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 페이지 책이라 사서 읽다가 몇번을 포기 했는데, 요즘 시절이 조용한(?) 환경을 제공해서 어쨌거나 끝까지 읽게 되었다. 만세~ 다음에는 사피엔스에 도전하고, 다음에는 또 두꺼운 책을 읽어 봐야지. 요즘 읽지 않으면 언제 읽을지 모르겠다. 두꺼운 책 도장깨기 1인데, 뒤로 갈 수록 힘이 빠져서 설렁설렁 읽었더니 다시 읽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재미는 있고, 읽기 어렵지는 않은데, 중언부언하는 느낌도 좀 들고.

1.역시 부동산. 입지가 중요하다. 땅이 최고야. 어디서 사는지가 그 사람을 결정하고, 민족을 결정하고 나라를 결정한다. 똘똘한 집 한채가 역시 최고인 것이 종균쇠에서도 증명되다니.
2.문명은 서진(西進)한다. 메소포타미아, 중동, 그리그, 로마, 프랑스, 에스파냐, 포르투갈, 영국, 미국, 일본, 중국...한국은 건너 뛴건가. 역사적인 헤게모니는 서진한다. 책에 나온 말은 아니지만. 그 다음의 헤게모니를 가지는 나라는 인도쯤 되려나.
3.다양화가 좋다. 분열되는 것이 결국은 발전한다. 의견의 통일은 개나 줘버려라. 서구의 분열과 중국의 통일 제국의 결과 지금의 서구의 발전이 있다. 최적분열의 법칙. 의견의 통일은 골로 간는 지금길. 분열하고 분열해야 한다. 그게 결국은 최적의 모델과 힘을 가지게 된다.
4.먹어본 놈이 또 먹는다. 해본 사람이 또 하고, 역사의 키를 잡아본 민족이 기회가 왔을 때 또 잡고, 또 해 먹는다.
5.역사는 환경적이다. 개인의 특이성은 미미하다. 히틀러가 없었다고 2차세계대전이 없었을까? 이 부분은 지정학의 포로들이라는 책에서 언급된 내용이기도 한데, 이 책이 먼저 나왔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에 감명 받은듯.
6.역사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보면 1000 명의 아이가 태어 난다고 가정을 했을때, 남자 vs 여자 아이의 비율이 520 vs 480 이라고 예측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내 아이 2명이 태어 날 때, 그 아이들의 성별을 예측 할 수는 없다. 기상청이 50년 후에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기후로 바뀐다는 예측을 했을때, 내일 날씨나 잘 맞추라고 했는데, 기상청은 50년후의 날씨를 예측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날씨는 틀리겠지만.

생리학박사님이 별 이상한 연구를 해서 대가가 되었다. 그리고 이 책 이후에 참 많은 부분에 영향을 주었다.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대단하신 분이네. 이 책의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사람들이 있을 듯하다. 이기적유전자 책을 읽고 인생이 달라졌다는 사람들 처럼. 그런데 좀 두껍다. 좀 압축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좋은책이다.

책의 내용 보다는, 이 책을 사게 된 계기가, 컴퓨터가 이 책을 나에게 추천을 해줘서 사게 된 것인데, AI 의 추천으로 처음 산 책이다.

그 때 무슨 책을 샀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팩트풀니스였던 것 같은데, 그 책을 사고 나니까 결제하면서 지나가는 화면에서, 이 책이 비슷한 책을 구매한 사람이 같이 구매한 책이라고 이름이 나왔다. 유명한 책도 아니고, 광고에서 본 책도 아닌데, 같이 구매한 책이라고 해서 기억을 하고 있다가, 다음에 구매를 했다. 예전에 그림으로 여행하기를 권하는 책을 읽었고, 심미안 수업이라는 책도 구매를 해서, 그림이라는 연관어에 관심이 있어서 기억이 난 것 일 수도 있는데, 처음으로 AI 가 권하는 책을 구매 한 것이다.

읽고 난 느낌은 나쁜 책을 권한 것은 아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한 것은,
1.진짜 다른 책을 구매 한 사람들이 이 책을 같이 구매 했을까?
2.광고비를 내서 AI 가 나에게 이 책을 추천해 준 것일까?
3.어떤 알고리즘을 가지고 나에게 추천을 한 것일까? 다른 사이트에서 구매를 해도 이 책을 추천 했을까?

1번이라면 동의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2번이라면 AI 도 광고비로 포장된 뇌물을 줘야 추천을 해준다는 서글픈 진실? ㅠㅠ
3번이라면 어떤 AI 가 적절한 추천을 하는지도 비교를 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사람의 직업이 프로그래머라서 그런가, 머리속에서 만든 생각을 그림으로 구체화 하는 것이 간결하고 쉬워서 프로그램을 잘 만들 것 같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쉽게 이해 시킬 것 같은 유능한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단한 연습과 단련의 시간이 있었겠지만, 1,2,3번의 어떤 과정으로 내가 사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다음에 몇번 더 프로그램이 추천해주는 책을 사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추천 했을때 동시에 추천된 책들이 더 있었는데, 이 책을 빼면 대부분 아는 책이었고, 읽었던 책이라서, 내가 사는 책을 읽는 사람들은 비슷한 책을 읽거나 비슷한 책을 추천 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궁금하다. AI 는 출판사등으로 광고비나 뒷돈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책 추천을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