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ver(시버)’는 늑대인간인 샘과 인간인 그레이스의 사랑이야기이다. 이때까지 잘나가던(?) 판타지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이 대부분 뱀파이어였다면 이번에는 늑대인간이다. 이 소설은 샘과 그레이스의 시점 두 가지 모두로 진행된다. 보통 내가 읽었던 책들은 여성독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 인지 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자 주인공의 시점에서 소설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그 편이 더 섬세해서 그런 것일까?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남자주인공의 시점까지 더해져 두근거림의 정도가 몇 퍼센트 더 상승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샘이 릴케의 시를 사랑하는 감성적인 남자다보니 그가 생각하고 표현하는 하나하나가 전부 가슴속에 콕콕 와서 박히는 느낌이었다.
이 소설에서 늑대인간은 신화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과학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무언가로 나타난다. 이 점도 다른 소설과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각 장은 샘과 그레이스의 시점이 표시되면서 항상 그 아래에 온도가 나온다. 온도가 낮을 때 늑대인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에서 온도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 소설에서 늑대인간은 늑대에게 물리고 나서 몇 년간 온도에 따라 인간에서 늑대로, 늑대에서 인간으로 계속 변하다가 어느 순간 안정기 같은 것이 오면 계속해서 늑대로 살아가게 되는 식이다. 그리고 샘은 딱 그 마지막 인간의 순간에 그레이스를 만난다. 사실 그레이스와 샘은 이미 오래전에 알던 사이이다. 그레이스도 늑대들에게 끌려가 물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레이스는 늑대인간이 되지 않았다. 샘은 계속해서 그레이스를 지켜봐왔고 그레이스 또한 샘을 지켜보았다. 그의 매력적인 노란 눈과 검은 머리카락. 그 노란 눈 때문에 회색 털을 지닌 늑대였던 샘이 총상을 입어 인간이 되었을 때 그레이스는 한눈에 그를 알아본다. 샘이 총상을 입은 것은 그 동네에 사는 그레이스 또래의 남자아이 잭이 늑대들에 의해 죽었다고 어른들이 믿어 늑대사냥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다친 샘을 도와주고 그레이스는 샘과 같이 지내게 된다. 여기서 어떻게 샘과 그레이스가 같이 지낼 수 있는 건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레이스의 부모님은 뭔가 이상하다. 딸을 사랑하는 것 같은데 마치 남남 같기도 하다. 여하튼 둘은 사랑을 키워나가지만 언제 샘이 늑대로 변할지 몰라 항상 조심한다. 소설 속 날씨는 늦가을이나 초겨울 정도로 보면 되겠다. 이번에 샘이 늑대가 되면 다시는 인간으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조심할 수밖에 없다. 소설의 초반부에 비해 중간이상으로 내용이 진행되면 둘의 안타까운 상황 때문에 약간 늘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매력적인 샘 때문에 모든 걸 용서(?!)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총 3부작이고 이 책은 그 중 첫 번째 권에 해당된다. 과연 샘은 그레이스와 영원히 행복할 수 있을지, 늑대인간의 비밀은 무엇인지 아직까지도 궁금한 것투성이이다. 이 책의 매력을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샘과 그레이스의 심리표현이다. 아름다우면서도 안타까운 묘사가 계속해서 책을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늑대인간과 소녀의 사랑이야기에 관심 있는 사람, 책을 읽는 내내 두근거리고 싶은 사람은 누구든지 읽기를 권하고 싶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