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범죄함으로 인간 안에 죄가 침투 했다. 모든 인간은 죄악된 상태로 태어난다. 한 사람도 예외 없이 그 안에 부패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 본성으로 인해 인간은 죄를 짓는다. 죄를 짓기 때문에 죄인인 것이 아니라, 죄인이기 때문에 죄를 짓는 것이다.

   죄인인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다. 생각을 하며, 생각한대로 선택을 하고 행동하는 능력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인간은 스스로의 의지로 선을 행할 수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의 선은 도덕적 의를 발휘한다거나 시민법을 지키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 행동이 전혀 없으며,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대로 행할 의지가 조금도 없다는 말이다. 인간은 부패한 본성으로 인해 그 자신의 만족을 추구하며, 선이 아니라 악만을 행할 뿐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을 거부한다. 인간은 전혀 부패하지 않았다거나 단지 병 들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성경이 인간의 부패함을 분명히 말하고 있음에도 그들은 성경을 따르지 않는다.

   '자유의지 논쟁'

   본서는 인간에게 선을 행할 의지가 있는지, 자유의지 문제를 다루고 있다. 우선 현대 교회에서 자유의지 문제는 예정과 선택이라는 범위로 확대되어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지적한다. 현대 교회에서 자유의지 문제는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자유가 충돌을 일으키는지를 논의한다. 하나님의 주권적이시라면 인간의 자유는 제한 되지 않는가? 그 자유는 얼마나 제한 되는가 등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자유가 양립할 수 있는지, 아니면 양립할 수 없는지를 살핀다. 이 책은 현대 교회에서 논의되는 문제보다 역사적 맥락에서 자유의지를 살피고 있다.

   논쟁의 역사적 흐름을 쭈욱 살피기보다 자유의지와 관련된 주요 인물의 견해를 살피는 방식으로 논쟁을 분석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주장하는 아우구스티누스, 마틴 루터, 존 칼빈, 조나단 에드워즈와 인간의 자유를 주장하는 펠라기우스, 반펠라기우스주의자, 아르미니우스, 찰스 피니, 루이스 체이퍼를 생애순으로 살펴본다.

   하나님의 은혜를 주장하는 측은 맥락이 같다. 그 반대측은 인간의 자유에 무게를 두지만 세부 견해는 다르기 때문에 보다 면밀히 볼 필요가 있다. 가령 펠라기우스는 원죄를 부정한다. 반펠라기우스주의자는 인간의 원죄를 다르게 바라본다. 인간은 병이들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은혜가 필요하고, 인간이 그 은혜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신인협력설을 주장한다. 이처럼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봐야 한다.

   본서는 자유의지 논쟁을 역사적으로 잘 개관하고 있다. 저자 특유의 필치로 어려운 신학 논쟁을 비교적 쉽고, 간명하게 잘 풀어내고 있다. 자유의지를 둘러싼 논쟁의 양상이 어떤지 총체적으로 살펴보기에 좋은 책이다. 그 논쟁 활발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기에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자유의지 문제는 구원과 관련된 문제이기 명확히, 바르게 정리해야 한다. 이 책이 그것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원죄와 관련해서 성경이 뭐라 말하고 있을까?

   "성경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롬 5:12).

   성경은 원죄를 분명히 말한다. 모든 사람이 죄인임을 분명히 이야기한다. 또한

   "그런즉 한 범죄로 많은 사람이 정죄에 이른 것 같이 한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롬 5:18).

   인간의 노력이 아니라 "한 의로운 행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확실히 적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죄는 우리와 상관 없다거나 인간이 하나님의 은혜에 협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히 틀렸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인간의 자유를 계속적으로 고집하는 것은, 말씀을 거부하는 것이고, 말씀을 거부하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주권, 그분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선하신 분이다. 그런데 선하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에 악이 편만하다. 그렇다면 하나님께 악한 면도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악한 신이 존재한다는 것인가? 신정론에 관한 문제는 우리를 혼란케 한다.

   본질상 선과 악이 양립할 수는 없다. 물론 인간에게는 그것이 가능하지만, 하나님, 신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논리적으로는 가능하다고 볼 수는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불가능하다. 하나님께 선과 악 모두가 공존한다면 그분은 선하신 분이라고 할 수 없다. 하나님의 선, 지고의 선은 악이 전혀 없는 상태를 가리키기 때문이다. 악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절대 선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악은 어떻게 발생 했다는 말인가?
 

