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한국 교육에 있어서 넘지 못할 산인가? 결론 부터 얘기하면 아니라 생각한다.

아내랑 크게 다투었다. 아들의 영어 때문에...이것이 다퉈야 할 일인가? 다퉈야 할 일이다.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은 유치원때부터 소모임, 학습지 등등 영어를 계속해 왔다. 뭐~ 남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라는 말로 자위하면서 왔지만 이렇게 해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전문학원에 보내야 하겠다는 것이 아내의 주장이다.

크게 학원이나 유학이 없었는데도 나는 영어로 내 의사를 주장하는데 무리가 없다. 그렇다고 그 흔한 토익이나 토플 공부를 한 것도 아니다. 그저 꼼꼼히 공부한 것은 오성식씨가 굿모닝 팝스를 진행하던 시절 2년간 열심히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고...외국인과 만났을때 부끄럼이 없어 말도 안되는 영어를 창피함 없이 했다. 물론 나는 영어를 잘 한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남들도 나를 영어를 잘하는 인간이라 평가하지 않는다. 지금도 틈 날때 마다 영어방송 보고 운전할때도 잘 잡히지 않는 AFN을 듣고는 다니지만...사실 60~70%나 들릴까말까.

암튼 아내의 주장에 맞서는 나의 주장은 다른 방법이 있을 거다. 영어는 학원 다닌다고 좋아지지 않는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리게 마련이다. 아이가 모티브를 가질 수 있게 한다음 학원이든 유학이든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결론은 함께 좋은 방법을 찾아보자...라는 것으로 끝났지만 꽤나 격한 다툼이었다. 그래서 내가 찾다가 선택한 것이 어린이를 위한 영절하다. 영재와 송이의 영어학습을 위한 우화~

사주자 마자 아들은 앉은 자리에서 독파했다. 내용도 어렵지 않고 길지도 않으니...헌데 이렇게 하겠단다. 하지만 물론 만화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자막있게 보다가 자막없게 보니 답답키는 할 것이지만..ㅋㅋ

"영어는 외우고 공부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익히고 익숙해지고 이해하는 것이다."라는 책의 내용이 공감되는 것은 내가 영어를 외우고 공부한 27년의 세월이 영어를 하는데 크게 도움되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하기 때문일게다. 오히려 영화보고 팝송 따라하고 외국인과 겁없이 마주한 것이 그나마 조금 떠듬거리는 말을 할 수 있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믿는 까닭일게다...

아들에게 이책을 사주고 같이보면서(사실 아들책이 쉬워서 보기 더 좋다) 공감을 느꼈으니, 이제는 내 수준(?)에 맞는 어른 책을 사야하나?

평점은 B다.

요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모네전을 하고 있다. 또 예술의 전당에서 "오르세 미술관"전도 하고 있다. 아들이 개학하기 전에 두 전시회를 가고픈 마음에 집사람과 언제갈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아들과 함께 같은 책을 읽는 것에 대한 소박한 즐거움에 빠져 있는 나는 가끔 아들의 책장을 훝어보고 한다. 어제 좀 일찍 집에 들어가서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아들 책장을 살피는 데 "모네의 정원에서"라는 이 책이 보였다.

앞에서 얘기한데로 모네에 관심을 갖고 있던터라....무심결에 뽑아서 보았다. 어린 여자아이가 할아버지와 모네 이야기를 하다가 모네 그림과 모네의 생가를 여행하고 오는 내용이다.

모네가 80이 넘도록 장수하며, 죽을때까지 연꽃을 그린 것이랄지. 백내장 수술하기 전과 수술 후에 모네가 쓴 색의 변화.. 그의 유명한 정원...일본풍의 다리에서 보는 수련....양귀비의 화려함. 근접시야에서 보는 그림과 원근시야에서 보는 그림의 차이......

빛과 순간이라는 인상파의 화두를 알기쉽게 거칠지않은 느낌으로 알게 해 주었다. 물론 모네의 전부를 이 작은 동화책으로 알수는 없지만 그림책속의 모네의 그림과 느낌으로 모네를 일별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기껍게 빠질 수 있는 짧은 모네와의 일별! 평점은 B++이다.

어느 날 박재동 선생의 책들을 찾다가 우연히 "십시일反"이라는 만화작품집을 보게 되었다. 2003년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한 만화작품집이다. 왠 국가인권위원회?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 한것은 국가기관의 선전지가 아닌가라는 의구심 때문이었고, 다시한번 살펴보게 된 이유는 그래도 박재동 선생이고 홍승우씨인데...라는 관심과 그래도 국가인권위원회가 다른 국가기관 보다는 낮은 자리를 살피는 것에 대한 평소 괜찮은 인상 때문이었다.

"성향도 관심도 다른 하지만 좀 잘나간다는 공통점을 가진" 만화가 10명이서 우리사회의 살펴지지 않는 관심들을 각각 주제 삼아 10편의 작품을 그리고 이를 책으로 묶었다.

권말에 쓰인 홍세화 씨의 글을 약간 인용하면........

"사람은 이상한 동물이다. 이 세상에 자기와 아주 똑같은 사람이 존재하는 것도 끔찍스럽게 여기지만, 자기와 다른 사람을 반기지도 않는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차이를 찾으려 애쓰고, 자기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자기와 같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이와 같은 인간의 이중성은 필연적으로 차이를 차별의 근거로 삼는다."

맞다. 같은 옷을 입은 것 마저 싫은데...똑같은 사람? 너무 다르면 사람같지 않아...그치?

하지만 사람 중에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심지어는 한날한시에 때어난 쌍둥이 마저도 다른 인격과 다른 성격을 가졌다. 이 다름을 스스럼없이 인정해야만 서로 부딪고 사는 사람 세상이 내게 올곧이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다. 가슴으로 마음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내주장 내 고집을 강요하는 사회....

이 책은 그것을 감성으로 다가올수 있게 되어 있다. 머리로 이해되는 것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렇게 되어 있다. 그래서 평점은 A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