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는 가끔 다른 인생을 꿈꾼다 

 

 

 

 대한민국에서 아내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결혼을 하고, 남편의 아내가 되어 산다는 것은 아마도 남편 내조를 잘 해주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듯 하다. 내조를 잘해야하는 아내의 의무가 있기에 '남자들은 여자하기 나름이예요'라는 유행어까지 나돌지 않았을까. 남자들이 잘 못하면, 집안에서 아내가 어~떻게 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냐고 핀잔을 주기 일쑤다. 대한민국에서 아내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아내 뿐 아니라 엄마가 되고, 며느리가 되고, 역할이 있기에 더욱더 어려운 위치로 작용한다.

 

 혹시 다른 인생을 꿈꾸는가? 나 또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있다. 그치만 현실은 애엄마이기에 아무곳도 가지 못하고 이러고 있다. <아내는 가끔 다른 인생을 꿈꾼다>는 책을 읽으며 망치로 얻어 맞은듯 일탈이 아닌, 내면의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것이 단순히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집을 나가는 것에서 (가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땐 미처알지 못했던 것이다. 책 표지부터 예쁜 여자가 하이힐을 벗으며 (혹은 신으며) 요염하게 있는 모습이 나와는 다른 인생이구나 싶었다. 크하하하.

 

 '머물러 있기에 당신은 너무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저자의 말에 위로가 된다. 저자는 홍미경 원장으로 두 아이의 엄마, 아내, 유치원장, 대학교수로 1인 4역을 해내는 사람이다.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을 갖고 이 책을 저술했다. 위로와 응원, 힐링을 통해 더욱 행복해지는 비법을 담아냈다고 하면 될까. 아내가 집에 있는 것도 가정을 위한 평화의 일환이며, 남편을 위한 내조의 일환이며,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것을 인정해주니 감사하다.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여자는 '도우미를 쓰고 있는 전업주부'이다. 나 또한 쉬면서 전업주부의 마음으로 살 수 있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재미는 있었지만, 타지에서 의지해야 할 사람이 남편과 아이 뿐이었으므로 외롭고 힘들었다.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며 남편이 퇴근하는 시간을 기다리지만, 퇴근하고 온 남편은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스마트폰을 끼고 살았다.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대화를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지 않았다. 그렇게 반년을 살고 보니 참 외롭고 힘들었다. 그래서 다시 워킹맘으로 살아보고자 한다.

 

 이 책에서 참 좋았던 부분은 <아내는 가끔 다른 인생을 꿈꾼다>의 각 챕터가 끝나면 저자의 질문이 이어진다. open one's mind라고 해서 * 친정엄마의 자식 사랑에 대하여 생각해 보세요 / 걱정거리 리스트를 만들어 우선순위로 지워나가 보세요 / 건설적인 딴짓 리스트를 만들어 우선순위로 실행해보세요 / 자신을 위해 스펙을 쌓으려고 무엇을 노력했나요? / 우리 남편은 나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 우리 남편 자랑을 한다면요? * 등등의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생각거리를 통해 나는 다시 질문들을 모아 일기장에 하루 주제로 이야기를 써보기로 했다. 그러다보면 혼란스러운 내 마음도 정리되고, 가정의 평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지 않을까?

 

 

요즘은 나도 혼자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바쁜 삶에 치여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달려온 시간들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그간 수고한 나만을 위한 여행을 선물해주고 싶어서 있다. 신기한 것은 혼자만의 여행을 꿈꿔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p.37

 

 엄마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어른이 되고 나서도, 결혼을 하고 나서도 아니었다. 내가 엄마가 되고 나서야 자연스럽게 엄마의 마음이 가슴으로 느껴졌다. -p.94

 

 

아내는가끔다른인생을꿈꾼다

[샘터] 시샘달, 함께 나누는 기쁨 


샘터 2월호가 내게로 왔다. 2월은 시샘달, 이름도 어찌나 잘 드러맞는지. 겨울의 입장에서 보면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는 그런 달이다. 2월의 짧은 날(28일)이 무색하게 샘터 시샘달에는 좋은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랄까. 이번 특집은 <매를 맞았다>, 사시사철 기차여행 <겨울 눈꽃열차>이다. 표지도 그에 맞게 눈꽃 + 행복이라고 적혀있는 기차가 달린다. 설국열차는 아니겠지- 그러고보니 기차를 타본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행복 기차를 타고 눈꽃을 배경으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떠나보고 싶다. 산뜻한 표지와 함께 샘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개인적인 편견에 의한, 샘터 2월호 나만의 best 3를 정해 보자면,1) [ 과학에게 묻다 ] - 작심삼일의 덫에서 어떻게 빠져나올까?2) [ 초상화 박물관 ] - 꿈속의 발레리나) 3) [ 병원은 인생학교 ] - 그 사람, 편히 가게 해주세요 

1) [ 과학에게 묻다 ] - 작심삼일의 덫에서 어떻게 빠져나올까? 새해가 되면 누구나 결심을 한다. 하지만, 그 결심이 삼일을 지키지 못하고 물거품이 되고 만다. 결심 - 무너짐 - 후회 - 재결심의 반복적 패턴을 보이는 이런 형태의 악순환이랄까. 과학에게 물어보면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체육관에 다니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운동을 통해 ‘ 살을 뺀다 ’라는 과제를 준다. 한 그룹은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한 그룹은 ‘과정’에 몰두하는 것. 그 결과, 결과에 집중했던 사람들은 과정에 집중했던 사람들보다 10분가량 적게 운동했다. 결과에 집중하면 동기가 오래가지 못하다는 것. ‘네가 뛰는 한걸음, 한걸음에만 집중’하면 목표를 이루는데 더욱 쉽다는 것이다. 또한 너무 많은 목표도 작심삼일이 된다고 하니, 심플하게 한,두개로 압축해보는 건 어떨까? 2014년을 향해 달리는 나에게 아주 좋은 조언으로 다가온다. 


