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세계
이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 고기토와 아내 치카시, 그리고 고기토의 친구이자 아내 치카시의 오빠인 고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첫 장에서 고로의 자살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고로가 남긴 물장군(고로가 죽기전 녹음한 테이프와 플레이어)을 고기토가 듣는다.
그리고 고기토와 아내 치카시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또한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아마도 ‘체인지링’을 그들의 자식에 비유했을 것이다.
고로의 물장군에는 ‘인간, 이 부숴지기 쉬운 존재’라는 장편 에세이를 칭찬하는 내용이 나오면서 간접적으로 인간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것은 요컨대 부서지고, 기진맥진하는 것에 대항하여 부서지지 않는다. 부수지 않는다. 일단 부서진 것은 고친다. 라고 하는 고기토의 삶의 방식이 지닌 지향성을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고기토는 ‘자신이 기진맥진했다’고 하는 고로의 유서 속의 뜻밖의 자기비평과 비교하며 몇 번이나 다시 들었다-
아니면 자식이 아닌 자살을 한 고로가 결국 ‘체인지링’으로 삶의 고뇌를 느꼈던 그가 결국 죽음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벋는다.
결국 고기토와 고로는 소년시절, 두 사람 모두 입밖에 내어 표현조차 할 수 없어 ‘그것’이라고 불러왔던 참혹한 일을 겪었고 고로는 이 일 이후 ‘체인지링’이 되었다.
소설속에 나오는 ‘그것’이 궁금해진다.
행동의 양심, 역사의 흐름, 인간이해, 가치관의 혼란 등이 빚어내는 이 시대의 비극을 작가는 한 소설로 표현했다.
●무궁무진한 경험의 세계
우선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 책 한권이면 우리가 1학기 또는 1년 동안 배울 문학사조의 흐름을 이끌어주는 족보와도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문학적인 사상이 폭넓다는 것을 발견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해 하시겠죠?
우선 책 속에 나오는 인물, 이야기 등이다.
단테의 이야기(p28), 끊임없이 이어지는 랭보의 인용(작가는 개인적으로 랭보의 시를 좋아했나보다), 고바야시 히데오, 카프카, 막스 브로토, 미하일 불가코프, 스트린드 베리, 르네 샤르, 소잉카, 모리스 센닥 등 우리가 몇 년을 통해 배워볼 수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 인물들의 이야기, 책 등을 중간 중간에 소개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의 철학적인 의미와 작가의 경험과 정신세계를 이해한다면 좋았을 텐데. 아니 거명된 이들에 대한 지식이 좀 있었더라도 작가와 혼연일치가 되어 소설을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속 인물과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작가의 경험을 높이 살 수밖에 없어다.
●‘체인지링’이란?
‘체인지링(changeling)'이란 과연 무슨뜻일까?
이 책을 읽기 전에 ‘체인지링’이란 뜻이 궁금했지만 사전적인 의미를 확인하지 않은 채 첫 페이지를 넘겼다.
그래서 끝까지 과연 작가가 이 소설소석에서 의미를 부여하려 했던 ‘체인지링’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파악하려 했는데...사실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작가의 의도를 쉽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체인지링’이란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민간에서 전승되어온 의미로 사용된다고 한다.
아름다운 아기가 태어나면 작은 도깨비 같은 요정이 나타나 이 아기를 자기들의 보기 흉한 아이와 바꾸어 놓는데 뒤바뀌어 남겨진 흉한 아기를 ‘체인지링’이라 부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의미가 전승되기도 한다.
아이가 태어날 때 정상적인 모습이 아닐 경우 우리는 묘자리, 부모의 안 좋은 생활습관 및 성격(마음가짐), 조상들의 저주-조상들의 저주는 아마도 그 가정의 조상들에게 불효를 했거나 안 좋은 일을 했을 때 원한을 품고 저주를 내리는 것-등이 내려 아기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고들 이야기 한다.
아마도 외국에서도 이런 맥락에서 ‘체인지링’이라는 전승이야기가 떠도는 모양이다.
이 소설은 ‘체인지링’을 모티브로 한 가정의 이야기를 꾸려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