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강의 줄거리

• 첫장을 펴면 '아이크'가 등장하고 히말라야 산맥 티베트 자치구에서 심연의 동굴에 들어선 이들을 인솔한다. 이 곳에서 1920년대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비행기를 발견하고 알 수 없는 생물체와 조우한다. 또 여러 구의 시체를 보게 되고 어둠속 터널에서 무서운 공포를 경험한다. 이는 저자 제프 롱이 히말라야와 에베레스트에서의 보냈던 시간이 고스란히 옮겨져 있고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 두번째 앨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아스캄 북부의 갈라하리 사막을 무대로 사건이 전개된다. 이 부분에서는 카톨릭교회에서 인정하지 않으며 아직까지 논란거리가 된 여성 추기경과 교황에 대해 언급된다. 또 숲으로 들어간 앨리는 심각한 병자와 비참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당도하고 서로의 안락사를 도와주는 나병환자들을 만난다. 썩은 시체에서 발생하는 질소로 인해 숨쉴수 조차 없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이는 세르비아인의 학살과 연관된다. 즉 유럽안보협력기구의 감독관으로 근무했을 때 보스니아 내전의 참상을 보았으며 그 피비린내 나는 학살의 현장을 소설 <디센트>에 옮겨 놓았다. 또 정찰을 나가다가 추락한 뒤 정체모를 괴 생명체의 습격을 받고 가죽이 벗겨지고 눈이 빠지면서 고통을 겪는 부하를 보며 절규하는 주인공의 모습들.
• 사탄의 존재를 믿는가? 1개 사단 병력이 미지의 동굴로 들어갔지만 전부 몰살당한다. 원인도 이유도 모른 채 그 곳을 탐험하기 위한 정찰대가 꾸려진다. 그 중심에 헬리오스 주식회사가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되고 심연에서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공포가 시작된다. 십수십킬로미터의 심연에서 발견하는 것은 모두 우리들의 상상밖의 것들이고 그래서 책장을 넘기면서 공포와 긴장이 지속된다.

■ <디센트> 살펴보기

• 저자 제프 롱은 상상력이 뛰어나다. 상상의 모습은 이 소설 <디센트>처럼 공포나 모험소설일 수 있고, 판타지, 드라마, 스릴러, SF 등 다양한 형태가 된다. 우선 괴 생명체이 등장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원인모르게 죽은 시체들, 그 시체들의 모습은 끔찍할 정도로 처참하다. 가죽이 벗겨져 있거나 척추를 따라 쇠줄이 연결되있으며, 눈이 빠져 있어 앞을 보지 못하는 그런 상태다. 아마 이런 모습들을 상상하는 독자라면 진짜 사탄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믿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미스터리를 밝히는 열쇠를 독자들에게 쥐어 준다.
• 이 소설은 하나의 큰 맥락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다. 즉, 지옥이라는 가상의 세계를 설정해 놓고 그곳에서 다양한 사건들을 서술형식으로 나열한다. 소설의 장르를 모험이라고 당당히 밝히는 제프 롱은 우리가 가장 공포를 느끼는 어두운 곳과 가장 낮은 곳, 그리고 가장 처참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곳을 배경으로 삼는다. 이는 내면의 공포심을 최대한 키우고 본성을 완전히 발가벗기는 작업의 일환이다. 육신을 자르고 붉은 피로 얼룩지는 그런 호러보다는 단테가 신곡에서 말하는 지옥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경험하도록 만들고 있다. 
• <디센트>는 영화로도 각색되어 2년 전 만들어졌다. 원작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이한 부분이 많지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실제 존재할지 모르는 어둠의 세계에 대한 공포를 잘 표현하고 있다. 지구 상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지옥이 바로 디센트의 무대가 된다.  아래 포스터처럼 뭔가 암울하고 어둡고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 디센트만의 매력이다.  

■ <디센트>에서 우리가 얻을 것?

• 우선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자극이다.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세계가 존재한다는 가정 아래 온갖 상상의 모습들이 영사기를 통해 화면에 나타나는 영화처럼 우리의 눈을 새롭게 만들어준다.
• 내면에서 견딜 수 있는 한계를 측정할 수 없는 공포심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모험소설이라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등장하는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공포심을 최고로 극대화한 것 같다. 저자 제프 롱은 이런 자극을 통해 독자들을 책 속으로 끌어들이는 배려를 사용했다.  모험과 공포는 누구나 경험해보고 싶은 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책 <디센트>는 그런 소구점을 제대로 포착했다.
• 제프 롱의 소설을 찾아보게 한다. 그건 바로 두가지면에서 가능하다. 도대체 어떤 생각이로 이런 류의 소설을 집필했는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그의 소설을 사 본다. 다른 한가지는 저자의 매력에 빠진 골수 모험소설 마니아들은 좀더 자극적이고 좀더 사실적이며 좀더 방대한 스케일을 찾기 마련이다. 그것만이 2% 부족한 마니아들을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꼬마 난장이 미짓>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간부터 삶이란 시간을 갉아먹으며 자신을 키우는 기생동물이다. 인간을 폄훼하기 위한 발언도 그렇다고 기생동물과 사람을 동일시 하기 위한 언급도 아니다. '성장통'이란 말을 사춘기시절 많이 사용한다. 어쩔 수 없이 나이를 먹게되고 그러면서 세상의 이치를 발견한다. 그런 과정에서 숨쉰다는 의미를 깨닫게 되며 미지의 목표를 향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희망과 꿈이 등장한다.
<리버보이>로 국내 독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된 성장소설 작가 팀 보울러는 이 소설 <꼬마 난장이 미짓>을 통해 다시 한번 그의 진가를 발휘했다. 특히 이 작품은 <리버보이>의 흥행을 엎고 출간된 그의 처녀작으로 비교해서 읽으면 그의 작품세계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소설속 주인공 미짓(Midget : 난쟁이)은 어리고 약하고 작은 아이다. 열다섯 살인데도 말을 더듬고 여리고 여린 외모를 가지고 있다.
이런 미짓에게는 운명의 그림자가 늘 따라 다닌다. 엄마의 얼굴을 보지 못한 미짓은 자신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주의의 따가 눈총을 받으면 성장한다.
 
