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의 저자 오쿠다 히데오는 아마도 비틀즈의 전설적인 맴버 '존 레논'의 심봉자였던것 같다.

개인적으로 음악을 좋아했으며, 그 중에서 비틀즈에 매료되어 젊은 시절을 보냈던게 아닌가 상상해본다. 그의 상상력은 존의 일대기를 그리는 밋밋한 소설이 아니라 존경하고 좋아하면서도 재치와 유머를 가미시켰다는 것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제목을 보고 어느 정도 주인공이 존 레논이며 그의 수상한 휴가가 불우했던 어린시절을 겪은 존을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수상한 휴가'의 원인은 바로 '변비(便秘)'다. 

'변비'를 휴가의 원인이며 이 소설의 이야기거리라고 단정지어서 판단하는 이유는 이것으로 고생하는 존의 이야기가 책 전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존=변비'를 접목시킨 것은 저자 오쿠다 히데오의 재치넘치는 위트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왜 그런가하면 바로 이 책이 1998년 마흔 살이라는 늦은 나이로 등단한 저자의 데뷔작이라는 사실때문이다.

책 첫머리에서 1967년부터 4년 연속 일본의 가루이자와에서의 은둔생활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또 미국식 영어로 떠들어대는 의사에게 진찰을 받는 존은 배를 부풀리고 숨을 들이마시는 등 의사의 요구에 따라 여러가지 행동을 취해보지만 결과는 "병 이상이 없습니다"라는 대답. 하지만 X선 촬영사진을 보면서 배에 가스가 차서 힘들다는 진단을 내린다. 웃지못할 해프닝.

우선 저자가 존과 변비를 접목시킨것은 유머스러운 그만의 재치가 돋보인다. 자칫 식상하고 지루하다고 보일 법한 이야기에 단어만 들어도 키득키득 몰래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요소를 포함시켰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고정관념'의 탈피다. 우리가 시대의 전설적인 음악가, 비틀즈의 맴버 존 레논을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싶을까? 아니면 그런 모습으로 비춘다면 존 레논을 심봉하는 마니아들이 가만히 있을까? 저자는 이 점을 극복했다.

변비때문에 짜증이 나고 아무일도 할 수 없는 무기력증에 빠진다는 존의 히스테리컬한 물음에 의사는 "바로 그겁니다"라고 딱 잘라 말한다.

몸에 나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의사는 "그런 걸 누가 정했죠?"라고 반문한다.

일반인이든 유명인이든 어느 누구에게 특별한 것은 없다. 만약 그것이 의미가 있고 특별하다면 스스로가 어떡해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아마도 오쿠다 히데오는 이 점을 독자들에게 인식키셔 주려 했던 것 같다. 존 레논을 등장시켜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 속에서 어느 광팬의 총에 맞아 비명횡사한 존 레논의 어린시절이 등장한다. 아마 변비때문일거라 생각했지만 그의 유년시절은 평범하지 않았다. 

1940년 영국에서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생아로 태어나고 어머니는 몇번의 결혼과 반복되는 이혼, 그리고 부모의 정을 느끼지 못한 채 이모한테서 길러진 존 레논.  사춘기 반항심과 거친 성격탓에 숫한 고민과 번뇌로 평범하지 않은 삶을 보냈지만 이런 거친 그의 성격은 고뇌하고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음악으로 발현됐다.  

그는 아이들을 사랑했다. 그리고 아내도 사랑했다.

저자 역시 존의 광팬인 듯 싶다. 이런 존의 삶을 접했을 때 "존을 세상에 알리고 존이 편히 쉬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을 것이다.

그래서 이 한편의 장편소설이 탄생했다.

유머, 재미, 재치와 함께 그의 삶이 묻어나오는 내용의 소설이......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_오쿠다 히데오 지음_이영미 옮김_북스토리_2008

생명의 신비에 대한 탐구는 마치 우리가 평생 짊어지고 가야할 멍에처럼 전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전 줄기세포에 대한 논란이 해프닝으로 끝난 사건이 있었으며, 인간광우병 문제 역시 지금 온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연구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발견을 해내는 인간의 노력덕택에 해결할 수 없다는 패스트와 장티푸스가 말끔히 없어졌고, 심지어는 에이즈까지 치료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특히 암은 이제 인간이 정복할 수 없는 병이 아니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배아복제를 하는 시기에 이르렀는데 그깟 암 덩어리가 문제겠는가. 하지만 이런 결과론적인 이야기들을 접한 우리들은 왜 그런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 무엇인지에 대한 지식에는 별 관심이 없다. 단지 치료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시대 어둡고 좁은 연구실에서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는 연구원들이 있다.

아마도 이 책 <생물과 무생물 사이>는 이런 연구원들의 이야기이며 그들의 연구성과와 그런 결과물들이 인류에 어떡해 공헌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저자 후쿠오카 신이치 교수의 개인적인 기록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형식을 띠면서도 생물학 분야의 전문 서적과도 같은 묘한 내용이다.

저자는 책 처음에서 뉴욕 요크애비뉴 66번가를 묘사하는 것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맨해튼 변두리 록펠러 대학 도서관 흉상으로부터 시작되는 생물과 무생물의 이야기.

가장 두드러지는 내용은 바로 '이름 없는 영웅'이라고 부르는 '바이러스'의 발견이다. 왜냐하면 "바이러스는 생물인가?"라는 명제로부터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4개의 알파벳. 즉 A, C, G, T가 그것이다.

흔히 알고 있는 핵산인 DNA는 뉴클레오티드라는 구성단위로 모두 4종이 있으며, 유전정보를 담당하는 기능을 한다. DNA는 범인을 찾는 것에서부터 친자확인, 병원체의 근원을 밝히는 작업 등 다양한 분야의 효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단백질은 아미노산을 구성단위로 하며 모두 20여종이 넘고 생명활동을 담당한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우리는 시름시름하고 힘을 쓰지 못하며 각종 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생명은 자기를 복제하는 시스템이다" 

이 명제는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생명은 자기를 복제한다고 한다. 바이러스 역시 생물이며, 자기를 복제하고 진화하고 변형하는 모든 것은 생명이며, 무생물과 생물의 차이역시 생명이 있느냐로 보는 관점이다. DNA역시 자기 복제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은 왓슨과 크릭이 발견한 '이중나선구조'가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파괴되면서 질서를 찾아가는 동적평형때문에 생물이며 생명의 가장 근원적인 단위라고 보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내용의 전문성때문에 오히려 더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쯤에서 마무리한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는 노벨상을 타고 평생 연구에 몸바치는 연구원들의 비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누구의 결과물이냐, 누가 먼저 발견했는가, 누가 정교수고 누가 강사며 누가 보조교수냐 등에 따라 연구업적을 당사자가 뒤바뀐다고 한다.

또 '죽은새증후군'처럼 하늘을 훨훨 나는 새들과 비교해 연구원들이나 교수들은 날고 싶어하지만 날 수 없는 죽은새에 비교한다고 한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는 후쿠오카 신이치 교수의 전문적이고 위대한 지식을 어떡해하면 쉽게 풀이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는 점이 역력했다.

전문적인 지식이지만 인류에 꼭 필요한 정보이기에 관심외에 두면서 소외시키거나 저 어둡고 습기찬 지하실에 처박아둘 그런 녹슨 장비가 아니였다.

생명의 근원을 밝히는 작업은 불로장생의 허황된 꿈을 키우는 것보다 각종 뒤틀린 구조로 만들어진 질병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인셈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을 받았고 상식수준에서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는 개인적 의견을 피력해 보게 된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 _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_ 김소연 옮김 _ 은행나무 _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