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는 받아들여졌다 ] - 51편의 묵상 잠언

 

때로는 열마디의 말보다 한편의 시가 나에게 큰 울림을 줄 때가 있다. 바쁜 가운데 한편의 시로 여유를 느낄 때 얼마나 감격스러운가. 51편의 묵상 잠언을 읽다보니 3월이 훅- 지나갔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얼마나 큰 여유를 느꼈는지 모른다. 업무가 너무나도 많아 그 상황을 피하고 싶을 때 [ 그대는 받아들여졌다 ]를 펴고 여유를 찾았다. 수 많은 잠언들 중에서 몇가지 나에게 다가온 이야기들이 있다.

 

#1.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이들에게 좌우명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대답이 나왔다. 중학생들에게도 다가오는 명언이라니... 이 책에도 이 글귀가 나오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를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근심없는 날들이 스쳐 갈 때면 세속적인 것들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조용히 가슴에 새기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기쁠 때가 슬플 때나 언제 어디서나 어울리는 말이다. 다윗왕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이 말이 정신없이 분주한 나에게 깊게 다가온다. 이 또한 지나간다고..

 

#2. 그리고 미소를

슬픔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끔 너무 슬퍼서 엉엉 울다보면 나도 모르게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폴 엘뤼아르의 <그리고 미소를>의 시 속에는 그 마음이 담겨있다. ‘슬픔의 끝에는 언제나 열려있는 창이 있고, 불 켜진 창이 있다’라고.. 굶주림도 채워지고 욕망이 충족되는 삶. 지금은 슬플지라도 언젠간 환한 빛을 향해서 지금의 슬픔을 견디고 있다는 것. 그래서 어둑컴컴한 밤이 다가오는 아침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밤은 결코 완전한 것이 아니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3. 행복한 삶이란..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산다. 그래서 ‘어떻게 살고 싶니?’라고 물으면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라고 대답한다. 행복은 추상적인 단어이다. 하지만, <무소유의 행복>이라는 시의 글귀를 보면 행복한 삶의 구체적인 그림들이 그려진다. ‘행복한 삶이란 나 이외의 것들에게 따스한 눈길을 보내는 것입니다’라는 첫 마디의 구절이 모든 것을 느끼게 해준다. 이기적인 삶이 아닌 이타주의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 사소한 행복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이야기가 깊이 다가온다. 하루 한시간의 행복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마무리되는 시를 통해서 행복의 정의를 다시 새겨본다.

 

이 글을 엮은 저자는 가톨릭 사제이자 시인, 번역가 류해욱님이다. 사진은 ‘감성 풍경사진’으로 알려진 사진작가 남인근님의 작품들이다. 이 책에는 51편의 묵상 잠언 뿐 아니라 예쁜 풍경(해바라기, 나무, 하늘 등)등이 같이 곁들어져 있다. 자연이 담긴 사진들 속에서 시와 함께 여유를 찾게 된다. 한 장의 사진과 글귀가 어우려져 이 책을 완성하고 있다. ‘늘 행복하려고 노력하십시오’라는 이야기가 행복이란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노력이라는 것을 강조해주고 있다. YOU ARE ACCEPTED.. 그대는 받아들여졌다.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가 사랑스럽고 중요하며 쓸모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너무나 바쁜 삶에 지쳐 마음의 여유를 느끼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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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가 창간된지 44주년이 되었어요. 정말 대단한 시간이지요. 샘터 잎새달 표지는 뭔가 추상적인 그림이예요. 하지만 원동력있고, 팝아트적인 요소들이 뭔가 통통튀는 한 마리의 새가 떠오르네요. 그동안의 표지와는 좀 다른 분위기여서 놀랐어요. 하지만 새로운 변화에 박수를 보냅니다. <특집> 창간 44주년을 맞이하여 샘터 잎새달에도 독자 이벤트로 선물을 준다는 소식이 들려와요.

<샘터 베스트셀러 1위를 맞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3월 30일까지 지난 10년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책을 맞혀주면 된답니다. 저도 독자엽서로 응모를 했어요. 정답의 힌트는 두글자 랍니다. 제가 좋아하는 수필가이기도 하고요. 많은 분들이 응모하셨을 것 같다는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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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를 움직인 한마디 - 나는 영원히 싸우는 자유로운 의지이다

만화가 이현세님의 이야기에서 충분한 공감을 받았답니다. “교수님, 작가가 되면 잘 살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이현세님의 대답은 솔직합니다. 그걸 난들 어떻게 알 수 있냐며 자기 인생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사실, 만화가와 화가 사이에 고민을 했던 이현세님. 만화가의 길을 택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의지’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중2 때 우연히 만난 한마디 ‘나는 영원히 싸우는 자유로운 의지이다’는 글귀를 보고 결정했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 글을 보면서 나를 움직인 한마디를 생각해보게 되었답니다. 칭찬에 목말라있던 나에게 ‘정말 잘하는구나!’라고 지나가며 했던 선생님의 이야기가 나를 움직인 원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당신을 움직인 한마디는 무엇인가요?

