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이 되는 필수조건 중 하나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접점을 찾아서 그야말로 '천직'을 찾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취업준비생이라는 이름으로, 남들따라 기업공채를 준비하는 나였지만 '직업을 갖는 일'은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서 기업공채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진지하게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과 관련된 직업에 대해 고민을 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이 어디 하루아침에 이루어 지는 일이던가? 끙끙거리며 머리아프게 생각하던 차에 다양한 직업이 나온 도서를 찾게 되었고, 그때 도서관에서 만난 도서가 바로 '세상을 바꾸는 천개의 직업'이다. 도서관에서 한 장 한 장 유심히 읽던 나는 소장해야 겠다는 생각에 바로 구입을 하고, 다시 천천히 읽어나갔다. 이 책에 나오는 천 개의 직업은 '마케터', '세일즈맨', '사진작가', '아나운서' 등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직업이 아니라 한국에는 흔하지 않거나 새로운 직업이 대다수이다. 수많은 직업 관련 도서 중 이 책을 선택했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희소성'이 있는 직업, 나에게나 타인에게나 특별한 직업! 손꼽힐 정도로 적지만 세상을 바꾸는 주요소품 같은 직업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천 개의 직업 중 많은 것은 요즈음 유행처럼 번지는 '컨버전스(Convergence)', 즉 융합을 통해 창조된 직업도 많다. 이것은 예전처럼 한 우물만 파서 성공하는 시대는 지나고 이제는 다양한 분야를 깊게 섭렵할 수 있는 통찰력 있는 인재를 세상이 원한다는 신호일 것이다.

 

  또 이 책 속의 직업들 중에는 창업이나 창직이 전제조건으로 따라오는 것들도 있다. 자본이 없어서, 환경이 안 되서, 그 분야에 지식이 없어서…. 사람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부딪치면 본능적으로 핑계거리를 찾곤 한다. 단지 용기가 없을 뿐인데 말이다. 나 역시도 그러하지만, 굳이 당장 창업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본을 좀 더 모으고 싶다면 기한을 정해서 돈을 번다거나, 환경조건이 걸린다면 천천히 그 환경을 만들어 가면 된다. 지식 쌓기 쯤이야, 요즘 세상에 책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훌륭한 수단이 있지 않은가.

 

  다양한 직업을 순서대로 설명한 단순한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 책을 한 장씩 넘기고 새로운 직업을 알게 될때마다 깊은 고민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천직을 찾기 위해 다시 한 번 첫 장부터 차근차근 읽으려 한다. 행복이라는 건, 그것은 취업할 나이라서 취업하고 결혼할 나이라서 결혼한 뒤에 그 안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깊은 사고와 통찰을 하면서 타인의 간섭을 배제하고, 온전한 나의 선택이 들어가 있을 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다시 한 번 고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