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에게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 산다는 것’이란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것이 전달되었다. 이 책은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이 책은 한국의 워킹맘에게 추천하고 싶은 단 하나의 책이다. 워킹맘 관련 책들은 보통 미국인 저자들이 쓴 책이 많은데, 내용은 좋으나 실정이 우리와 다른 점이 항상 아쉬웠다. 이 책의 저자는 여러모로 워킹맘에게 와닿는다. 첫째, 아동심리발달의 전문가이다. 둘째, 애 둘을 키운 엄마이다. 특히 둘째는 발달장애를 갖고 있어서 수월하게 아이를 키운 사람이 아니다. 셋째, 의사란 전문직이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쉬지 않았다.

 

대한민국 워킹맘은 선택이 아니라 이제 필수인 시대이다. 그러나 여러 육아책들은 아이의 첫 3년을 마법의 시간으로 정해 엄마들은 무조건 일을 그만두고 3년동안 아이 돌보기에 전념하라고 강요(?)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3년간 일을 쉬고 다시 복귀할 수 있는 직장이 얼마나 있을까? 대한민국 1%만이 실현가능한 무리한 요구를 아무렇지 않게 요구하는 책들이 강요로만 느껴졌다.(그리고 그 책의 저자들의 대부분은 남자였다.ㅠㅜ) 3년간 일을 쉬고 아이를 키운 뒤엔 이 땅에 그렇게 많은 경단녀, 즉 경력단절여성들이 탄생하는 것이었다.

 

저자도 물론 마법의 3년간 아이를 우선순위에 두라고는 하지만, 일을 쉬라고는 하지 않는다. 주양육자가 바뀌지 않고 3년을 보낼 수 있는 육아시스템을 권장한다. 이 점이 현실적이었다. 그리고 워킹맘들이 24시간 싸우는 죄책감을 버리라는 것과 모든 것을 다 잘하려는 슈퍼우먼이 되지 말고 현실적이 되라는 점이 와닿았다.

 

회사에서, 집에서 어느 곳에서도 주류가 될 수 없고 약자로서 설 땅이 없이 하루하루 24시간 쉴 틈도 없이 전쟁 같은 일상을 살아내는 워킹맘들이 언젠간 워킹맘끼리 서로의 장점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워킹맘들의 연대를 보고 싶다.

 

나도 더는 버틸 수 없다고 생각되는 지금, 다시 한번 버티자고 다짐해 본다.

[ 말공부 ] - 흐름출판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이 말에 동의한다. 대화에도 격이 있어야 하고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뜻이다. 현대 사회에서의 대화는 소통의 부재를 일삼고 있다. 가족과의 소통 부재, 상사와의 소통 부재, 친구와의 소통 부재, 저마다 말은 하고 있지만 소통이 되지 않고 있는 문제를 안고 있다.

 

흐름출판에서 [ 말공부 ]에 관한 책을 선보였다. 그것은 오늘날의 말의 기술을 2500년전의 인문고전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을 넘어선다. 때로는 너무 현란한 말재주가 싫을 때가 있다. 그저 충실한 내면의 말의 힘이 좋을 때가 있다. 저자는 기획과 번역을 하는 조윤제로 사람들은 말을 기술로 배우기 때문에 실패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말은 곧 그 사람이기에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저자의 동양고전 100여권을 원전으로 읽었다는 이야기에 아마도 문리가 트이는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말만 들어도 어렵게 느껴지는 <논어>, <맹자>, <사기> 등을 읽었다고 하니 열정이 대단하다. 나도 한 때 원전을 읽는 연습을 해본적이 있는데 끝까지 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었으니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이제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원전이 해석된 책을 보거나, 나에게 다가오는 말들만 챙겨서 보게 된다.

