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1937년 일제강점기 시절, 경성에 모던보이와 모던걸이 떴다.
새하얀 양복에, 빛이 나다못해 앉으면 미끄러질듯(?)한 빽구두, 이해명의 트레이드 마크인듯 한 뽀글뽀글한 파마머리. 좀 철 없는 부잣집 아들에다가 조선 총독부 1급 서기인 이해명은 노래하고 있는 로라에게 그만 뿅 ㅡ ♡ 가버리고 만다.
그녀의 이름은 로라, 혹은 테러 박의 부인, 아니면 조난실. 그녀의 직업은 댄스단 리더, 양장점 디자이너 면서 재봉사, 가수. 이름도 여럿, 직업도 여럿인 여인이다.
이해명은 조선 총독부 소속이다. 조난실은 열렬한 독립투사... 서로의 소속부터가 이들은 상극이다.
하지만 모던보이 이해명과 모던걸 조난실은 지독하면서도 아찔한 사랑을 시작하는데...
*이 영화의 원작은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수 있니’ 이다. 꼭 수사 의문법으로 물어보는 듯. 제목이 참 오묘하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느낀 점은 일제강점기와 관련된 책이나 영화들은 언제나 결말이 위태롭다는 것이다. 물론 그 위태로움과 희생으로 인해 ’독립’을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항상 슬프다. 모던보이에서는 그 과정을 조금은 무겁지 않게 다루었는데도 보는 내내 내 마음이 위태로운 것은 왜 일까?...
난실은 조국의 독립과 자신의 사랑을 이루고자 하기 위해 ’살고싶다....’ 라는 말을 남긴다. 또한, 해명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난실 덕에 없던 철이 완벽히 든다. 그리고서는 이런 명대사를 남긴다. "난 낭만의 화신이다. 난 독립의 화신이다."
소소한 재미와 난실과 해명의 낭만적인 사랑, 조국의 독립과 애국심까지 느낄 수 있었던 영화 <모던보이> 였다.
* 이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는 여러 옛장소들을 그대로 재현을 했다는 것이다. 맨 처음 사진인 1930년대의 숭례문을 다시 새롭게 복원하였으며, 위에 나와있는 사진도 옥상 레스토랑으로 더 화려하게 보여주었다. 이 외에도, 자동차이니, 옛 양복점, 비밀 댄스홀이라는 문화 구락부. 지금은 사라지고 그 시절에만 볼 수 있는 것들을 ’모던보이’가 다시 재현했으니 영화에서 나오는 장소들을 보는 것이 좋은 공부가 되었다.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히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허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시 : 김소월-개여울 , 노래 : 조난실(김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