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선생의 고만해(고전문학 만화 해제)

 

중학생이 꼭 읽어야 할 곰성생의 고전문학 문화 해제라는 책입니다. 어려운 고전문학을 보기 쉽게 만화로 풀어놓아 이해하기 쉽고 코웃음까지 나게 하는 재미있는 고전문학으로 바꾸어 버린 신기한 책입니다. 큰 아이가 그림체가 익숙하다고 해서 교과서를 확인하니 중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되어 있던 삽화와 내용이였습니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끝도 없을 고전문학을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어도 되나? 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책이라 저희집 중1과 초2가 깔깔거리며 몇번씩 읽었습니다. 저 또한 며칠동안을 정독을 하며 읽고 우리 조상들이 좋아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만화자체도 무척 재미있고, 요즘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내용이 되어 있고, 난잡하거나 애매한 부분은 전혀 없어서 초등학생이 읽어도 무난한 것 으로 생각됩니다.

 

이 책에 소개된 고전문학은 대략 30가지가 넘습니다. 방대한 양을 전부 독서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간략하게 내용을 알 수 있고, 흐름과 분석까지 되어 있어 공부를 떠나 상식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본문은 크게 환상소설, 영웅소설, 우의소설,애정소설, 가정가문소설, 풍자비판소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각 부분마다 다양한 작품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환상소설-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전,취우부벽정기,장화홍련전,콩쥐팥쥐전, 김인향전, 설공찬전, 남염부주지,숙영낭자전,윤지경전,구운몽,옥루몽,운영전,심생전,원생몽류록
영웅소설- 홍길동전,전우치전,조웅전,유충렬전,최고운전,임진록,홍계월전,이춘풍전,박씨전,임경업전,숙향전,백학선전
우의소설-국순전,공방전,국선생선전,토끼전,장끼전,서동지전
애정소설-심생전,주생전,춘향전,채봉감별곡
가정가문소설-사씨남정기,,창선감의록,반씨전,최척전,남윤전
픙자비판소설-양반전,허생전,호질,마장전,광문자전,예덕선생전

 

허생전이나 구운몽, 춘향전등은 익히 알고 있던 작품들이지만, 설공찬전, 홍계월전, 채봉감별곡등 알지 못했던 다수의 고전작품들에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었습니다. 읽어보니 디즈니의 뮬란보다 홍계월전이 더 화려하고 인간적인 내용이였으며, 춘향전보다 채봉감별곡이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이렇게 재미난 우리 고전을 이제야 읽게 되어 아쉬웠지만, 이제라도 즐길 수 있게 되어 아주 기쁩니다. 이제는 두꺼운 고전원본도 두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을 만큼 이 책은 도움이 컸습니다.

구운몽에서 꿈을 꾸는 장면을 영화 매트릭스의 장면과 연관시켜 나타내는 것도 정말 센스만점의 내용이였습니다.

 

초등고학년과 중학생이상은 꼭 읽어봐야 할 고전문학 해제입니다. 학생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읽고 또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히로코씨의 명랑 생활 일기

 

스스로를 일본사람보다 오사카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쓰카구치 히로코씨가 지은 명랑 생활 일기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귀여운 삽화와 작가의 편안한 이야기와 재미있는 일본어코너가 있어서 일본어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와 관련되는 일본어 코너에서는 회화책에서는 잘 보지 못하는 말이나 문장들이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 부분이 끌리지 않을 까 싶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일본어를 잘 몰라서 상식을 넓히는 선에서 보기로 했고, 제 딸은 킥킥거리며 읽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히로코씨는 평범한 경험을 가진 사람은 아니였습니다. 조금은 많이 색다른 사람이였습니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보고, 실명의 위험을 경험해본 사람이였습니다. 그런 절대절명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하루하루를 즐겁고 재미나게 살아가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언제 다시 뇌염으로 쓰러질 지, 망막박리로 실명할 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건강하게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열심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그녀이기에 더욱 그녀의 일기가 좋아보였습니다.

 

무엇이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무서운 건 없습니다. 건강이라는 것 자체를 생각해 본 적도 없을 만큼 당연하게 여겼었습니다. 하지만 생사를 헤매고 기억을 잃어버리고 걸을 수 조차 없게 된 후 건강의 고마움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남은 인생을 헛되게 살아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는 히로코씨의 투병생활, 유학생활, 연애와 결혼 이야기, 한국에서의 생활, 일본어 강사로서의 삶등이 담겨 있습니다. 재미난 이야기와 그녀의 재치있는 삽화를 보며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며, 히로코씨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해피 해피 스마일

조금은 독특한 느낌을 가진 책이라 생각되어 선택한 책이였습니다. 아이같은 그림과 어렵지 않은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담은 이 책은 일본의 유명한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입니다. 소품같은 소소한 글을 모아 놓았는데, 일상사와 3살배기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하는 재미난 일을 담았습니다.

 

사우나에서 라는 부분에서" 이" 라는 글씨만 금박으로 있더군요. 글을 읽으며 금박글씨를 찾는 재미..오! 재미있다. 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글과 어우려진 약간은 어색하고 어설픈 삽화들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물론 일본인의 생활을 잘 모르기에 어떤 부분에서는 오크라 라는 것은 도무지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지만, 삽화로 고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독자를 위해 번역시 약간의 해설을 붙였다면 더 좋았겠습니다. 그리고 책의 가운데 키우는 고양이의 사진도 있더군요. 귀여웠어요.

 

제가 읽은 책은 도서관에 대여하는 것인데, 초반에 1장이 통째로 없어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빌려보는 책이면 뜯어졌을 때 테이프라도 붙여주었다면 다음번 읽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을 텐데 말입니다. 재미있는 부분이라 정말 아쉬웠습니다.

크게 감동을 주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강한 팩트는 없지만, 이렇게 잔잔한 글도 깨알같은 잔재미를 주는 것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아이를 키우며 겪는 내용들도 제가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그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상사중 일어나는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싶은 분들은 한번 정도 가볍게 읽어 볼만한 책입니다. 엉뚱한 삽화도 관람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