함께였기에 공격을 못하고 철수했다는 칸의 고백이 있다. 필자도 책을 읽어가며 궁금해하던 부분인데 다쉬티가 그의 고백을 듣고 미소짓는 장면에서는 나도 감정이입 되어 다쉬티와 함께 기뻤고, 증폭되었던 의구심이 해소되며 카타르시스마저 느낄 수 있었다. 동화 또는 소설의 순기능을 간만에 접해본 것이다.

 “밤을 이겨 내고 나니, 어느 쪽으로 결정난다 해도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을 듯했다.”는 다쉬티의 말에서 작가 섀넌 헤일의 글 쓴 의도가 문득 환기되었다. 삶의 각기 다른 과정을 통했겠지만 우리가 이미 경험해 보았고 느껴보았던 느낌들이 “다쉬티”의 일기를 통해 독자의 동조를 얻는 언어로써 풀어내진다. 고요하고 편안한 글쓰기 흐름에도 경이로운 반전과 색다른 요소들의 퓨전적 통일이 있고, 이는 쉬운 언어로써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남긴다. “다리가 세 개밖에 남지 않은 귀뚜라미처럼 불쌍한 처지”에 있는 아픈 사람들에게 “곧 지나가리라”는 마음가짐으로 위기를 다스리고 밤을 이겨내라는 작가의 위로가 담긴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유목민은 어떤 힘든 역경 속에서도 살아남는다.”는 다쉬티의 말에서 생각이 꼬리를 문다. 라틴어로 “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란 신조어가 생각난 때문이다. “노블레스 노마드”는 “귀족적 유목민”이란 뜻으로 요새 많이 통용되는 단어이다. 이들은 겉치레 문화를 거부하고 대신 자신이 하고 싶고 누리고 싶은 경험적인 일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노블레스 노마드들은 허례허식의 장신구보다는 해외여행, 레져, 공연관람 등 자신의 경험을 풍족케 해주는 활동에 지출을 늘리는 등 경험을 중시하고 적극적, 진취적인 현대인을 일컫는 대명사이다. 작가 섀넌 헤일이 “소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임금님과 샤렌 공주 대신, “경험”을 중시하고 배워나가는 적극적인 다쉬티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를 현대인인 우리 “노블레스 노마드”들은 곰곰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우리 독자들은 책을 읽어가며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배우기 싫어해 제 것조차 빼앗기고 마는 샤렌공주를 현실교사로 삼아 다시 한번 “잘 살아감”에 대한 의지를 다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작가의 마지막 교훈으로 적어본다.

미처 위 글에 다 언급하지 못한 교훈들이 아직도 책의 곳곳에 남아 독자들이 읽어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혀를 내두를만큼 섬세한 묘사와 기발한 발상 그리고 그 재치있는 비유들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일기형식의 기록에 활기를 덧입혀 놓았다는 느낌이 강한 여운으로 남는다. 특히 책을 다 읽고 난 후 그림형제의 오리지널 이야기 「마렌공주」의 마지막 노래를 아이들이 똑같이 탑 밖을 돌며 부르는 것은 같이 썼으되, 어쩜 그리 희극적으로 대비시켰는지 작가의 무한 상상력에 감동마저 받았다.

한편, 아름답고 희망찬 긍정소설「프린세스의 천일책」이야기를 뒤집어 잔혹한 자기성찰과 자기관리, 반성유도에의 글로도 볼 수 있지는 않은가 자문해 보았다.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다쉬티는 평민 중에서도 가장 낮은 떠돌이 유목민에서 공주님의 몸종으로 신분이 격상된 터라 거기에 만족하고 세상을 밝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에 반해 샤렌 공주는 누리던 모든 것을 빼앗기고 죽음에의 공포를 생각하며 부친에게 배신당한 상태에서 장기 감금까지 당한 상태가 아니던가 말이다. 이쯤되면 누구나 괴로워하고 의욕을 잃게 마련이지 않을까……

한켠으로 드는 이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겨울날의 낮잠같은 향기나는” 소설을 여름의 복판에 만나 잠시나마 열대야를 잊었다는 해피엔드로 총평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