[ 말공부 ]는 10편으로 나누어 말의 힘을 이야기한다. 제목부터 마음을 찌른다. 말과 관련된 사자성어로 시작을 해서일까? 1편의 내용은 촌철살인, 2편의 내용은 언중유골이다. 특히 10편 일언천금의 이야기는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말에는 사람을 살리는 말이 있고, 망하게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지 않는가. 생명을 살리는 말 한마디는 큰 영향력을 끼친다. 대중 앞에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나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말 한마디의 힘을 다시금 되새긴다. 긍정의 말 한마디로 사람을 일으키고, 사람을 살리는 말이 그에게 큰 도움이 된다니 이제는 허튼소리도 못하게 될 것 같다.

 

공자, 맹자, 장자 등 세기의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는 등장한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말의 힘, 말공부가 무엇인지 제시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유방, 항우, 유비, 조조 등 영웅들의 말 한마디가 일화와 함께 실려 있어 읽기에 부담이 없이 다가온다. 2500년 동양고전에서 펼쳐지는 말의 향연이지만, 여전히 오늘날에도 중요하고 의미를 갖는 것은 결국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말은 공자의 가르침을 세 가지로 압축한 논어의 마지막 문장에 해당하는 말이다. 리더라면 말공부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다. 말재주가 있는 사람보다는 내면의 깊이와 지혜에서 비롯된 말을 하는 사람과 가까이 하고 싶은 것이 바로 그런 이유일 것이다. 말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분들이나 동양고전의 지혜를 알고 싶으신 분, 말로 인해 상처를 받아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인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게는 무엇보다도 공정한 신상필벌의 원칙이 중요하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작은 실수까지 찾아내 벌을 주는 것은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되기도 한다. 사소한 실수까지 모두 찾아내 벌주고 ,작은 실패에도 용서가 없다면 조직의 역동성은 사라지고 만다. 소극적으로 변하는 수밖에 없다.” - 말공부 본문 297쪽 중에서 -

 

“ 회복 탄력성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부딪히게 마련인 실패와 좌절에 잘 대처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특히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이러한 능력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 말공부 본문 310쪽 중에서 -

[ 우리집 정리 플래너 ]

 

 2014년의 계획은 ‘정리를 잘하자’로 정했다. 1월, 2월, 3월...그리고 4월이 되었다. 과연 나는 정리를 잘하고 있을까? 정리를 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정리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아 어떻게 나눠서 정리해야 할지에 있었다. 정리를 하기 위해 새로운 물품을 사게 되면 그건 정리가 아니라 오히려 정리를 위한 정리가 되는 것이었다. 일단, 정리와 관련된 책을 읽으며 정리의 가닥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하게 만난 책, [ 우리집 정리 플래너 ]를 통해 정리의 가닥을 잡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 사업가로 살고 있는 미국의 제니퍼 베리가 지은 책으로 [ 삶을 바꾸는 52주 프로젝트!] 로 구성되어 있다. 1년동안 연속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정리를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책이다. 저자의 의도는 “사소한 일들을 소홀히 하면 엉망진창이 되지만, 사소한 일들만 잘 챙겨도 아름다움은 창조된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정리 플래너 안에는 마음을 정리하고, 주변 사람들을 정리하는 것도 곁들어 나와있다. 정리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정신, 마음, 사소한 일까지도 함께 이야기해주는 친절한 정리 플래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 플래너 안에는 오늘 해야 할 정리에 관해 체크리스트처럼 나와있다. “잡동사니”에 대한 이야기도 효율적으로 해준다. 물론 이러한 조언은 저자의 정리가 실천으로 이어졌기에 실천 가능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정리법을 하나하나 실천하다 보면 우리의 시간과 물건, 공간을 좀 더 알차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으리라 본다. 이 책의 소 챕터 구성은 [ 이번주 할 일 > 무엇부터 할까? > 정리 유지하기 ]로 되어 있어서 정말 효과적으로 정리를 할 수 있게 해준다.

 

 혹시 봄을 맞이해 대청소와 정리를 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한꺼번에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기에 부담도 없다. 나에게 중요한 우선순위를 세우고 무엇부터 할지 생각하는 플래너이기에 참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왜 이 책을 이제야 만났는지, 후회도 되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읽게 되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