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전략에 관한 책이 무수히 많고 비슷한 것도 많은 가운데 본 책의 작가는 명확한 컨셉이 있다. 바로 어떠한 비즈니스 문제 하나를 해결하기 위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나가이 다카히사라는 작가. 이전에 ‘100엔짜리 콜라를 1000엔에 파는 방법’이라는 책을 읽고 주저 없이 본 책을 선택하여 읽게 되었다. 이번에 ‘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에서는 작은 회사인 싱크프리상사의 사토 미유키 과장이 이끄는 태스크포스팀에서 큰 조직인 밸류하이사에게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긴 후 이를 다시 극복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본 책은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10가지 테마의 전략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는데, 스토리텔링에 의해 각 장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경영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를 궁금하게 하는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즉, 전략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읽으면서 전략의 중요한 키워드를 접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상당한 장점이다.

     사토 미유키라는 TFT 리더가 전략에 대한 시행착오를 겪고, 잘못된 부분을 하나씩 깨달아 가는 과정 속에서 전략 개념들을 제시한다. 스토리 흐름 속에서 이해하기가 더욱 쉽게 느껴지게 되는데 실제 다양한 기업 사례를 덧붙여 제시하는 부분이 더해졌다. 그리고 각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 관련된 경영 전략 이론을 친절하게 정리해주고 있어서 책을 다 읽고 난 후 정리된 내용을 한 번 더 훑어볼 수 있게 되었다. 책의 추천사 중 ‘시작부터 끝까지 가볍고 재미있지만 그 교훈이 결코 가볍지 않다’라는 말이 있는데 가볍게 읽었지만 중요한 경영 전략 이론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올해 새 정부가 시작되면서 창조경제에 대해 많이 말한다. 국정방향이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개개인의 창의력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하면 나의 잠재되어 있는 창의성이 발현되는지 생각해 본적이 없고,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지는 도통 모르겠다. 그런데 ‘크리에이티브 블록’이란 책이 나의 창의력에 불을 붙여 주는 500개의 아이디어를 알려준다고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도출이 과연 책을 통한 학습으로 가능한 것인지 의아해하며 읽게 되었다.

우선 책의 크기가 핸드북처럼 작고, 한 페이지에 큰 글씨와 여백의 미로 간결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중간 중간 그림과 함께 아이디어가 ’불꽃 튀게 하는 단어’를 제시해 주기도 한다. 가장 좋았던 것은 몇 페이지를 넘겨 읽다 보면 ‘전문가의 조언’을 만나게 되는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예를 들어 소설가, 코미디언, 저널리스트, 마케팅 담당자 등의 전문가가 일을 하는 가운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시도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들의 경험적인 이야기여서 더욱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500가지의 아이디어는 한글과 영어 두 언어로 쓰여 졌는데, 영어와 함께 읽으니 메시지를 반복해서 읽는 효과도 있고, 메시지 의미가 보다 명확하게 기억에 남는 느낌이 들었던 거 같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도출은 언제나 쉽지 않다. 무언가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며칠을 생각만 하다 아무런 성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 ‘크리에이티브 블록’에서는 500가지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나에게 효과가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알게 된 것이 좋았다. 특히 아이디어가 필요한 평소에 그 상황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깨달았다. 나는 생각해 보기도 전에 단 하나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건질 수 없을까봐 두려워하는 모습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에서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어떤 것이든 떠오르는 것은 모두 적으라고 말한다.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메시지이지만 나에게 필요한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새 정부의 창조경제 방향에서 중요한 것이 모든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듣고 반영한다는 것인데, 나랑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도 무언가 나올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들게 한 책이었다.

‘뱁새족’이라는 책 제목을 접하며 내 머릿속의 연관검색어와 같이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라는 속담이 생각났다. 폭주족, 야타족, 오렌지족 등등 무언가 뚜렷한 특징을 지니지만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닌 단어처럼 ‘뱁새+족’이란 제목 역시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다. 책 제목에서 황새를 따라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뱁새를 인간에 비유한 표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있는 소설책. 그리고 박경리 작가의 소설. 그런데 1967년 75회에 걸쳐서 일간 신문에 연재된 소설이란다. 오랜만에 읽는 소설책이 여러 가지 상황과 맞물려 더욱 기대가 되었다. 한 가지 내 예상과 달랐던 것은 200페이지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였다는 점이다.

나의 상황과 여러 가지 상황의 조합이 무언가 신비로운 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반 정도 읽었을 때 드는 느낌이 고등학생 때 언어영역 지문을 읽는 것 같았다. 앞에서 전개된 상황을 떠올리며 인과관계를 따지고 있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있었다. 스스로 읽다가 웃었던 건. 대화체로 이루어지는 따옴표 안의 글을 읽으며 인물의 심리상태를 분석하고 있었다.

처음 책 제목에서 가졌던 느낌과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 등 전개되는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인공 유병삼, 그의 누이, 그리고 그들 주변의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각 사람 하나하나의 캐릭터에서 다양한 인간의 내면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것은 선하기보다는 탐욕적이고 거짓되고 추악한 모습이었다. 그들의 대화와 생각에서 나의 속사람의 모습이 드러남을 느꼈다. 겉으로는 감추려고 노력하고 있기에 주변 사람들은 잘 모르는 나의 모습들이 황새를 쫒아가고자 애쓰는 뱁새와 같았다. 특히 등장인물 중 ‘윤이’라는 여인이 나오는데 자신의 신분, 정체를 모두 숨기고 거짓된 모습으로 꾸며 살았는데, 결국은 주변 사람들이 그녀의 거짓을 알게 된다. 거짓을 몰랐을 때와 거짓을 알고 난 후 그녀를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상반된 태도에 나의 모습이 겹쳐졌고, 자신을 숨기기 위해 애쓰는 그녀의 모습에서도 역시 나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그녀의 정체를 알고 소위 말하는 ‘뒷담화’하는 장면에서도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읽은 소설이 그냥 편하게 즐기는 소설은 분명 아니었다. 읽는 내내 유쾌한 느낌도 아니었다. 나의 솔직한 모습을 들키는 것 같은 불편함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런데 읽고 난 후 주인공 누이와 윤이라는 캐릭터가 계속 생각났다. 진실 된 모습, 겉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기, 포용하며 겸손한 모습으로 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지속적이고 끈끈한 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임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