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더렵혀지고 어지럽혀진 마음을 자기 자리로 될돌릴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여행은 벗들과 가족들과 여인과 부부가 함께할 수도 있고 홀로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딜 수 있다.

여행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도 좋다. 그리고 가볼 수 없는 곳도 좋다. 그리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저 미지의 숲도 괜찮을 듯 하다.

장황하게 여행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지만 <대한민국 직딩 틈나는 대로 떠나라>의 저자 유상은씨의 방대한 여행기에 홀닥 반해버렸기 때문이다

1년 일하고 2개월 여행떠나고 3년 벌어서 1년 여행떠나는 여행족들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어왔다.

이 책 역시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준비, 알뜰살뜰 여행노하우,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있다. 여행하면 책자나 온라인에서 거의 대부분의 정보를 캐낼 수 있지만 자신만의 여행느낌이나 생동감있는 여행지식은 실제 여행자로 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책 첫 부분에서 저자 유상은씨는 여행준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자세히 제시해주고 있다.

특히 직딩을 대상으로...왜? 얽매여 있는 삶의 틀을 깨고 가는 묘한 즐거움과 해방감이 있기 때문 아닐까?

어디로 가고 누구와 가야할지 고민한 후 우리는 떠난다. 여권과 비자, 항공권과 호텔, 그리고 짐싸기.

더욱 친절한 것은 어디 어느 사이트에 가면 더 저렴하고 좋은 곳을 찾을 수 있는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앞 부분만 읽어봐도 빨리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마구 설레여지고 날짜를 정하지 않아도 벌써 여행을 떠난 것 처럼 즐거움에 휩쌓인다. 어디를 간들 누구와 간들 어찌 중요하리.

여행 그 자체만으로도 설레여진다.

틈나는 대로 떠나는 여행지로 소개한 곳은 도쿄, 오사카, 홍콩, 방콕 등 일본과 동남아시아권이다. 대부분 3박4일이나 4박5일 정도 또는 3박5일이나 2박4일 등으로 떠날 수 있는 가까운 곳이다. 도쿄까지는 1시간 30분으로 가까운 거리가 특징이며 볼거리가 많은 것이 특징인 도시다. 오사카 역시 축제와 온천으로 유명하다.

홍콩의 경우 저자가 3년 동안 조금씩 부은 적금으로 가지고 쇼핑까지 한 완벽한 여행이라고 입이 닳도록 말한다.

하루 19,000원이면 왕족처럼 지낼 수 있다는 방콕. 거리, 음식, 황금궁전 등 화려하고 아름답고 웅장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가 상존하는 도시다.

유럽으로 건너가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를 만날 수 있다. 이밖에 저자가 추천하는 일명 '완소 여행지'로 스위스 루체른, 미국 서부 투어, 오스트리아 빈과 잘츠카머구트, 그리고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와 베트남 호치민, 마지막으로 중국 저우좡 등을 꼽고 있다.  

앞서 말한대로 이 책의 특징은 자세한 여행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에 있다.

또 한가지를 꼽자면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풍경, 인물, 먹거리, 즐길거리 등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들을 직접 찍어 여행을 하고싶게 만드는 생생함을 부각시키고 있다.

여행은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온다고 한다. 그리고 기억으로 남겨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캠코더로 기록영상을 남기거나 최소한 카메라로 생생한 모습을 담는 것이 기본이다.

자연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 문화를 체험하고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접하고 기념될 만한 물품을 구매하는 모든 것들이 여행의 즐거움을 증폭시키는 일들이다.

이 책 <대한민국 직딩 틈나는 대로 떠나라>를 읽으면서 전세계를 여행했다.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은 어느 누구에게나 가득하다.

그 호기심을 해소하고 채울 수 있도록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개인적인 차이가 있다.

특히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상상은 모든 호기심의 기본이며, 과거에 대한 회귀 역시 지적인 부분이외에 우리의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다.

그래서 과거, 즉 역사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하나의 실체다.

이 책 <색, 샤라쿠>는 김재희 저자의 수년간 노력의 결실이다. 소설속에서 저자는 정조대왕, 김홍도, 그리고 샤라쿠에 대해 실제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줄거리를 이어간다.

'샤라쿠'와 '사쿠라'를 혼돈한다.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이 시대 화원을 이야기하면 단연 김홍도일 것이다. 하지만 그에 견줄 수 있는 신윤복에 대한 그림이나 그의 일생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현존하는 그림도 많지 않고 그의 일생을 말해주는 역사적 고증자료 역시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소개할 때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가상 역사 추리소설'이란다. 말 그대로 실제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벌어지는 사건들은 저자의 상상속에서 마음껏 펼쳐진다.

'가권'이라는 인물. 김홍도를 비롯해 국가의 특별훈련을 받고 일본으로 잠입을 시도한다. 그곳에서 비밀스런 임무를 수행하면서 우타가, 도요쿠니, 출판업자 쓰타야 주자부로 등 역사속 실존인물을 만난다.

이런 관계속에서 가권은 샤라쿠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고 아마도 '샤라쿠=가권=신윤복'이라는 미스터리를 남기게 된다.

줄거리는 대체적으로 평범하다. 특별히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와는 달리 일본 잠입과 함께 시간순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이어지는 구도를 가진다.

김홍도는 조선의 화원으로 국가권력의 한 축으로 출세를 하는 인물이다. 이에 반해 신윤복은 갑갑하고 틀에 박힌 화원의 길을 저버린다. 하지만 이 둘의 그림을 보면 김홍도는 선이 굵고 서민적이며 투박한 반면 신윤복의 그림은 선이 가늘고 화려하며 양반의 모습을 풍자하는 그림이 많다.

뚜렷하게 대비되는 이 둘의 그림을 놓고 어느 누가 뛰어나다고 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비운의 조선 스파이 가권, 즉 신윤복으로 이렇듯 왕권에서 멀어진 화가로 죽음을 각오하고 일본에 잠입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마도 '비운'이라는 말이 붙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은 백제시대 우리 도공들을 자신의 나라로 끌고가 자신들의 도예사인양 꾸며냈다. 우리 고유 조상들의 숨결을 자신들인 것처럼 말이다.

조선시대 역시 우리들의 화공들이 모르게 끌려가기도 했으며, 우리 그림을 자신들의 예술사인양 꾸며냈을 것이다.

일본판화전에서 등장한 한 그림을 놓고 화가 샤라쿠의 그림이 조선의 첩자, 즉 신윤복이라는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이는 역사적인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지 주장일뿐이지만 고증을 통해 밝혀낸 사실만으로도 의문 아닌 의문일 수 있다.

조선 간자(첩자)가 일본에서 그린 그림이 일본을 대표하는 예술작품이라고 한다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는 그들의 숨겨진 비열한 모습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