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선호사상.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아들사랑-
대를 잇기 위해 아들을 출산하지 못하는 며느리를
홀대하고, 문전박대했던 ...
말그대로 아들을 위한, 아들에 의한, 아들의 사상.
아마도 < 엄마가 일곱째를 낳았어요 >의 저자 김여운 선생님은
딸들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었던게 틀림없다.
딸들도 막강 파워를 갖고 있다는 사실!
저자도 딸 일곱에 아들 하나, 여덟 남매의 둘째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가득 있었으리라.
이야기 보따리를 풀듯 시작하는 < 엄마가 일곱째를 낳았어요 >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엄마가 세상에 일곱째를 낳았다니!!
책을 열기가 무섭게 맨 뒤 표지에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막내야, 걱정 마!
너의 운명은 이 언니들이 지켜 줄께"
이름도 독특하다.
딸들의 이름에 동, 서, 남, 북(복), 가, 나, 다 가 들어있으니 말이다.
동희, 서희, 남희, 복희,
가희, 나희, 다희, (여덟째를 낳으면) 라희..
정말 이름도 재미나다.
등장인물들의 특성도 친절하게 적어주신다.
아빠는 술과 음악을 좋아하는 인쇄소집 사장님
엄마는 일곱째도 딸을 낳아 속상해하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은 분
인쇄소집 딸들답게 인쇄의 재주를 지니고 있는 동희, 서희, 남희, 복희, 가희
재미있는 놀이를 좋아하는 나희, 다희...
그런 복작복작한 집안에 일곱째의 출산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당연히 잘 키워야됨에도 불구하고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딸들이 너무 많으니 일곱째는 다른 집에 주겠다는 소식.
옆집에 친한 운봉이 선생님께 딸을 줄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언니(?)들은 화가 난다. 일곱째를 지키기 위해 언니들이 행동을 개시하는 모습이
어찌나 든든해보이던지, 다희는 언니들이 지킨다!!
이에 엄마, 아빠를 위해 연극을 시작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눈물겨운 연극이니
어찌 감동하지 않을까. 엄마, 아빠는 모든 것을 다 얻은 듯 싶을거다.
연극으로 표현해 내는데, 나도 함께 울었다.
내가 왜 < 엄마가 일곱째를 낳았어요 >에 공감했을까?
우리집도 딸 셋이다. 딸 일곱정도는 되어야 이야기가 가능하겠지만
아들이 없기에 아들에 대한 아빠의 아쉬움도 있었겠지.
목욕탕 함께 갈 아들이 없고,
아빠 편 되어 드릴 아들이 없고,
가문을 이를 아들이 없고,
하지만 우리 아빠는 어떤 내색도 하지 않으셨다.
딸 셋을 정말 잘 키웠다고 오히려 자랑하셨다.
그래서 눈물난다.
< 엄마가 일곱째를 낳았어요 > 의 마지막 연극의 대사가 심금을 울린다.
만세 만세 바리 만만세
우리 몰래 약을 구했네
아버지 어머니 모두 모두 살렸네
일곱째 딸 바리가 모두 살렸네
아빠, 엄마, 칠공주 만만세, 만만세
그래, 칠공주 만만세, 만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