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언제나 나를 들뜨게 한다. 하지만 여행을 자주 가지 못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책을 통해 아쉬움을 달래곤 한다. 그동안 책을 통해 이곳 저곳을 여행했었다. 이번에는 어느곳으로 여행을 떠날지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쳤다.                 이 책은 김향미, 양학용이라는 부부의 여행기이다. 일반 여행기가 아닌 967일 동안 47개국을 여행한 장기 배낭여행기이다. 967일 이라니 2년 하고도 8개월 정도 되는거 같다.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이들 부부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유명 관광지도 좋아하지만 그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곳들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걸 좋아한다. 그런곳들을 다니다보면 그 지역 사람들의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점에서 볼때 이들 부부의 여행기는 나의 성향과 딱 맞아떨어졌다.            이 책에서는 유명한 명소들보다는 그 나라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져 있기때문이다. 이들 부부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나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거 같다. 이들은 많은 돈을 써가며 하는 호화 여행이 아닌 최대한 비용을 절약하면서 고생을 한 여행이었다. 유럽에서는 중고차로 5개월간 여행을 했고, 밴쿠버에서는 4개월간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는등 다양한 경험을 한거 같다. 힘들게 고생하는 이러한 여행이 사실 더 많은 추억이 남는다는것을 이들 부부는 알고 있는거 같다. 여행기의 꽃은 역시 사진이다. 이 책 역시 많은 사진들을 수록해 놓았는데 단순히 명소들의 사진이 아니라 이들 부부가 만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담아놓았다. 이러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진들을 통해 각국 사람들의 순수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정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이들의 여행기를 보면 힘들어보이지만 부럽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책 뒤편에는 967일간의 여행 경로와 여행 경비를 정리해놓았는데  이들의 여정을 보면서 다시한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책을 보면서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내 생에 최고의 호텔은 해발 5100미터에 위치한 네팔의 안나푸르나 산장이라고 말하는것에서 이들의 소박함을 잘 느낄수가 있다. 사람 냄새가 물신 풍기는 이 책’길은 사람 사이로 흐른다’는 나와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여행기임에 틀림없다. 이들의 여행기를 보면서 나도 어서 빨리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 그들의 다양한 삶을 책을 통해서가 아닌 내 몸으로 직접 느껴보고 싶다. 힘든 도전이 되겠지만 나도 이들 부부의 뒤를 따라가보고 싶을 뿐이다. 세계를 향한 나의 도전이 시작될 그날이 어서 빨리 다가오기를 바랄 뿐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가장 떠들썩하게 하는 뉴스는 연쇄살인과 관련된 뉴스이다.
군포 여대생 살인사건의 범인이 결국 잡혔는데
그가 바로 그동안 경기지방에서 실종된 여성들의 살인범이라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아내가 죽고 보험금을 받았었는데 보험금을 타내기위해 아내와 장모를 죽였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이 사건 외에도 연쇄살인사건들을 계속 일어나고 있다.
왜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금품을 노리거나 성욕을 채우기 위해서일까?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그러한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데 알고보면 그러한 살인범들은 그리 독특한 사람이 아닌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사람인 경우가 많다고 어떤 신문기사에서 본적이 있다.
이런 기사를 보면 주위 사람들을 다시한번 보게 된다.
멀쩡한 얼굴로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이 그러한 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말이다.
정말 그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그런 짓을 하는지 그들의 심리가 궁금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과연 이 책에서는 연쇄살인범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 책은 범죄 과학 수사 전문가인 독일의 법의학자 마르크 베네케가 쓴 책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여러 나라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살인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세이 사가와라는 일본인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하는데
그는 자신의 애인을 살해하고 그녀를 요리해 먹은 사람이다.
"살점은 아무 냄새도, 아무 맛도 나지 않고 입 속에서 더없이 환상적인 참치 회처럼 사르르 녹는다.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한다. '너 맛있구나!'"
