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 그러니까 여고시절 쯤 읽었던 책이 있다.
작가는 <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한 시오노 나나미의 책이었는데 책 제목도 가물가물하다. (르네상스의 여인?? 남자들에게??)
역사적으로 유명한 여인들이 - 클레오파트라, 마리앙투와네트 - 자신이 되돌리고 싶은 나이를 선택해서
환생하여 서로 수다를 떠는 가상의 이야기인데,
마리 앙투와네트는 자신의 미모가 가장 빛나는 시기인 10대를 선택하고, 클레오파트라는 40대를 선택한다.
이에 마리 앙투와네트가 그 이유를 묻자, 클레오파트라의 대답은 자신이 가장 지혜롭고 원숙미를 뽑내던 시기가 40대라고 대답한다.
여고생의 나이에도 클레오파트라가 굉장히 멋있어 보였고, 나도 그렇게 나이들어 가야지 생각했다.
그 여고생은 어느새 삼십대 중반, 거울을 보는 것이 서글프고 짜증나기 시작하는 아줌마가 되었다.
이 책을 접할 때 10년도 훨씬 전에 읽은 시오노 나나미의 책, 그리고 내가 가졌던 다짐을 떠올리게 했다.
작가는 나와 비슷한 인생의 경로를 걸어왔다. 대학 졸업해서 10년 넘게 일을 했고,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열심히 살아왔다.
이 언니는 아프니까 청춘이야 처럼 마냥 다독여주지는 않는다.
때로는 마음 한 구석이 뜨끔할만큼 직설적이고 내뱉는데 그게 오히려 시원하다.
특히나 슈퍼맘 코스프레가 미친짓이라거나 까칠해져라 등의 조언은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사람 컴플레스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내 나이, 지금 이 시기가 하루 중 오후 3시라는 사실에 안도감이 든다. 아직 시간은 반 가까이 남아 있고, 기회도 많다.
꿈이 실현되는데 버퍼링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에 더 이상 조급함이 생기지 않는다.
저자처럼 매일 조금씩 꿈에 투자하겠다. 차 마실때마다 쿠폰에 도장을 찍듯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클레오파트라처럼 원숙미 넘치는 여인이 되기 위한 방법을 알고 싶은 또래, 동생, 언니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