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의 결탁

 

 존 케네디 툴의 장편 소설..바보들의 결탁이라는 소설이다.  이 책은 2006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지난 25년간 출간된 최고의 미국소설에서 토니 모리슨을 위시한 쟁쟁한 대가들의 작품에 이어 여섯번째로 많은 지지를 받은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훌륭한 작품이 한국에 이제 나온 이유가 무엇일까 의문이 생길 정도이다.  

 

이 책을 보면 주인공이 상당히 개성이 넘치고 독특한 면이 있었다. 주인공 이그네이셔스 J. 라일리는 대학과 대학원까지 졸업한 똑똑한 사람이다. 하지만 사회에서 그를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일을 하려고 하지도 않는 일명 백수이다. 그저 문학을 통해 사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려고 할 뿐이다. 주인공의 모습은 이 소설을 쓴 저자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도 유명한 튤레인 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에서 문학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을 밟던 중 육군에 징집되어 복무하게 되며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 이 소설을 완성한 후 저자는 여러 출판사를 전전했지만 어떤 출판사도 이 책의 출판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실의와 여러가지 힘든 일을 겪고 나서 저자는 젊은 나이에 자살이라는 비극적 결말을 내리게 되었다. 어쩌면 저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소설 출판을 위해 작가  워커 퍼시에게 매달리지 않았다면  이 명작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파뭍혔을 것이다.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아들이 사망한 지 11년후 소설출간으로 다시 세상에 그가 있었음을 알리게 되었다. 작품의 출간에 대한 스토리도 하나의 소설같다.

 

옆의 동상은 뉴올리언스 Chateau Sonesta 호텔(옛 D.H 백화점) 입구에 전시되어 있는 소설속 주인공 이그네이셔스의 동상이다. 이런 동상이 있을 정도면 이 도시의 사람들이 얼마나 그를 사랑했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보들의 결탁은 뉴올리언스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다른 미국도시와는 다른 독특한 유럽계(독일, 아릴랜드) 주민들과 흑인들 그리고 그들의 문화..그 도시만의 특유의 사투리를 소설속에 너무나 잘 표현해 놓은 책이다. 번역자는 영어 사투리가 주는 맛깔나는 느낌을 번역에서 줄 수 없다는 것을 많이 안타까워 했다. 맞다. 우리가 경상도나 전라도, 강원도 사투리가 듬뿍 담긴 글을 읽으면 색다른 정서가 느껴지는데 이소설도 그럴 것이다. 영어 원서를 못 봤지만 원서의 맛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이해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사투리의 맛을 빼더라도 바보들의 결탁을 읽는데는 큰 무리는 없다. 그 이상의 근본적인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신기하게 책장이 넘어가는 맛이 있다. 어머니를 기다리는 이그네이셔스의 모습(동상이 그 모습이다.), 그의 모습은 우스꽝스런 옷을 입은 연극배우같기도 하다. 색상도 의상도 독특하니까 말이다. 초록색 사냥모자는 그의 개성을 나타낸다. 그저 서있는 그에게 경찰은 다가가 신분증을 요구한다. 수상한 사람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말이다. 순순히 신분증을 줄 그도 아니고 이 때부터 경찰과 다툼이 일어나고 주변 사람들도 모여들어 결국에는 이그네이셔스를 두둔하던 과격한 할아버지가 연행되는 조금은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다. 참  어처구니없지만 어쩌면 그럴 수 도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 뒤의 일은 직접 읽어보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로마의 전설을 만든 카이사르 군단

 

카이사르 군단 이라는 책을 받는 순간 책의 두께와 가격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엄청나게 두꺼운 책의 양과 작고 촘촘한 글씨들이 나를 압박했다. 스티븐 단도-콜린스가 지은 책으로 그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역사자이자 소설가이다.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30년간 자료를 수집하고 2년여동안 책을 썼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자료를 가지고 글을 썼을 지 예상이 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지은이의 30년의 역사적 자료가 우리들에게 큰 지식과 영감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원전 84년부터 서기 231년 아우구스투스 시대에 만들어진 50여개의 로마군단의 창립부터 어떤 전투가 있었고, 언제 해체가 되었는지 까지도 자세하게 나와 있어서 로마시대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는 거의 백과사전같은 느낌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50여 개의 전투 군단중 10군단이 카이사르가 이끌던 주력 군단이였다고 한다. 그래서 10군단의 창설부터 어떤 전투가 있었으며 카이사르가 살해당한 이후까지도 남아 있던 역사적 사실을 사실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군단의 이야기도 상세하게 되어 있어서 로마 시대의 군단을 다시 한번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10군단과 가이아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활약을 주로 담고 있는데, 로마군단의 근무 기간이 15년이였다는 사실이 참 놀라웠다. 2년 근무인 우리나라 군인을 생각하니 말이다. 나중에 20년으로 연장되었다니 어떻게 그런 긴 시간동안 군인으로 전쟁을 할 수 있는 지 신기할 뿐이였다. 그리고 근무 기간동안 전투로 사망한 군인들을 보충하는 군인들을 다시 뽑지 않아서 제대를 앞둔 어떤 군단의 숫자는 상당히 적었고, 50세 이후의 노년병들이 많았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전쟁에서 대패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고 한다. 정식 로마시민이 아닌 경우에는 보충역을 뽑기는 한다고 했지만 군단대접은 못받았다고 한다.