 

#2. 이제 곧 봄이 오는데 - 나희덕의 산책

아, 봄이 옵니다. 바쁘게 3월을 보내다보니 주변에 꽃이 핀다는 사실을 이제야 실감하게 되네요. 올해에는 개화시기가 빨라졌다고 해요. 그래서 개나리와 벚꽃이 함께 피는 이상한 현상이 발견되네요. 나희덕님의 산책을 읽으니 봄에 대한 예찬이 너무나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프랑스의 작가 앙드레 브르통의 표현 ‘이제 곧 봄이 오는데, 나는 앞을 볼 수 없습니다’는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이 표현은 아름다운 대상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발견해낸 자가 느낀 경이로움에 의해서만 만물이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겨울을 벗어나 봄이 되는 순간, 자연을 둘러보면 봄의 경이로움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제의 빛과 오늘의 빛이 다르다는 나희덕님의 표현처럼 매일이 새롭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3. 나를 지킨다 -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강병인님의 캘리그라피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다면 사물도 나를 옮길 수 없다’는 이용휴의 글입니다. 이용휴는 18세기 연암 박지원과 쌍벽을 이루는 문단의 큰 학자였습니다. 그는 ‘나’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그것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나의 모든 감정과 행동이 남을 따라 하다가 스스로 주체적으로 서지 못하는 것이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나만 존재할 뿐이다’ 혜환 이용휴는 그런 자신이 부끄럽다고 고백하며 ‘나를 지키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요즘 사람들을 보면 비교의식에 사로잡혀 있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이용휴의 글귀를 보면서 다시금 나를 반성해봅니다. 나를 지키는 4월이 되어야하겠습니다.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다면 사물도 나를 옮길 수 없다’

 

 이케아, 로얄 코펜하겐, 레고, 칸켄백, 스토케..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북유럽의 떠오르는 브랜드이다. 스칸디맘, 스칸디대디라는 용어도 생겨날 정도로 요즘 북유럽이 대세다. 북유럽의 복지지수도, 교육환경도 뭔가 북유럽이 하면 다르다. 대세라는 용어가 어색하지 않다. 그에 걸맞게 북유럽 이야기에 관한 책이 출판되었다.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이야기를 통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북유럽에 대한 이야기를 역사, 사회, 문화, 경제, 지역으로 나누어 50개의 키워드로 정리했다. 안데르센, 앵그리버드, 바이킹, 아바 등 우리가 친숙하게 들었던 이름들이 등장한다. 표지부터 북유럽 대표 인물들과 브랜드가 자그마하게 기록되어 있다. 단숨에 북유럽을 여행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다.

 

#. 역사 파트에서는 북유럽 신화에서 부터 바이킹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저마다 비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신은 '토르'다. 가장 힘이 센 토르Thor는 목요일을 뜻한다. 사랑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프레이야Freyja는 금요일을 뜻한다고 한다. 북유럽 신들의 특징은 다른 신화와 다르게 모두 사람처럼 죽는다. 또한 겉모습이 정상적이지 않다. 즉, 비운의 신들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북유럽 신화는 <반지의 제왕>, <토르>등의 영화 소재로 인용되어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북유럽의 바이킹들은 동서남북으로 약탈과 교역을 통해 진출하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정착하여 그들만의 세력과 고유문화를 전파했다고 한다.

 

#. 사회 파트에서는 북유럽 이사회, 여성지도자, 세금, 이민, 호화 감옥, 남녀평등, 왕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호화 감옥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 감옥인지 휴양소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 바스토이 감옥은 럭셔리 감옥에 해당된다고 한다. 특히 취업을 위한 교육을 중점적으로 해주고 있다니 대단한 감옥이다. 이런 럭셔리 감옥에 수감된 흉악범들이 자신의 죄를 반성하기는 커녕 감옥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비치면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하니 그곳이 어떤지 사진으로만 봐도 느낄 수 있었다. 아울러 남녀평등에 대한 이야기도 우리와 사뭇 달랐다. 스웨덴의 부모는 자녀 출산을 전후로 450일 동안 출산 및 양육 휴가를 가질 수 있고, 신생아 양육을 위해 월급의 80%를 부모 수당으로 받는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또한 양육 휴가 기간은 여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함께 나눠쓸 수 있도록 되어있다. 스칸디맘, 스칸디 대디가 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에 대한 부분이 탁월하다는 이야기이다.

 

#. 문화 파트에서 뭉크, 입센, 안데르센, 키에르케고르, 말광량이 삐삐, 아바, 무민, 디자인, 카모메 식당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개인적으로 말광량이 삐삐를 재미있게 보았는데, 스웨덴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이라고 한다. 스웨덴 교육에 대한 비판과 아동 교육에 회의를 느끼게 하는 이야기를 녹여냈다고 하니 그녀의 이야기가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말광량이 삐삐의 캐릭터는 어느 사회에나 꼭 존재하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녀는 현재 이 세상이 없으며 (2002년 별세) 그녀에 대한 추모 열기로 박물관이 생기고, 그녀의 이름은 스웨덴 여자 아이의 가장 인기 있는 이름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이렇게 소소한 비하인드 이야기를 들려주니 북유럽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대될 수 밖에 없었다.

 

#. 경제 파트에서는 북유럽의 경제를 일으킨 가문과 브랜드가 등장한다. 노벨, 발렌베리 가문, 레고, 이케아, 볼보, 앵그리버드, H&M 등등 우리가 익히 들어 이미 알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사실 레고의 경우 독일의 브랜드라고 생각했는데 덴마크에서 목수로 일하던 올레 커크 크리스찬센에 의해 레고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레고는 덴마크어로 '잘 놀다'라는 의미라고 한다. 레고는 전 세계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다. 레고 회사의 모토는 '유일한 최고만이 최고다'라고 한다. 전세계 3위이 장난감 회사로 자리잡게 된 모토가 아닌가 싶다.

 

 북유럽이 매력적인 이유는 역사, 문화, 경제, 교육 등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바퀴처럼 온전히 굴러가는 모습이 아름답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 뒷 표지의 퀴즈의 답을 찾으며 읽는 것도 재미를 더할 수 있다. 북유럽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북유럽 비행기 티켓을 끊고 싶은건 왜일까. 언젠간 북유럽 오로라를 내 눈으로 직접 구경할 날이 오겠지.

북유럽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