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광주, 노동운동, 87년 6월항쟁, 소련몰락, 베를린 장벽해체....80년부터 20년간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은 격동의 시절이었다.
그 한가운데서 대학생활을 했던 386의 끝자락인 내게도....
한남자(오현우)와 한여자(한윤희)의 느린 호흡의 회고로 그 시절을 다시 읽게되어 행복했다.
그 자리 지나간 시절의 그 현장에서 충격과 열정과 눈물과 열망으로 몸부림 치던 이들에게도 소소한 일상과 같이 잊혀지고, 퇴색되고, 덧칠되고 추억으로 과거로 기억 저너머로 가버린....
오래된 정원을 바라보는 담담한 시선으로 그 시절을 돌아볼 수 있었다.
암으로 죽어버린 그녀........
죽음보다 더 잊혀지기 쉬운 것들이 있을까?
죽음으로 그 시절을 잊을 수 있을까?
그와 그녀로 인해 세상에 태어난 그들의 딸이 희망이 되길 제멋대로 소망해 본다.
늘 현재는 정신없고 각박한데, 어느 누군들 보석같은 지난날을 긴 호흡으로 돌아보고, 절망하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행복해 할 수 있을까?
그런 시간을 마련해 준 이 책에 따뜻한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