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중에서도 늘 선봉에서 적진을 교란하는 역할을 맡은 최강의 투사 '엄니'들을 관리하는 임무를 맡았던 엄마

엄마의 하얀손이 군룡의 거대한 몸뚱이를 조심스레 쓰다듬는 모습, 투사를 가만히 쳐다보는 엄마의 차분한 눈길을 좋아했던 에린.

엄마처럼 투사의 비닐을 만져보고 싶어 좀이 쑤셨지만 절대 쉽게 생각하지 말라며 투사는 결코 길들지 않는다고. 길들면 안되는 동물이라 가르쳐줍니다.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네 다리가 있어, 뭍에 올라 달리면 어떤 준마보다 빨랐다. 지상을 달리는 모습은 뱀이라기 보다용처럼 보이지만 그들이 서식하는 곳은 물속이고 다리를 몸통에 꼬고 붙이고 꿈틀거리는 모습은 물뱀을 닮았다. 견고한 비늘은 화살도 뚫지 못하고, 전사를 태우고 적진으로 뛰어 들어가 병사와 말을 닥치는대로 물어뜯는 흉포한 뱀 . .

야생 투사가 산란철을 맞으면 투사지기는 어미 몰래 둥지에 있는 알 가운데 한두개를 빼내 그 알을 부화시키는데 갓 깨어난 새끼일 때 귀를 덮는 뚜껑 같은 비닐 일부를 잘라내야 투사가 스스로 귀를 막을수 없게 되어 인간이 무성피리로 부릴수 있게 된다고 ~ 그 비닐을 가공하여 만든 덮개로 투사의 귀를 가려야 적이 부는 피리에 조종당하지 않는다고.

'엄니'들이 죽게 되고 그 죄를 다 뒤짚어쓰고 처형당하게 된 엄마. 엄마와 나눴던 마지막 얘기들 ~

투사를 돌보는 건 싫지 않지만 피리를 사용하기 싫었다 말하는 엄마.

피리를 부는 순간 뻣뻣하게 굳어버리는 투사를 보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고 사람한테 조종당하게 된 투사처럼 가련한 것도 없다면서 야생으로 산다면 죽음도 삶도 제 것일텐데

사람한테 잡힐때부터 금세 약해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괴로웠다 말합니다.

특자수를 주면 엄니가 단단해지고 골격도 야생보다 커지지만 특자수 때문에 약해지는 부분도 있다 말하며 투사지기들도 모르는 사실이라고 이 얘길 잊어달라 얘길하죠.

"생각해보렴. 야생 투사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지만 우물에서 자란 투사는 하지 못하는게 있단다. 너라면 틀림없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답을 찾아도 남한테 말해선 안 돼. 왜 남한테 얘기하면 안 되는지 그걸 알게 될 때가지는 이야기하면 안 돼."

이 모든 것들이 나중에 에린이 왕수를 만나 교감을 나눌때 자꾸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중요한 지침이 되는 부분이니 빼놓을 수 없는 없네요 ~

벌치는 노인 조운을 만나 지극한 보살핌을 받게 된 에린. 벌치는 모습을 보면서 여왕벌, 꽃가루의 맛 등등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는데 그 영특한 모습에 조운은 에린에게 공부를 가르치게 되고 

수금 뜯는 방법도 가르쳐주게 되죠. 가르쳐주는 것마다 일취월장, 보통 아이가 아니라는 걸 눈치채는 조운 

꽃을 따라 여름오두막으로 짐을 옮기고 내장에 생기는 부종을 고치는 특효약 '치고' 를 캐기위해 험준한 계곡을 내려갔다 다치게 되고 아저씨 몰래 뒤따라온 에린이 아저씨를 보살피면서

햇빛을 반사하며 은빛으로 빛나던 거대한 왕수를 보게 되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 해집니다.

읽다보면 자연스레 집에 있는 애완견을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될 것이고 동물원 우리에 갇힌 동물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될 거예요.

이 책을 읽고나면 옛날 옛적, 공룡들이 한가로히 풀을 뜯으며 살고 있을때의 꿈을 꾼 것 같은 그런 아득한 기분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야수1,2는 투사와 왕수, 그리고 좋은일이던, 나쁜일이던 그 귀한 존재들과의 교감을 나누려는 사람들 이야기 입니다.

에린이라는 어린 소녀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니 전체관람가 수준의 평이한 이야기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기우였더라구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어린 소녀의 눈, 에린의 시선으로 바라본 투사와 왕수이기에 더더욱 신성해보이고, 거대해보이고 멋있어보이지 않았나 싶을정도.

사람의 욕심, 그 끝없는 이기심과 함께 -

모든 생물이 공유한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 공포라는 것. 그것이야말로 냉정한 진리였다.

인간은, 짐슴은, 이 세상에 가득 찬 모든 생물은 다른 생물을 믿지 못한다. 마음 어딘가에는 늘 다른 생물에 대한 공포를 품고 있었다.

그래서 자기 생명이 다치지않게 다른 생물을 억압하려 하고, 이를 위하여 다양한 궁리를 거듭해 온갖 구속 수단을 만들어왔다.

무력으로, 법으로, 계율로, 그리고 무성피리로, 서로가 서로를 묶어두어야 비로소 우리는 안도한다. [p.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