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더십 1강-'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는 세상'에서는 밖에서는 치열하게 돈 버는 기계 혹은 잘 나가는 사회인일지언정 집에서는 설 자리가 없이 자녀 교육은 오로지 엄마의 몫으로 혹은 권한으로 굳혀져버린 대한민국 가족의 위기 상황을 설명해주며 파더십의 등장을 기대하게 한다. 세상의 모든 행복과 불행에는 반드시 '아빠요인'이 있음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며 잃어버린 아빠 찾기에 나선다. 프렌디-오래 두고 가까이 사귄 벗과 같은 아빠, 영적, 감성적 에너지를 공급하는 아빠, 언제나 믿고 의지할 최후의 보루가 되는 아빠..등 다양한 아빠 모델을 소개한다. 파더십 4강으로 이어지면서 가족의 비전과 품격을 제시하라. 세상 밖 100개의 우물을 경험하게 하라. 꿈이 현실이 되는 '드림 네임'으로 불러줘라. 매일매일 '긍정적 선언'을 하게 하라. 팀플레이를 가르쳐라. 실패를 성공의 모멘텀으로 삼게 하라...등 구체적인 파더십 강의가 7강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계속된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의 느낌은 처음 기대했던 만큼 파더십에 대한 강렬한 정의나 방법을 설명해 주는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만 정말 소중한 아빠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좀더 바람직한 가족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가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책임엔 틀림없다.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처럼 아버지는 자녀들의 '생각파트너'라는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변하지 않는 엄마의 역할이 있듯이 가족에게 아빠는 묵묵히 가정을 이끌어가는 페이스메이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못생기고 뚱뚱한 그리고 꾸미기에는 관심 없는 4학년 한나. 얼굴에 큰 점이 있고 키가 작으며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같은 학년 남우. 한나와 남우는 부족한 외모와 차림새로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심지어 따돌림을 당한다. 사춘기가 시작되는 한창 예민한 나이에 고민하는 한나와 남우는 친구들의 냉대속에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가 없고 점점 위축이 된다. 결국 한나는 무리한 다이트를 감행하다 쓰러지는 변을 당하고, 남우는 그를 이용하는 나쁜 친구들의 꼬임에 넘어가 폐휴지를 모아 근근히 생활비를 마련하는 할머니의 돈에 손을 대고야 만다. 슬픔과 좌절을 경험하는 사이 각자의 재능을 발견하는 아이들-한나는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사람의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는 웅변을 통해 아이들의 찬사를 받고, 남우 또한 고물상에서 만난 할아버지(회장님) 도움으로 기계를 다루고 발명에 소질을 발견하며 과학경진대회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와 팀이 되어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다. 이렇게 서서히 자신감을 회복해가며 아이들은 '동그랑땡 봉사단'을 만들어 함께 봉사를 가게 되고 쉽게 낡고 바뀌는 겉모습이 아닌 사람의 내면이 아름다워야 함을 스스로 깨닫고 그동안 괴롭혔던 친구들을 용서하며 모든 상황을 극복하는 성숙의 단계에 이른다. 말로만 들었던 학교 안 왕따의 상황이 생생히 그려져 충격젹이기도 했지만, 아이들에게 책으로나마 미리 간접경험하게 해줄 수 있어 오히려 안심이 되었고, 또 그 상황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너무나 눈물겹고 아름답게 승화되어 좋은 교육의 효과가 있었던 책이었다. 한창 걸그룹과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는 아홉살, 일곱살 딸아이에게 딱 필요한 고마운 책, 학교생활과 친구관계에도 그리고 교과연계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책의 맨 앞부분부터 저자는 지구촌의 '스펙타클'한 자녀교육에 관한 일곱부모의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며 이러한 시류 속에 무방비로 흔들리는 부모와 '두 번 째 뇌(인터넷과 연결된 뇌)'를 가진 아이들-'z세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타이거마더, 늑대대디, 코알라대디, 유니콘맘, 캥거루대디..처음 듣기에는 버라이어티한 교육 스타일에 귀가 솔깃하지만 나름대로 정리하자면 요컨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부모들은 공교육에 더이상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며 사교육과 홈스쿨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 눈만 뜨면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소통하며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Z세대의 교육을 부모가 책임지기란 그 또한 리스크가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부모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처럼 마음에 꼭 드는 침대를 설치해놓고 아이를 눕혀 길이가 길면 다리를 잘라내고 짧으면 목뼈와 척추를 잡아 늘여 마음대로 재단하려는 시도는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 다는 것이다.

또한 열혈맘들로 가득한 한국의 교육이 오바마 대통령의 찬사를 받으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면에 한국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은 그렇기 때문에 고정관념과 편견을 걷어내고 '우리는 진정 잘 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건강한 의심을 시작해야 한다고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자녀의 일생을 결정하는 다섯가지 질문-(1.재능은 타고난다vs1만시간의 법칙 2.아이큐는 높일 수 있다vs지능은 바뀌지 않는다 3.단점을 보완할 것인가vs장점을 키울 것인가 4.진로결정,빠를 수록 좋은가vs신중해야 하는가 5.학교는 사라질 것이다vs학벌은 지속될 것이다) 에서는 그동안 학부모로서 궁금했던 내용들이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제시된다. 하지만 오해와 진실 속에서 아이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이 또한 부모들의 몫이라는 숙제를 남겨준다.

마지막으로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성공법칙을 설명하며 자기효능감(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의 정도)과 충동제어력 등이 성취력과 직결됨을 강조한다.

그리고 학벌과 지식을 뛰어넘어 이제는 더이상 지식을 많이 아는 자가 아닌 그 지식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지를 증명해야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을 강조하며 '인성' 또한 Z세대가 살아갈 사회에 더 없이 중요한 요소임을 역설한다.

 

아이들에게 판에 박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려 애쓰지 말고 다만 바다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도록 응원해주면 된다. 바다를 미치도록 그리워하는 아이라면 배를 만들든, 수영 선수가 되든, 꿈의 크기를 무한대로 키우며 세상을 알차게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바로 이 문구에 모두 담겨있는 듯 하다. 엄청난 분량의 연구 내용들과 케이스 조사, 쉬운 듯 어려운 곱씹을 수 밖에 없는 교육에 관한 철학들을 책 한 권에 촘촘히 풀어나간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