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라는 기간을 '희망'으로 가득채울 수 있다면 우리들의 걱정은 설 자리를 읽겠지?

이 책을 읽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 나의 좌우명은 '믿음'과 '희망'이다. 희망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으며, 이 시대 희망에 대해 더욱 절실함으로 느끼는 것이 희망이 되어버렸다. 국민들도 희망을 잃어 스스로 자포자기해 도둑질을 하거나 강도질을 해 차라리 범죄자가 살기 좋다는 왜곡된 사회의식을 가진다. 또 기업들은 몇년만 죽었다 생각하면 좋은 날이 올거라는 이기적인 윤리의식을 가지며, 문제가 터질 것 같으면 사회기부를 통해 기업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선행'이라며, '기업의 기부문화'라며 떠들어댄다.  

이 책 <희망경영>의 저자 예종석 교수는 100년을 위한 10년 경영의 길이라는 부재를 통해 '지속가능경제'를 위한 기업인, 정치인, 관료들의 '윤리의식'에 대해 비판과 자신의 생각을 칼럼형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저자가 수년동안 언론사, 출판사, 단체 등에 기고한 칼럼들을 모은 책으로 기업의 기부문화, 기업의 윤리의식, 경제와 경영의 페러다임, 정치인의 진정한 모습 등에 대한 개인의 의견이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다.  

첫 부분에서는 '이제 지속가능경영이다'라는 부재를 달고 부자기업, 사회공헌, 자선사업, 노블레스 오블레주, 나눔의 정신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 부분에서는 사회공헌과 기부, 나눔의 숭고한 모습을 면죄부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실랄한 비판이 곧곧에서 보인다.

저자는 "나눌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다"며 부를 행복의 원천으로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나눔의 실천이라고 밝힌다.

세계유수의 기업들을 소개하며 가장 존경받고 신뢰받는 기업들은 나누는 기업이라고 항상 강조한다. 특히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는 사회공헌이 기업을 살린다는 확고한 인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을 가지고 기업들의 기부문화가 세력 확대와 면죄부의 대가로 활용하는 모습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판한다. 그래서 대다수 칼럼에서 기업들의 희미해진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론을 언급하며 '압축성장의 부작용'으로 우리 기업들은 기부문화를 왜곡한다고 비판한다.

저자 역시 이 책의 판매수익금을 전액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한다고 한다.

아직도 장학사업쪽에 치우치고 있는 기부가 도서관, 박물관, 병원, 대학, 문화예술단체, 자선봉사단체 등으로 확대된다며 더 많은 나눔의 문화가 확대되고 소외계층이 줄어든다.  

"고속성장의 부산물로 제기되는 불공정한 분배문제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특히 외환위기 이후 적나라하게 노출된 사회 안전망의 부실과 고실업 발생에 따른 다양한 복지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기업의 역할이 절실히 대두되고 있다"(44쪽) 

할머니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이야기하면서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할머니들이 50년동안 70년동안 모은 전재산 몇천만원과 몇억원을 기부하는 것은 선행과 미담으로 치부하면서 기업들이 도덕적 결함을 보여 궁지에 몰리면 몇십억씩 몇백억씩 내는 것은 기업문화라며 강조한다. 그래서 사회공헌과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는 모범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고취시키기 위한 거짓된 행동을 한다.  

"삼성, 현대차가 피의자 신분일 때 각각 8천억원, 1조원을 사회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했다. 일종의 면죄부를 달라는 제스처이다. 이렇게 하면 불법 행위가 적발되지 않은 다른 기업들도 '언제 우리도 그런 일 닥칠지 모른다'고 위협을 느낀다. 일반 시민은 '기업이 죄 지으면 기부한다'고 인식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에는 전략이 없다"(98쪽) 

이처럼 저자는 바닥에 떨어질 때로 떨어져 이리 저리 굴러다니는 처량한 모습이 대기업들의 윤리의식에 대한 실랄한 비판을 한다.

