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게 다듬어진 심청전입니다. 유은실 작가는 희노애락이 담긴 원전의 긴 이야기를 아이들이 읽기 쉽도록 다듬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원전의 긴 이야기를 간결하고 운율감있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심청전에서 전하고자하는 핵심적인 교훈도 잘 드러나있구요.

 

 앞을 못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바다에 제물로 몸을 던진 심청이, 하지만 죽지 않고 살아나 결국 아버지와 만나 행복하게 살게 되는데요. 심봉사와 심청이 만나는 장면에서 심봉사가 눈을 뜨게 되는데 이때 맹인잔치에 온 다른 맹인들이 함께 눈을 뜨는 장면이 인상깊습니다.

 

 이야기와 더불어 화려한 색감이 인상적인 그림은 민화와 닮아있기도 하고 색색깔 선명하고 고운 한복을 닮아있기도 합니다. 테두리를 굵게 한 번씩 덧 씌운 그림체가 목각판화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홍선주 그림작가는 우리나라 전통의상인 한복을 참고하여 색의 대비를 주었다고 하는데요. 그때문인지 그림이 생생하고 힘이있어 보입니다.

 

 심청전의 재미있는 이야기와 더불어 홍선주 그림작가의 토속적인 그림을 천천히 뜯어보는 맛도 있습니다. 그림에 복선도 깔려 있는데요. 심청의 아버지가 심청을 마중나갔다가 물에 빠지는 장면에서 심봉사의 뒷편에 나무와 겹쳐 그려진 손이 등장합니다. 이 손은 '여원인'이라는 부처님의 수인으로 어떠한 두려움도 없애주고 어떠한 소원도 들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책을 볼때 미처 모르고 지나쳤는데 뒷쪽의 해설을 보고 알게 되어 다시 보게 되었답니다. 이야기의 끝에서 심봉사가 눈을 뜨게 되는데 이 점을 복선으로 깔아놓은 것이죠. 그림작가의 세심함이 돋보입니다. 책을 읽다가 놓치고 지나갈 수도 있지만 해설때문에 놓쳤던 부분을 다시 되짚어 읽어볼 수 있어 유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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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복이는 부자집에서 태어나 모든 것을 누리고 살지만 정작 친구들에게는 인기가 없는데요. 바로 만복이가 험한 말만 골라하기때문이죠. 하지만 만복이가 정말 못되거나 심술궂기만 해서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마음과는 다르게 거친 말이 나오기때문인데요. 어렸을때 보면 학교에서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되려 장난을 치고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는데요.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쑥스럽고 겸연쩍어서 반대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놀림을 받거나 거절당해도 나중에는 친구들이 진심을 알아준다는 것을 안다면 아이들도 반대로 표현하는 것을 점차 줄여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만복이도 처음에는 심술궂은 말들만 친구들에게 하며 외롭게 지내는데요. 어느날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떡집을 발견하게 됩니다. 배가 고파 들어간 떡집에는 주인이 없고 떡에는 돈액수대신 신기한 값이 써져있었죠. 아이들의 웃음과 착한 일 한개, 착한 일 두개 등인데요이 값을 치루고 떡을 먹게 되면 달콤한 말이 술술나오거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몽글 떠오르기도 하죠. 정말 재미있는 가게죠?

 

 만복이는 자신도 떡을 먹으면 아이들에게 험한 말 대신 좋은 말만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떡을 먹기로 결심하는데요. 그래서 학교에서 평소와는 달리 착한 일도 하고 아이들을 웃게 만들기도 합니다. 험한 말만하던 만복이의 행동이 변하게 되자 아이들도 변한 만복이의 진심을 알아주게 되는데요. 결론적으로 생각해보면 신기한 가게의 떡때문이 아니라 만복이가 스스로 바뀌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행동도 바뀌게 된 것 같아요. 그 생각이 신기한 떡가게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요?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겨주는 것 같습니다.

 쥐똥선물은 승호가 우진이의 생일선물을 마련하기 위해 벌어진 사건을 통해 친구와의 우정을 돈독하게 키워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우진이는 힘도세고 게임도 잘하는 아이인데요. 반면 승호는 게임은 조금 잘하지만 운동신경이 떨어지는 아이입니다. 축구를 할때도 미끄러지고 공을 뺏기고 아이들에게 원성을 듣기도 하죠. 어떤 학교에서든지 꼭 한 명씩 있을 법한 아이들이죠?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아이들의 모습이라 친근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승호는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우진이와 친해지고 싶어합니다. 제가 초등학교다닐때도 인기있는 아이들 주변은 늘 북적거렸는데요. 인기있는 아이와 친해지면 자신도 더 많은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어느날 우진이가 승호에게 놀라오라며 초대를 하면서 사건은 시작되는데요. 우진이의 생일이라고 생각한 승호가 선물을 사려다 돈이 부족해 뽑기를 하다가 돈을 다 날리고 구슬 세개만 갖게 됩니다. 친구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승호의 마음이 잘 드러낸 부분이죠.

 

 그러나 세개의 구슬 중 두개는 잃어버리고 남은 하나마저 고양이가 삼키게 되는데요. 고양이 주인인 할머니는 구슬값이라며 소원을 이루어주는 씨앗을 몇개 줍니다. 쥐똥처럼 생긴 보잘것 없는 씨앗때문에 실망한 승호와 우진. 하지만 이 씨앗으로 인해 왕래를 하게 되고 서로 속마음에 있던 이야기를 터놓게 되면서 승호와 우진은 이전보다 더 가까운 친구사이가 됩니다. 승호는 우진이 좋아하는 선물을 사주지 않으면 실망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선물보다 솔직한 마음과 진심이었죠. 아이들도 이 책을 읽고나면 친구를 사귈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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