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님같은 말씀이라는 표현이 있다.
논어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논어를 인용한 여러 책들을 읽으면 왜 공자님 말씀인지 알 것 같은 문장들이 허다하다.
정말 옳고 도덕적으로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비현실적이며 현실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틀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뉘앙스의 말이다.
하지만 동양철학을 오랜 시간 연구한 학자들 중에는 고전을 좀 다르개 앍어내는 이들이 있다.
논어나 맹자가 쓰여졌던 시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는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옳은지 적극적으로 해석해내는 이들이다. <불혹, 세상에 혹하지 아니하리라>의 작가 신정근도 오랜 동양고전의 연구를 바탕으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불혹을 흔히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해석하는데 작가신정근은 어쩌면 불혹이란 유혹을 할 자신감과 에너지가 없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한자가 갖고 있는 함축적이고 다양한 의미의 틀에 관한 실례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작가는 볼혹의 나이에 흔들림없이 나아가기 위한 여러 범주를 동양고전에서 찾아내서 제시한다.
늙어감, 술, 탐욕/결핍, 쾌락, 군중심리, 편견, 권위 등의 경계해야 할 가치들과 초발심, 신뢰, 도전, 군자, 진심, 공감과 이해, 의미있는 삶, 봉사, 세상의 아름다움, 더불어 나누는 삶 등 우리 삶의 자양분이 될 수 있는 가치들을 옛고전의 인용과 더불어 이야기한다.
어쩌면 당연한 가치들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일부는 평범하게 느껴질 법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고전과 어우러지는 이야기의 맛을 느낀다면 끝까지 재미있게 가볼 수 있는 책이다.
스스로 불혹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