반면 이런 기업들의 모습에 대한 책임을 정부의 규제와 일관성 없는 경제정책에도 화살을 돌린다. 경영학을 전공한 저자에게 벗어날 수 없는 국가경영과 경제다. 그래서 많은 부분도 기업의 기부와 나눔 문화에 대한 이야기와 경영과 경제, 즉 기업과 정부와의 관계를 역설적으로 꼬집는 이야기들이 많다.

이 책 <희망경영>이 저자의 칼럼을 모아 만들어냈다. 시의적으로 엇그제 이야기도 있지만 반면 5년에서 길게는 7년전의 이야기도 있어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도 없잖아 있다. 하지만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는 진리와 진실, 그리고 변했으면 하는 바람의 기업들의 희박한 윤리의식, 끊어지지 않는 정경유착의 고리들.

오랫만에 이런 생각들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책이었다. 

'전쟁'과 '테러'로 기억되는 땅. 아프가니스탄.

'성스러운 이슬람 전사라는 뜻'으로 이슬람 국가의 반정부 단체나 무장 게릴라 조직을 지칭하는 '무자히딘'(Mujahidin)이 그동안 소련(현 러시아), 이란, 파키스탄 등 외세로부터 침략을 막아내고 탈레반 정권의 폭정이 시작될때까지 나라를 지켰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은 오사마 빈 라덴의 9.11테러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탈레반 정권이 축출되면서 카르자이 대통령이 정부의 새로운 수장이 되었으며,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국회가 구성되고 헌법이 만들어진 어엿한 민주공화국이 됐다.

하지만 지금도 언제 어느 때 공격을 받을 지 몰라 총을 차고 볼일을 보는 나라의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 책 <살람, 알레이쿰 아프간>을 쓴 저자 채수문님은 이 책을 쓸 당시 중령으로 유엔 평화유지군과 아프간 군부대 사이의 연락단장과 유엔 군사고문단장을 맡았다. 

그가 아프간에서 2천여일 동안 있으면서 아프간에 대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했던 일들을 하나 하나 기록해 둔 것을 엮었다. 글과 함께 사진 등 삽화가 시선이 고정된다. 간접적으로 나마 아프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아프간 사람들은 소위 '인살랴'(신의 뜻대로) 전통이 몸에 배어있어서 어떻게 보면 낙천적인 듯하지만 한편으로는 무기력하고 미래에 대한 새로운 발전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이것은 저자가 아프간에서 수년을 근무하면서 느꼈다고 한다. 실례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를 건설하기 우해 신작로 닦는 데 무려 4개월이 걸렸으며 마을 사람들 500명이 매일 매일 순수하게 삽만 사용해서 공사를 했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하루 2달러라는 임금이 지급됐다고 한다. 아마 평균 임금 1달러보다 높았다. 1달러로 보통 몇식구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품이나 음료를 살 수 있다고 한다.

90% 가까운 여성이 문맹이고 아이들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장소와 여건이 전혀되질 않는 곳이기 때문에 천막을 쳐서라도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학교생활에 많은 동참을 했다고 한다. 노트도 연필도 부족한 나라. 아프가니스탄. 저자는 아이들을 위한 천막학교에서 "지금 이 순간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희망을 버려선 안 됩니다. 희망을 읽으면 모든 것을 읽게 됩니다. 여러분 가슴에 희망을 꼭 간직하고 있어야 합니다"라고 아이들에서 말했다.

유엔 연락단장으로 근무하면서 저자는 전쟁 후 탈레반 정권이 축출되고 미국의 도움을 카르자이 대통령이 아프간의 대통령으로 임명됐으며, 몇달 걸리지 않아 민병대(무자히딘이라며 중소 군벌들 밑에서 외세에 대항해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의 무장해제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많은 부분 할애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2003년 8월30일 눈물을 흘린 것은 아프간 정규군 창설식에서다.  

