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겉표지를 보면 <'사랑'할 때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고 적혀있다.

두툼한 이 책을 가장 잘 요약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사랑, 섹스, 피임, 결혼생활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어찌보면 좀 적나라하게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해석남녀' '연애법칙' 등등의 사랑과 연애에 관한 책은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그 책들을 보면 모두가 수박 겉핥기 식으로 누구나 알고있을만한 상식적인 이야기들만 언급하고 있다.

물론, 연애를 시작할때, 또는 내 마음에 자신이 없을 때 그 책들을 참고하면서 어느정도 도움을 받았지만

속 시원한 이야기까지 해주는 책은 여지껏 보지 못했다.

 

외국인이 썼기 때문일까. 문화적 차이일까.

우리가 언급하기 힘든 성(姓)에 관한 이야기들이 자세하게 나와있다.

그래서 사랑을 하기 전에, 사랑을 하면서 꼭 한번은 읽어야 할 지침서와 같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말 그대로 지침서이다.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인용해서 통계적으로 설명한 내용도 많은데

이는 통계적 수치라고는 해도 우리나라와는 맞지 않을 수도, 또는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1+1= 2 라는 절대적인 해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적당히 참고하고 도움을 받기에는 최고인 것 같다.

 

사랑과 성에 대한 이야기들, 특히나 우리나라는 성에 무지한 듯, 관심없는 듯 행동해야 하는 문화(지금은 많이

개방되었지만 아직까지는 보수적이라고 생각함)이기에 궁금해도 함부로 물어보기 힘든 질문들을

'실용연애백서'에 물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 99%의 궁금증은 해결할 수 있으리라 본다.

 

표지가 굉장히 재미있어 보여서 책을 읽기 전부터 호기심 가득.

우선 책을 덮은 뒤의 개인적인 평가는 논픽션이라는 장르가 신선함을 더한 작품이라는 것.

일본에 유학 온 최초의 콩고 인 제레미

지하철에서 만난 프랑스인 실비아

수단에서 온 유학생인 시각장애인 마후디 등

주인공이 만났던 외국인들은 동양인의 입장에서 신기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그런 존재였다.

지금은 덜 하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도 파란 눈의 외국인을 보면

신기해서 자꾸 쳐다보곤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들과 친구가 되어서 그들의 사고와 문화를 접할 수 있고

무엇보다 그들이 일본을(동양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YES"만 남발하는 이상한 사람들, 그러면서도 어떤 경외감이랄까.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일본의 이웃나라에 살고 있는) 나도 처음 알게된

사실이었다.

내게도 일본인, 캐나다 인 등 몇명의 외국인 친구들이 있지만 내가 한국사람이라 그런지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굉장히 우호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들의 속마음은 우리를 비웃고 있을 수도 있고, 작지만 강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할 수도 있겠지.

 이렇듯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내가 다카노 히데유키가 된 듯 그에게 깊이 빠져보기도 하고 책 속에서 얼른 빠져나와 제 3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보면서 배를 잡고 웃기도 하고 설레설레 고개를 저어보기도 하면서.

또한 굉장히 공감가는 내용이고, 저자의 글솜씨가 뛰어나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었고,

무엇보다 우리도 많은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기에, 만나야 하기에(세계화되었기에 앞으로는 더 당연해질듯)

다음에는 '서울'을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을 논픽션으로 만나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도 생겼다.

유명인의 뒤에 선 유령작가

 

정치도 좋아하고 스릴러도 좋아하는데 정치스릴러라니. 정말 내게 딱 들어맞는 내용이 아닌가.

미국 CIA의 사주를 받는 영국총리

토니 블레어 총리와 오버랩되어 머릿속에서는 실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복잡하게 얽혔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큰 이슈가 되었던 대필작가.

그러나 이 이야기는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왜냐하면 그 중심에 정치가 있다.

 

잠깐의 재미를 느끼며 푹 빠져들기에도 충분하지만 책을 덮고나서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계속해서 무언가가 남아있다.

나는. 아마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다 읽은 후에도 '실제' 현실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서.

 

책은 결코 유령이 자신의 견해를 발표하는 장이 될 수 없다.

 

그냥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타인의 책을 쓰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좀 더 조사를 한다면 더 많은 자료와

구체적인 생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필작가 문제로 언론이 한창 시끄러웠을때도, 사실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남들이 씹으니까 나도 같이 씹어주고(물론 잘못된 일이니까)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라고 간단하게 결론짓고 끝냈다.

그런데. (물론 내 생각보다) 더 위험한 일이다.

내 이야기를 내가 하는 것도 조심해야 하는 세상에서 유명인의 뒤에서 그의 비밀을 알고있다면 어떻겠는가.

 

또한 이 책은 로버트 해리스라는 작가로 인해 한층 더 빛을 발한다.

스토리도 충분히 자극적이지만 그에 의해 쓰여진 이야기는 인물의 심리묘사를 극대화시켜

독자들에게 한층 더 강하게 다가온다.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