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만 보고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었던 책을 만났습니다.
꽃게와 지렁이.
꽃게와 새한마리..그리고 새 부리를 감고 있는 지렁이 한마리..
내용이 어떨까 궁금해지고 그림이 참 어설프다..하는 느낌이 드는 책이네요.
왠지 아이가 좋아할거 같다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던 책입니다. 
책을 받아들고 첫장을 넘기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어요.
이책이 글쎄 현재 5학년인 아이가 7살때 쓴 글과 그림이라고 합니다. 허걱.
7살 그러니까 1학년때라고 하네요. 우리 아이가 지금 6살이니까 불과 2년후의 나이네요.
그런 나이에 책으로까지 만들만큼 글을 만들어내고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이 놀랍더군요.
내용 설명이 약간 되 있는데...지렁이가 친구인 꽃게와 함께 살고 싶어서 갯지렁이로 변한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른이라면 이러한 상상을 할수 있었을까요? 역시 아이들의 상상력이란 그저 놀라울따름입니다.
글과 함께 나오는 그림도 직접 그린것인데...표현력이 대단하네요. 
파도가 지렁이를 덮치려고 하는 모습..꽃게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불안에 떨고 있는 모습..
황새가 지렁이와의 사투(?)를 끝내고 날아가는 모습...지렁이가 갯지렁이로 변한 모습..
정말 아이 혼자 그린 그림일까 의심이 될 정도로 동물의 특징을 잘 잡아 표현을 너무 잘했어요.
이책을 처음 본 아이의 반응은 우선 지렁이가 나온다는 말에 무섭다고 안본다고 하네요.
울딸이 애벌레 지렁이를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제가 깜빡했어요.
그러나 이거 지금 5학년 오빠가 7살때 쓴거래..했더니 동네 아는 언니도 5학년인데..하면서 관심을 보이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고 나서 물었습니다.
우리딸도 7살되면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수 있을까? 했더니 단호하게..못해 어려워 하네요..헐..
못해도 나도 잘해..할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끝나고 작가인 송진욱 어린이 아빠의 글이 나옵니다.
"부모는 자유로운 아이의 보조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시작됩니다.
여느 부모처럼 아이에 대해 고민이 있겠지만 아이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사고를 할수 있도록 키우고 계시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는 단지 보조자일뿐인데 우리들은 너무 아이를 좌지우지 하려는 경향이 많은것 같아요.
저도 아이가 제 틀에 벗어난 행동이나 말을 한다면 대번 지적하고 그러면 안돼요~~하는데...반성이 되었습니다.
절제와 예의는 가르쳐야 하겠지만 아이를 최대한 자유롭게, 자기의 감정과 이성을 최대한 느끼고 만끽할수 있도록 그저 옆에서 보조해주는것이 진욱이 부모의 생각입니다
질서를 위한 지적은 있을수 있겠지만 우리 아이의 생각과 감정까지 어찌하려고 하지는 말아야 겠어요.
그림책 한권을 보았을 뿐인데..두꺼운 육아서 한권을 본듯한 느낌입니다.
아이와 제가 함께 읽고 함께 느낄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