 

헬베티족과의 전투, 알레시아 공방전, 파르살로스  전투, 탑수스 전투, 문다 전투, 필리피 전투, 그 유명한 악티움 해전, 예루살렘 공성전등의 전투사가 이야기되어 있다.  문다 전투의 내용에서보면 첫 글로 "죽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라고 써있다. 상당히 어려운 전쟁에 나가는 군인의 마음을 잘 표현한 글이다. 카이사르는 "여기서 지면, 나는 목숨을 잃고 그대들은 경력이 끝난다" 라는 말을 하고 당당하게 적들의 기지쪽으로 혼자 걸어 간다. 적들은 200여개의 투창을 던지며..그 광경을 지켜보던 10군단 병사들이 숨을 멈추며 바라보는 장면도 머리로 그 상황을 상상하기에 땀을 쥐는 장면이였다. 그 스토리 뒤로 여러가지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책의 뒷면에는 당시의 지도들이 많이 제공되어 있어서 책을 읽으며 생기는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개별 군단의 역사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50여개 군단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마지막에는 책에 나온 어휘 설명도 따로 편집되어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이 밖에 로마군이 신병을 모집한 방법이나 이집트와 유대주둔 군대의 독특한 명령체계, 로마 군단의 이름과 번호가 붙여진 과정10군단의 '프레텐시스'라는 명칭에 대해서 , 로마군의 계급을 오늘날과 비교한 부분도 재미있었다. 아우구스투스의 숫자 명명법에의해 전멸한 군단의 번호는 다시는 쓰지 않았다는 것, 대대로 그 전통을 지킨 로마의 황제들이 19, 25,26을 제외한 숫자만 군단에 붙였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이 책은 굉장히 많은 역사적 전투와 당시 로마 10군단의 생각과 문화까지도 이해할 수 있게 쓰여진 책이다. 개인적으로 글씨가 조금만 더 컸더라면 책을 보기 더 좋았을 것 같다. 로마의 역사, 카이사르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꼭 읽어 보면 좋을 책이다. 책이 두꺼우니 끝까지 읽을 마음의 준비는 꼭 하시길 바란다. 물론 스토리가 재미있어서 책장이 잘 넘어가니 미리 걱정을 안해도 된다. 

낙관적인 아이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의 낙관적인 아이는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부모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그는 긍정심리학을 창시한 심리학자로 학습된 무력감의 최고 권위자이다. 그래서 평범한 육아전문가가 쓰는 자녀양육법에 관한 책과는 달리 집단적인 실험과 관찰 결과를 토대로 심리학적으로 아이들의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라는 것은 참 중요한 것이다. 재산을 남길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좋은 성품과 바른 생각을 자녀에게 남겨준다면 예상하지 못하는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생겨도 이겨내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것을 유산으로 남겨주어야 한다. 각박한 세상을 살기 위해 온갖 수단과 처세술을 알려주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왜 낙관적인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 부모가 잘못 알고 있는 아이의 양육법의 문제를 알려준다. 그리고 낙관주의가 과연 무엇이며, 내 아이는 과연 낙관적인지 검사하는 테스트가 들어 있다. 낙관적 생각을 테스트하면 아이가 낙관적인지, 비관적인 지를 알 수 있다. 그것을 기초로 비관적인 아이는 꼭 낙관적인 생각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 책이 그것을 돕고 있다. 전문 인지 심리상담가를 통해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으로 시작해 보자. 이 책을 열심히 읽는 다면 당신도 바뀌고 아이도 바뀔 수 있다. 부모가 바뀌어야 아이도 바뀌기 때문이다.

 

아이의 인생을 바꾸는 프로그램의 내용은 비관적인 생각을 낙관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과정과 설명약식을 바꾸는 법, 반론제기와 탈비극화, 사교능력을 키우는 법이 담겨져 있다. 실지로 아이가 우울증이 있는 지 검사하는 테스트도 들어 있으니 활용해 보면 좋을 것이다. 각종 그림을 활용하여 아이들이 참여하기 좋게 만들어져 있어서 읽으면서 정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부모들은 실제로 자신의 아이가 낙관적인지, 비관적인지를 잘 모른다고 한다. 사람들의 성격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외에 속에 숨겨져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책안의 테스트를 꼭 해보고 만약 우울증의위험이 높은 아이들이 있다면 꼭 이 책에서 소개해준 방법으로 아이들을 유도해 보면 좋겠다. 물론 낙관적인 아이들일지라도 우리가 우울증 면역 예방주사를 놓을 수 있다면 사춘기때 아이들의 심한 우울증과 자살까지도 막을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 된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우울증으로 심한 자기 파괴와 자괴감, 학교포기, 자살까지 가지 않도록 부모와 교사와 아이들을 접하는 모든 어른들이 읽었으면 한다. 아이들은 우리의 다음세대를 이끌어갈 소중한 생명들이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책이다.

마틴셀리그만, 긍정심리학, 낙관적인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