"네가 엄마를 죽였으니까......이젠 네 차례야.
이 여름이 끝나기 전에......넌 죗값을 치르게 될 것야."(31쪽)
 
다음에 미짓과 연결시킬 수 있는 배경과 인물들. 즉 미짓은 꿈과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한 노인을 만나고 그를 통해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희망이 무엇인지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생각을 갖게 된다. 또 이 노인을 통해 '요트'를 타게되고 요트경기를 치르면서 세상의 힘든 역경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요트는 세상을 살아가는 자신의 울타리가 되고 경기를 통해 만나는 파도와 풍랑, 그리고 경쟁자들은 바로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어려움들이다.
그가 엄마의 죽음을 통해 죄의식과 성장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어떡게 극복할지 궁금해진다.  

<성장소설과 미스터리의 만남>
왜 소설은 미스터리한 요소를 품고 있을까? 그저 편하고 흥미롭게 읽을 소설 정도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미스터리한 요소를 가미시킨것은 바로 요트 경기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결과들이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요트경기는 생각보다 거칠고 파도는 물론 경쟁자들의 거친 모습에 당황하기도 한다. 넘실대는 파도를 해치며 나아가는 용기를 가지고 전복되지 않는 조종기술을 배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트와 친숙해져야 하고 물을 겁내지 않아야 한다.
또 거친 경쟁자들의 포악한 행위를 받아들이고 침착하게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삶의 지혜가 아닐까?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도 보는 것, 그리고 앞으로 보고 싶은 것들을 두고 믿음의 문제를 들먹거릴 수 있다. 미짓과 만난 노인은 요트를 진수하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요트를 배 자체로만 보지 않고 인생을 담은 것이다. 그런 항해에 미짓이라는 꼬마아이가 함께 동승한다. 바로 성장소설의 주요한 시작부분이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겠지.결국은 그렇게 된다. 하지만 처음엔 내면에서 시작하는 거야.
우선 너만의 조선소에서 기적을 만드는 거지......(중략)......또 무슨 쓸데 없는 애깁니까.
상상을 하면 실제로 이루어진다니요. 지난 20년 동안 판돈을 긁어모으는 상상을 했지만 십분의 일도
손에 쥐어본 적 없다 이 말이빈다. 그러니 그런 엉터리 같은 얘기는 집어치우십쇼......(중략)......그런
마음으로 완전히 그리지 않았기 때문이야. 완전하게 믿지 않았던 거지. 이것봐, 난 오스트레일리아를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그곳이 존재한다는 걸 의심하지 않아."(84-85쪽)
 
요즘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느껴야지만 믿는 세상이 됐다. 오감으로 경험하는 과정이 중요치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꿈과 희망, 목표는 실제 경험해보지 않았으면서도 성취의 대상이며 동경의 목표점이 된다. 그것은 내가 이루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꼭 내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성장통이 따르는 것은 믿을 수 없는 것,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을 내 손에 담기 위해 멀고 먼 길을 외롭게 가야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것이다.
노인과의 만남은 미짓에게 희망을 주고 세상에 나아가 맞설 용기를 준다.
 
미짓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그 말들을 무시하려고 애쓰면서 노인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었다. 미짓은 머지 않아 그 목소리조차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라는 걸 직감했다.
"설령 네가 나쁜 기적을 원한다 해도......완전하게 그리고......완전하게 믿으면......그걸 얻을 수 있어.
다면 대가가 따라오지." 노인은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악이 뒤따라온다."(113쪽)

<우리는 신의 존재를 꿈꾼다>
신은 존재하는가? 악의 우리의 뒤를 따라오면 반드시 신은 숨어 있다가 우리들 앞에 나타난다. 악의 존재를 부정한다면 신은 반드시 우리와 함께 있다.
노인이 남기고간 요트를 만든 미짓은 결국 요트대회에서 우승을 한다. 사춘기 시절 성취감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전기가 된다. 결국 그런 계기를 통해 성장을 한다. 자신의 엄마와 미짓은 서로 생명을 바꾼 것이 아니다. 오해로 불신이 생기고 그런 불신 때문에 고통받아왔던 미짓은 왜 그런 일들은 지나가는 장대비와 같다는 것은 깨닫게 된다.
좌절과 분노로 점철된 우리들의 사춘시 시절. 구르는 낙엽만 봐도 웃음을 자아내지만 아무것도 아닌일이 상처를 받고 힘들어하고 용기를 잃는 경우도 있다.
우리의 분신은 바로 미짓이다. 미짓은 작고 여리고 몸이 뒤틀리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지만 가슴속에서 경쟁에서 승리하고 거대한 꿈과 희망이 자리잡고 있다.
나약한 우리들에게 신은 항상 존재한다는 말. 바로 성장소설의 큰 요소이며 독자들에게 시사하는 점이다.
믿는다는 것 뒤에는 항상 악이 뒤따르지만 꿈과 희망, 그리고 용기를 잃지 않는다면 반드시 신은 우리들 마음속에 존재한다.
저자 팀 보울러 역시 이런 작지만 희망의 진리를 마음속에 심어주기 위해 성장소설을 고집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