엄청난 부호인 그의 아버지는 15개월뒤 그를 정신병원에서 빼냈고, 그는 책도 쓰고 미식가를 위한 잡지 평론가로 일했는데, 그는 지금까지도 눈곱만큼의 후회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참 이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사람들의 살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이야기외에도 여러명의 식인종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뱀파이어와 관련된 이야기도 하고 있으며 300명의 어린 아이를 살해한 살인범의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생명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 세상에서 소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
그런데 연쇄살인범들은 그러한 생명을 아무꺼리낌없이 끊어 놓다니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순간에도 지구촌 어딘가에서는 연쇄살인범이 설치고 다닐지도 모를일이다.
그리고 그 상대방은 애를 태우고 있을것이고 누군가는 살인범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을것이다.
이러한 책을 보면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이러한 범죄와 관련된 방송이나 책을 통한 모방 범죄도 일어나지만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결코 안전한 세상이 아니다.
이러한 세상에 나의 안전 내 가족의 안전은 우리 스스로가 지켜야할 것이다.
이 책의 뒷표지에는 '이 책에 실린 여러 사건들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려야 옳은지는 당신의 판단에 맡긴다' 라고 나와있다.
어떠한 판단이 우리 사회를 보다 안전한 사회로 만들어 줄지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경성 탐정록’ 책의 제목이 나의 흥미를 끌어당겼다. 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제법 많은 추리소설을 그동안 읽어왔었다. 그런데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기억해보니 우리나라 작가가 쓴 추리소설은 별로 접해보지 못한거 같았다. 내가 유독 우리나라 작가의 추리소설을 싫어한다거나 하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추리소설이 침체기가 아닐까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어쨌든 오랜만에 만나는 우리 작가가 쓴 추리소설이기에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쳐나갔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배경은 경성이다. 경성이라하면 일본이 1910년 우리나라를 침략하면서 한성을 경성으로 고친것이다. 즉 일제시대가 배경인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시대적 상황을 잘 이야기하고 있는듯 하다. 그 시대에 일본의 폭력적인 통치속에서 그들에 굴복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말이다.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작가가 경성을 배경으로 했을까 궁금했었다. 작가가 후기에서 밝혔듯이 과학적인 수사를 하고 있는 지금 시대를 배경으로 하기보다는 무능한 경찰이 있었고, 과학적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그 시대가 탐정을 출현시키기에는 적당했을거 같다. 그리고 그러한 시대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인물을 내세워 그러한 세태를 꼬집은거 같기도 하다.
 

이 책의 주인공 설홍주와 왕도손은 코난도일의 창조해낸 셜록 홈즈와 그의 친구 와트슨에서 창조되었다. 주인공들의 이름을 보면 그들 이름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책은 5가지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운수 좋은 날’, '광화사’, '천변풍경’, '소나기'는 우리 작가들의 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설홍주는 사소한 것에서 단서를 발견하는 관찰력과 뛰어난 두뇌를 지닌 사람이다. 그는 단순한 직감에 의존하기보다는 증거를 찾아 논리적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사람이다. 그는 중국인 한의사 왕도손과 함께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작가는 설홍주란 인물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단순히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는 뛰어난 탐정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물론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대상황에서 알 수가 있듯이 이 책에는 레이시치 경부가 등장하는데 그는 매번 설홍주에게 도움을 받고 있는 일본인이다. 그러한 모습을 통해 일본이 제국을 표방하지만 오만하고 무능하며 허세로 가득찬 나라라는걸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설홍주라는 인물을 통해 그 시대의 현실을 보여주고 현실에 쉽게 타협했던 많은 인물들을 비판하고 있는거 같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을 처음 읽어봤는데 나름 그 시대를 알 수가 있어서 좋았던거 같다. 역시 추리소설을 흥미진진해서 좋다. 그래서 내가 아직도 투니버스 채널에서 방영하는 명탐정 코난을 끊지 못하는거 같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작가들의 멋진 추리소설들을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자의 후속작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