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합스부르크 600년"이라는 전시회가 이번 11월부터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말 성황리에라고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지난 화요일에 직접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이른 오후 시간이었음에도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입구에서부터 길게 줄을 서서 20분 정도 대기를 하고 들어갔습니다. 안에서도 사람이 너무 많아 눈치껏 왔다갔다 하면서 빈자리를 찾지 않으면 작품을 다 보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참고로, 전시회가 끝나는 6시가 다가올수록 사람이 확연히 줄어들기 때문에 여유롭게 볼 수 있으려면 그 시간대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작품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한 시간을 계산해서 입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겠고요. 아무튼 부와 낭만이 넘치는 시절의 작품들이니만치 화려함과 규모가 굉장히 인상적인데요,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합스부르크 가문의 역사와 당대 유럽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하면서 보면 재미가 배가될 수 있는 종류의 전시회입니다. 오디오 가이드도 있고 설명문도 충분 이상으로 붙어있기는 하지만 그 흐름을 따라가면서 작품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전시회의 가이드북으로 활용할만한 책을 이렇게 출간한 것은 굉장히 정확한 판단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전시회와 동명의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은 말그대로 전시회 가이드 북이라고 할만 합니다. 당연히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작품 대부분이 고화질의 사진 및 자세한 설명과 함께 실려 있습니다. 특히 합스부르크 가의 계보도와 가문의 흥망성쇠에 대한 설명도 세세히 실려있는데요, 사실 이 책으로 예습을 하고 전시회를 가지 못하고 간 이후에 읽자니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그만큼 이번 전시회는 배경지식이 큰 도움이 될만한 전시회였거든요. 맘먹고 충분히 파고 들겠다 마음 먹으신 분이라면 무조건 이 책을 보시고 가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이런 종류의 책치고는 가격도 아주 착한 편이라고 생각되요. 주최측에서 잘 생각했다 싶은 부분인데요, 오디오북과 비교를 해봐도 저는 사실 책을 통해서 예습을 하는 쪽이 훨씬 낫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참고한다면 굳이 오디오가이드는 따로 이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의 대부분은 전시회 자체에 대한 설명으로 채워져있지만 뒷부분에는 오스트리아 관광가이드(?)와 오스트리아 출신의 저명한 작곡가 소개, 그리고 작품 속에 등장하는 신화적 요소들에 대한 설명, 게다가 기념품샵에서 살 수 있는 제품들에 대한 소개까지 깨알같이 담겨 있습니다. 정말 가이드북 그 자체라고 할만한 정도입니다. 사실 전시회를 가보면 자연스레 이 작품들의 고향인 빈과 빈미술사박물관에 가보고 싶은 욕망이 들끓는지라 관광가이드 부분까지 숙독했습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덧붙이자면 우선 전시회의 작품 중에서 공예품 류는 충분히 소개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있었어요. 사실 직접 가보면 대규모의 회화작품 이상으로 화려한 공예품이 인상적인데요, 책은 아무래도 회화 작품에 초점을 맞춘 경향이 있습니다. 분량을 고려한 것이겠지만 조금 다 가격을 높이더라도 전시회의 작품 모두를 다시 체험할 수 있는 느낌의 분량으로 제작되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개인적인 인상입니다. 그리고 책의 아쉬운 점은 아니지만 책에 담긴 사진들은 아무리 선명해도 작품의 규모와 질감을 담아내지는 못한다는 점, 따라서 전시회는 꼭 가볼만한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유럽을 지배한 가문의 세력을 과시하는 작품들이니만치 예술성도 예술성이지만 첫눈에 사람을 압도하는 규모가 하나같이 인상적인 작품들이었거든요. 이 책 들고 꼭 가보시기를 권해봅니다.

