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사체험에 대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주제이다.
가족의 임종을 경험한 적이 있는 나는 암으로 인한 투병을 하고 세상을 떠날때까지
과정을 지켜보았기 때문에 저자의 경험과 유사한 점이 많았다.
차이점이라고 하면 나의 아버지는 죽음의 입구에서 돌아가셨고 저자 아니타는 다시 살아돌아온 점이다.
죽음의 근처까지 가는 사람은 많을진데 누구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요단강을 건너고
누구는 다시 생명을 얻는지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첫번째는 아니타의 유년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다.
인도의 문화와 관습이 가부장적이고 여성들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여성대통령이 나오는 시대에 아직까지 시집 잘 가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관습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었다.
아니타가 그로 인해 겪게 되는 내적 갈등 역시 같은 여자로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두번째 파트는 본격적인 임사체험을 다루고 있다.
TV나 다른 책에서 본 것처럼 유체이탈을 경험하게 되고 영혼은 분리된 채
침대에 누워있는 죽어있는 자신의 몸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또한 죽음의 문턱에서 먼저 유명을 달리한 아버지와 친지,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느끼고 죽음 이후의 세상이 생각했던 것처럼 두렵지 않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니타는 다시 삶을 살기로 결심을 한다.
이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을 때 이생의 기준으로 죽음을,
저생의 기준으로 영원한 삶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타의 말대로라면 그곳에서는 더 이상 육신의 고통도 마음도 번뇌도 없는 평화로운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다시 돌아올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먼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죄책감은 내려놓아도 될 것 같다.
세번째 파트는 아니타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을 다룬다.
그녀는 자신이 암에 걸린 이유가 바로 두려움 때문이라고 말을 한다.
그리고 우주의 에너지는 사랑이고 나 자신 역시 사랑임을 이야기한다.
다른 누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거나 스스로 사회의 관습에 맞지 않다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바로 우리 모두가 사랑이기 때문이다.
나의 20대 시절은 인생의 해답을 찾기 위해 열심히 찾으러 다녔다.
비밀의 문을 열 수 있는 황금열쇠는 어디 숨겨져 있다고 생각하여
책을 읽고 여행을 다니고.... 현자를 만나면 명쾌한 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해답은 밖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나 스스로에게 해답이 있음을 알고 있다.
결국 나 스스로의 생각에 집중하라는 것인데 아니타 역시 동일한 주장을 한다.
나 스스로가 사랑임을 알면 누군가 되기 위해서 타인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억지로 노력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