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 했다.

이 소설 <네 가족을 믿지 말라>는 저자 리저 러츠의 기발한 상상력과 우스꽝스러운 표현력을 엿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가족'이 주인공으로 이들의 생활사가 주요 줄거리가 된다.

그럼 어떤 가족일까?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득히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족이 아니라 기묘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가족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아빠 올리비아 스펠만과 엄마 엘버트 스펠만, 큰딸 이자벨 스펠만, 큰아들 데이비드 스펠만, 그리고 늦둥이 막내딸 레이 스펠만 등 모두 다섯명의 한 가족이다.

우리가족을 소개한다면서 '감시는 집에서부터'라는 가훈을 가진 집안. 엉뚱하고 기발한 감시가 이들 한 가족의 주요 임무며 생계수단이다.

재미와 흠이로 시작한 감시와 미행이 이제는 한 가족의 생계의 주요한 수단이며 심지어는 가족끼리도 미행과 감시가 자행된다.

저자 리저 러츠가 3년간의 시간을 들여 완성했다는 이 작품은 오랜시간 창작활동이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우선 작품의 소재다.

이런 소재는 흔히 미스터리면서 코미디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가벼움과 함께 뭔가 우리들에게 메세지를 전단하는 무거움도 있었다.

스펠만가족으로 지하실에서부터 미행, 감시, 뒷조사, 도청, 신원조사 등 개인탐정활동을 시작한다. 가족이 탐정활동을 시작한다는 설정이 흔히 시트콤이나 코믹한 드라마의 소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작품의 구성도 소재만큼 돋보인다.

왜 스펠만 가족이 사립탐정활동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아빠는 가정을 도청하고 엄마는 딸 남자친구를 뒷조사하며 그런 딸은 가족을 미행하는 등 참 기발한 구성이다.

그리고 스펠만 가족의 탄생부터 가족의 전쟁사라고 해서 설탕, 미행, 테니스, 스커트, 상견례, 철학자카페, 그리고 치과의사 남자친구의 전쟁 등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속에 탐정요소를 섞었다. 마지막에는 앤드류의 실종사건을 큰 비중으로 다루며 미행과 도청, 뒷조사의 종지부를 찍게 된다.

재미있고 엉뚱한 문체다.

번역소설을 읽은 독자로써 만약 원서를 보았다면 한손으로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 책읽기를 하는 내내 웃었을 것이다.

탐정관련 전문적인 내용도 등장한다. 저자는 가끔 지루해질때쯤 독자들을 위해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해가며 이런 내용을 설명해준다.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일깨워주는 내용도 특징이다.

가족간 미행과 도청이 상상이나 할 말인가. 신뢰와 사랑으로 하나가 된 가족인데 믿지 못하고 뒷조사나 하는 그런 가족을 보고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심지어는 '콩가루집안'이라고가지 표현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행동들이 사랑과 믿음, 그리고 서로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인지 이런 탐정놀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타인의 비밀을 알고 프라이버시 생활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면 그만큼 짜릿한 일은 없다. 아마 이 소설 <네 가족을 믿지 말라>는 독자들에게 대리만족감을 던져 주는 요소도 주목할 만하다. 

 

기상학에 대한 작금의 모습에 솔직히 던지는 고백일지 아니면 학자로서 소신과 과학적 검증을 토대로 한 의견일지 모르겠다.

'지구온난화에 관한 어느 기후과학자의 불편한 고백'이라는 부제가 붙은 <기후커넥션>은 미국우주항공국 선임연구원으로 활동중인 저자 로이W.스펜서가 '고백'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집필한 지구온난화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견해를 피력해 놓은 책이다.

주요 골자를 보면 자연환경을 소중하고 대대손손 지켜나가야할 유산이라는 점을 기저에 깔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무분별한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야기된 재앙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부정'의 단계를 넘어서 기후전문가, 기상학자, 기상과학자, 정부, 그리고 언론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부추기고 있으며, 사실 그렇게 심각한 수준이 아닌데로 긴장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호도하고 있다고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비판하고 있다.

기후와 관련 '커넥션'이란 위험천만한 용어까지 사용해가며 불편한 고백을 늘어놓는 이유에 대해서는 읽는 독자들의 몫일 것 같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공감과 비판을 넘나들며 책읽기를 했다. 왜냐하면 기후와 기상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으로서 그의 주장을 받아들여야만 했고, 이런 주장의 근거에 미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이 버티고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비판을 해봤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양한 소식통을 통해서 알게 된 정보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언론의 지나친 과장 보도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에 대해 매우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아직은 많은 것 같다.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내가 가장 자주 접하는 의견은 현재의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행위 때문에 초래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54-55쪽) 

세계기온이 백년사이에 0.45도가 상승하고 공기중에 탄산가스의 포함량이 십만개 중에 서른다섯개밖에 없는데도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탄산가스에 의해 온실효과로 기후온난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기후학자들의 논리에 반박한다.

오백년 후에나 기후가 4-5도 상승하는 예측결과에 대해서도 예측일뿐 실제 그렇게 된다는 검증된 자료가 없으며, 3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의 연구와 실험이 향후 몇백년의 기후와 딱 드러맞는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

제대로 파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이런 식이다.

미국이 교토의정서에 가입했다가 탈퇴한 것도 매년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것에 정치적, 재정적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제국의 힘을 과시하는 대표적이 사례다. 하지만 저자는 이 점도 인정하는 듯한 입장을 취했다.

그래서 소위 강대국이는 국가들도 억지춘향격으로 교토의정서에 가입했다고 한다. 환경문제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후온난화와 다른 것을 바꾸는 외교적인 노력만이 보일 뿐이라고 생각된다.

기브앤테이그(Give and Take)의 외교적 실체가 드러난다. 소고기와 자동차를 맞바꾼 우리 정부의 외교력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때로는 바꿀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의도적으로 변화시키고 변질시킬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

그것이 바로 자연이고 환경이다. 인간이 자연과 환경에 독립성과 주체성, 그리고 살아있다는 생명성을 부여했다기 보다는 인간은 그런 혜택속에 살아있다고 해야 옳지 않을까?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이 교토의정서에 서명한 것은 환경을 지키려는 이타주의적인 욕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치적, 재정적 동기에 의해서하는 사실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중략)......러시아가 마지못해서 의정서에 서명한 것은 유럽연합이 교토의정서 서명을 조건으로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허용했기 때문이다.(222쪽) 

이 책 <기후커넥션>은 "왜 이런 책이 나왔을까?"라는 의문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이같은 주장이 나오기까지 작금의 행태에 대해서 반성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자연과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일순위가 무엇인지 변질시키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한 행동이다.

아마도 이상기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언젠가는 잘못되었다는 해답들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부정과 비판만이 있는 곳에서 자연과 환경에 대한 우리의 태도변화가 필요할 때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이 점 하나만은 알려주고 있다.  

나는 환경을 배척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오랜 연륜을 가진 삼림을 보존하고 물의 오염을 최소화하고 에너지를 보전하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 집 뒤뜰에 사는 여우와 가끔 찾아오는 사슴을 아낀다. 나는 심심풀이로 생명을 죽이는 짓을 즐기지 않기 때문에 야생 동물을 사냥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연의 이런 요소들이 가치를 갖는 것은 그 무엇으로부터도 방해받지 않을 기본권을 타고났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그것들에게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이다.(1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