 

[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상당히 독특한 제목에다 그에 걸맞는 빨간색 표지가 눈에 슥 들어오는 책이 스윗디셈버에서 출간되었네요. 제목 위에 씌여져 있듯이 구문을 다루는 책입니다. 구문책 하면 아무래도 천일문을 기본으로 생각하게 되는 면이 있는데요, 그에 비견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이 책의 발간 취지는 사실 머릿글에 있는 제목에 대한 설명글에 다 들어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어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는 길고 복잡한 문장들이고 그것은 모두 구와 절의 활용에서 기인한다, 그것을 6가지의 종류로 나누어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시되는 6가지는 전치사+명사, that 절, to 부정사, 동명사, 의문사절 그리고 종속절 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는데요, 이게 너무나도 평이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물론 처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이런 점을 주지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긴 합니다. 그런데 그냥 평범하게 기초 문법을 50쪽 정도 설명하고 그 이후 6개의 챕터로 각 예시가 되는 다양한 문장들을 주르륵 제시하는 방법은 이미 너무 익숙해진 방식인 것 같아요. 오래 전에 출간된 천일문에서 제시한 방법과 동일한 것이죠. 천일문 류의 구문책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점이 너무나도 쉽게 질려버릴 수밖에 없다는 점, 그리고 단어와 독해 기본이 없으면 오히려 주어진 문장들을 해석할 수 없는 학생들이 태반이라는 점인데 이 책은 그 점에 대해서 딱히 해결책을 찾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동일한 구성과 유사한 난이도를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아쉬운 점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천일문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이유가 있죠. 그 이유에 충실히 따라간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의 유용성이 인정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독학교재로는 애매할 수밖에 없을 것 같고 강의나 인강 등이 따라붙지 않으면 활용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보입니다. 깔끔하고 편안한 편집이 인상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을 다소 느끼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영어구문식스데블즈, Sixdeveils, 영어, 구문, 스윗디셈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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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타보름에서 책을 참 많이 발행해주고 있는 것 같네요. 이번에는 꽤나 든든한 영문법 책을 출간하였는데요, 영문법 책입니다. 아무리 문법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난다 해도 기본 문법은 어떤 어학에서든 확실히 익히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입니다. 영어권에서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영문법을 통해 구조를 익혀야 총체적인 이해의 틀을 가지고 학습을 하는 쪽이 나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다만 디테일한 부분은 초기에는 빼고 가는 것이 맞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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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문법책이 많고 다 상향평준화되어 있지만 이 책은 처음부터 제 마음에 쏙 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품사의 개념을 숙지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서 한국 단어와 영어 단어를 동시에 제시하면서 품사의 개념을 익히도록 하고 있는 것이죠! 이게 당연히 다 알 것 같지만 국어의 기반이 약한 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적당히 넘기고 가는 친구들이 허다합니다. 애초 학교 수업 시간에 이런 부분을 철저히 인식시키고 진행하고 있지도 않으니 말입니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확실히 독학을 하기에 좋은 책을 만들겠다는 의식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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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마음에 드는 점은 문법 설명은 최대한 간결하게 하고 엄청나게 많은 문제와 문장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법 설명이 길어봤자 어차피 읽지도 않고 오히려 질려서 역효과를 낳기에 십상입니다. 독학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겠지요. 그런데 이 책은 정말 간결하게 개념만 제시하고 문제와 문장을 가득 가득 제공해서 쉽게 적용하며 익힐 수 있도록 짜여져 있는 것이죠.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보는 부분이라 공감이 가게 됩니다. 그리 두꺼운 책이 아닌데 어떻게 2400제라는 타이틀을 붙였을까 싶었던 궁금증이 풀리는 순간이기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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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보면 설명이나 답지 해설 등도 너무 간결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애초 기초 문법을 차근차근 익혀가는데는 이 정도 균형점이 최선이라 봅니다. 독학 교재로도 좋겠고 과제용 교재로도 활용도가 아주 높겠어요. 한동안 애용할 수 있겠다 싶은 책이 출간되어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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