"이제 어느 놈이 우리나라를 감히 넘보겠는가? 우리를 우습게 보고 덤비는 놈들은 이렇게 때려 부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감격스러웠겠는가? 미국의 도움을 받았지만 미국을 포함한 외세의 침략에 많은 고통을 받은 아프간 민족의 눈물을 대신 흘리지 않았나 생각했다. 이렇게 무장해제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면 유엔에서는 아프간 민병대의 무장해제 조건으로 200달러와 밀가루 한포대 옥수수 반포대, 식용유 두깡통, 옷감 한벌 등을 지급했다. 

이들에게는 돈과 음식이 무장해제를 하느냐 아니면 무자히딘의 정신을 유지하느냐에 큰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군벌-아프간은 중소 군벌들로 군대가 지방마다 나뉘어져 있었다. 이들도 한 나라의 군대는 하나라는 인식을 하지만 "하필이면 내가 먼저냐?"라는 생각을 갖는다고 한다-들은 처음에 반발도 심했지만 대통령이 선출되고 정규군이 창설되면서 자진 해산했다.

여기서 또 아프가의 인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얼마전 캄보디아를 여행하면서 지난 수십년간 캄보디아의 인구가 정확히 얼마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베트남전쟁 당시 킬링필드와 크메르루즈 시절 학살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고향을 떠나고 했기 때문에 인구조사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아프간 역시 '세계의 방랑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인구는 헤아릴 수 없다. 이 나라는 지난 23년간 통계자료를 한번도 내지 못했으며 단지 2천300만명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1990년대의 아프가니스탄은 한 시간에 전쟁과 기아로 14명이 죽고, 60명이 난민이 된다고 하니 인구의 의미가 퇴색되는 죽음이었다. 

오죽했으면 서방세계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면 살아있는 것이 축복인 나라'라고 표현했을까!  

마지막으로 저자가 아프간에서 근무하면서 아프간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책을 마무리지었다. 특히 이 나라 여성에 대한 인권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전통이 아직도 이어진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미국의 침공 이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탈레반의 폭정에서 벗어난 여성들이 이제는 거리로 나오고 있으며 부르카를 버리고 있다.

부르카속에 감추어진 아프간 여성들의 아름다움.

아프간은 철저한 가부장적 사회다. 여성들은 자기 남편이외의 남자에게 얼굴과 발을 보여주면 안 된다. 또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부르카를 써야 하며 산부인과 의사를 제외하고는 어떤 여성도 사회활동을 할 수 없다.

방송에서 여성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두고 법원에서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으니 이쯤 되면 그 현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점점 여성들이 부르카를 벗고 어둠의 골짜기를 벗어나 해가 비추는 밝은 평야로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18초대 성적으로 세계 육상선수권대회 참여한 아프간 대표 '리마 아지미' 선수. 그녀는 아슬아슬한 원피스복장의 다른 나라 선수들과는 대조적으로 일반 반팔 옷에 긴 츄리닝을 입고 뛰었다. 아직 부르카는 벗었지만 자신의 몸을 드러내는 것을 꺼린 거일까? 그렇다면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미인대회 참여한 비다 사마드자이는 어떨까? 그녀는 30년만에 아프간 대표로 미인대회에 참여했다. 이밖에 카불 공과대학 학생 말랄라이 조야, 여성 대통령 후보 마수다 잘랄 등이 있다. 

아프간은 확실히 전쟁의 상흔이 아물지 않은 땅이다. 미국이 테러를 받아 침공했다. 전쟁은 일으킨 미국이 결국 아프간의 독립과 재건을 도울 차례다.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전 국토가 유린당한 아프간의 모습은 테러와 가난,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폐허로 연상되지만 저자의 말처럼 결코 아름다움이나 낭만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화려하면서도 경건하고 소박한 이슬람 문화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아프간.

이 책을 통해 아프간의 모습을 다시 본다.

알카에다의 한국 모 교회 봉사원의 납치사건 등 납치와 테러가 끊이질 않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평화와 희망이 공존하는 땅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