2) [ 초상화 박물관 ] - 꿈속의 발레리나 1월에 총 3군데의 미술관을 다녀왔다. 그래서인지, 작품을 보는 다양한 관점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마리 탈리오니>라는 발레리나의 모습이 담긴 이야기는 나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었다. 그림도 중요하지만 그 뒤에 담긴 비하인드가 더욱 흥미로운 법! 그녀의 춤은 억제된 열정을 대변하고, 그 당신 마리와 비슷한 옷을 입고, 머리 스타일도 따라했다는 유행 선도자였던 것. 훗날 그녀는 가난한 귀족과 결혼하여 이혼했다는 것. 우아한 발레니라의 이미지 뒤에는 비루한 현실 속에 삶을 마감했다는 점이 역설적이었다. 앞으로 <플로라 역이 마리 탈리오니>라는 그림을 보게 되면 그 이야기가 떠오를 것 같다. 

3) [ 병원은 인생학교 ] - 그 사람, 편히 가게 해주세요 이 글은 EBS <명의>를 집필하고 있는 방송작가의 담백한 이야기다. <명의-신장이식편>에 대한 이야기는 눈시울을 적신다. 아내의 신장병으로 남편은 자신의 신장을 아내에게 주겠다고 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남편의 꿈은 ‘아내가 건강해지면 같이 등산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재밌게 살고 싶어요, 더 빨리 못 준게 미안..’하단다. 이식한지 일주일쯤 지나자 아내에게 ‘초급성 거부 반응’이 왔고, 의학으로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 후 그렇게 남편은 아내를 ‘편히’ 하늘나라로 보냈다. 마지막 글귀가 마음을 친다. < 행여 내일이 마지막일지라도 오늘까지는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버티며 성실하게 삶을 살아내는 것, 그것이 생명을 받아 ‘소풍’같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몫이라고, 그녀가 내게 말해주었다 > 


샘터 2월호의 이야기는 진솔하다.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요 며칠 사이 개인정보유출, AI 조류 독감 등으로 나라가 어지럽다. 뉴스를 보면 앞이 캄캄해진다. 앞으로 이 험난한 세상을 어찌 살아야 할까 싶다. 하지만, 힘든 세상을 조금이나마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샘터 2월호에 담긴 이야기들 속에서 인생의 따스함을 배운다. 내가 만드는 행복, 함께 나누는 기쁨을 모토로 하고 있는 <샘터>. 아, 정말 따뜻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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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마녀송송3] 우리 마녀 축제에 가자 

 

 

 유쾌한 상상은 유쾌한 결과를 가져온다. < 우리 마녀 축제에 가자 > 라는 제목의 샘터 어린이 문고는 어른들에게도 유쾌함을 선사한다. 누구나 한번쯤 해봄직한 상상. 마녀들은 어떻게 축제를 즐길까? 어떤 빗자루를 타고 다닐까? 궁금했던 상상들이 하나씩 엮어져 이야기 선물을 던져준다.

 

 친절하게도 첫장을 열면 주인공 소개가 되어 있다. 주인공은 송송이. 아홉살( 호기심 가득할 초등학교 2학년 )이고 마음대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마녀가 꿈이다. 그러던 와중 [ 마법 빗자루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라는 엉뚱한 상상을 시작한다. 엄마는 시큰둥하게 만화를 그리고( 무심한듯 시크한 ), 호기심 넘치는 송송이는 상상을 실행으로 옮긴다.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동기는 고양이 오디에게서 찾게 된다.

바로 마녀 축제에서 마고할머니의 수수께끼를 풀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소식!! 귀여운 오디와 송송이는 바로 마녀축제로 가는 기차를 타게 된다. (아, 나도 생각대로 어디든 갔으면 좋겠는데- 한편으로는 송송이랑 오디의 자유로움이 부러웠다. 아. 나도 떠나고 싶다). 1년 중 가장 밤이 길다는 동지. (새알심과 팥죽이 등장하는데 어찌나 먹고 싶던지, 나이만큼 새알심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우와, 나는 31개나 먹어야 하는구나 절망-) 해마다 동짓날에는 마고할머니의 달빛 언덕에서 마녀 축제가 열린다.

 이 책의 구성은 송송이가 마고 할머니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감에 있어 독자들을 흡입한다. 긴장의 연속을 촘촘하게 그물망처럼 당기는 듯한 느낌. 이 책을 한번 읽으면 빠져 나갈 수 없는 매력이랄까? 혼자 푸는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힘을 합치고 머리를 맞대어 풀어나가는 수수께끼에 나 또한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더라. 아이들의 생각은 어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사물을 낯설게 보는 장면들이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고정관념을 비판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 우리는 날개달린 것을 새라고 지칭하지만, 물고기도 새가 될 수 있다는 발상. 정말 반전 그 자체였다.

 아울러, 함께 들어있는 삽화도 상상력을 자극시키기에 너무나도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마녀가 무섭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한다. 고양이 오디에게 예쁜 꼬리를 선물하는 부분도 감동이고! 마지막에 그린이의 이야기도 은근한 재미까지- 으악! 마녀의 머리가 가발이었다니! 깨알재미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이 책은 초3~4학년들을 위한 창작동화다. (나는 초등학교 3.4학년 때 이런 책을 접해봤던가?) 아시다시피 <꼬마 마녀 송송>은 전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오늘 리뷰한 책은 3탄 < 우리 마녀 축제에 가자 >이다. 나머지 1.2탄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다짐, 그리고 엉뚱한 상상을 실행으로 옮기는 송송이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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