   '신 자유 악'
 
   본서는 신과 악의 존재에 대해 논증하고 있다. 신이 악을 허용한 것인가? 그것이 가능한가? 신과 악이 양립할 수 있는가? 신은 악이 없는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가? 등 신과 악의 상관성을 다루고 있다. 분량이 많지 않아서 내용이 압축적이다. 한 마디로 어렵다. 한 번에 이해 되지 않는 개념과 논증이 많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읽는데 애를 먹었다. 기본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원서 자체가 그런 것인지 아니면 번역이 어렵게 된 것인지 말이다. 

   원서를 보지 못해서 쉽게 판단할 수 없지만 번역문이 매끄럽지 않다. 정돈되지 않은 문장들이 많다. 어려운 책인데다 윤문이 제대로 되지 않은 듯 보여 이해하기 더 어렵다. 혹시나 이 책만 그런 것인지 살피기 위해 플랜팅가의 다른 역서를 구입해서 봤다. 그 책도 마찬가지였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책 자체가 어려워서 편집자들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윤문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아무튼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제대로된 평을 쓰기는 힘들 듯 하다. 대신 다른 부분을 간략히 평하고 마치려 한다. 이 책의 내용은 신학의 범주보다는 종교철학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신이 언급 된다는 면에서 보면 신학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정론을 다루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서 기독교 신학에 속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하나님은 절대 선이신 분이다. 절대 선은 악을 조금도 용납할 수 없고, 악은 전혀 없다는 말이다. 이 세상은 하나님이 만드셨다. 이 세상에는 악이 존재한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상기한다면, 이 세상의 악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알 수 없다. 성경에서 악의 기원과 존재를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악이 존재한다는 것 뿐이다. 그리고 욥기가 알려 주듯이 그 악, 사탄은 하나님의 주권 하에 있다는 것 뿐이다. 우리는 모순되게 보이는 일련의 문제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의문을 품을 뿐이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단지 하나님은 우리의 머리로 다 이해할 수 없는 분이시라는 것이다.

   인생은 갈림길의 연속이다. 우리는 갈림길에서 둘 중 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 뒤로 갈 수는 없다. 무조건 선택해야 한다. 어렵게 선택해서 이제 막 갈림길을 벗어나면 얼마 안 가 또 다른 갈림길과 마주하게 된다. 인생은 갈림길을 재차 마주하고 선택을 반복한다. 그 수많은 갈림길과 선택 가운데서 어느 쪽을 택해야 할까? 그것이 우리를 고민케 한다. 뒤돌아보면 후회가 되고, 왜 이 길을 택했나 싶을 때가 많다. 인생은 참으로 어렵다.
 
    '솔로몬에게 길을 묻다'
 
   본서는 인생길을 고민하는 우리에게 좋은 조언을 준다. 지혜의 책인 잠언을 통해 현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준다. 단지 인생의 문제를 논하는 책이 아니다. 성경이 우리 인생을 어떻게 이끌고 말하는지를 풀어준다.
   우리의 말, 감정, 돈, 성, 가족, 친구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대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인생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알려준다. 무엇보다 여느 잠언 해설서와 같이 평이한 해설로 그치지 않는다. 교훈을 나열하지 않는다. 이 책은 독특하게 각 내용마다 그리스도로 끝을 맺는다. 각 사항을 통해 어떻게 그리스도께 나아가며 그분을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준다. 잠언의 내용을 그리스도와 연결하는 해설서는 흔하지 않다. 그것은 이 책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약점은 지나치게 평이한데 있다. 큰 감동이나 깨달음을 주는 내용이 없다. 마음을 확 잡아 끄는 구절이 별로 없다. 그저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야기만 쭈욱 한다. 내용에 무게감이 덜하다. 물론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지만, 지혜서인 잠언을 다룸에도 이 책과 같이 평이한 경우는 흔하지 않은 듯 싶다.
   아무튼 이 책은 시드니 그라다누스, 브라이언 채플, D. A. 카슨, 월터 C. 카이저 Jr. 등 화려한 추천인으로 인해 읽게 된 책이다. 그들의 추천사가 무색하지 않게 현시대의 우리가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 지혜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느낌은 잠언을 다루는 다른 책들과 조금은 다를 것이다. 새로운 느낌이 들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그리스도인은 더 큰 선택의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갈림길은 선택의 폭이 더 좁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경험과 지혜와 정욕을 따라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다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뜻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한다. 하나님께 뜻을 여쭈어야 한다. 문제는 하나님께서 그 자리에서 즉시 답을 주시지 않는다는데 있다. 대신 성경을 통해 답을 주신다. 그리스도인이 날마다 성경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성경에는 그리스도인이 살아야 하는 삶의 모범이 담겨 있다.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삶이 나타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날마다 성경을 읽어야 한다. 성경을 읽으므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뜻에 맞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생의 갈림길에서 그동안 읽은 성경이 지혜가 되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