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동경맑음 포토다이어리를 살 때는 내가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미리보기로 본 다이어리는 사진도 많았고, 하루를 기록할 수 있는 칸이 컸기 때문에 일기장으로 쓰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주문한 다이어리를 받고 나서 "다이어리를 참 잘 샀구나."라는 생각이 든 것은 내 손의 동경 다이어리를 펼쳐들고서 였다.
내 생각대로 하루의 기록을 할 수 있는 칸이 큰 것은 다이어리를 처음 펼쳐들고 나서 눈에 바로 들어왔다.
이제 불편하게 일기장 꺼내서 쓰는 것 보다 짧게라도 여기에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한 장 한 장을 넘겼다.
뜻밖의 페이지가 눈에 들어왔다.
어딘가 여행을 가거나 다른 곳을 놀러갔다 와서 사진을 붙이고 그것을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사진과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썬 정말 반가운 페이지였다.
비록 아직 학생이고 돈을 부모님께 타쓰는 나이이지만, 좁은 곳이라도 돌아다닌다면 그것은 내게 기록될만 한 여행이다.
하지만 여태까지 귀찮아서 혹은 따로 여행노트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너무 까다롭다는 생각에 - 순전히 귀차니즘이었긴 하지만 - 어디를 다녀와도 기억 속에 묻어놓기만 했었는데, 동경 다이어리의 저 페이지를 보니 이제 작은 기록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쁜 마음으로 2007년 12월의 달력을 적어내려갔다.
2008년 1월부터 쓰기에 내 마음이 너무 조급했던 것이다.
12월 달력을 적고 나니 내 마음은 더없이 편하고도 행복했다.
이런 다이어리를 가질 수 있게 되다니, 이런 많은 사진들로 가득찬 다이어리가 내게 있다니.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12월이 된 기념으로, 오늘 일기를 한 번 마음가는데로 적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