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안 놀아]라고 말하지 않기  :: [ 따돌림 없는 교실 ]

 

 

며칠 전 놀이터에서 마음 아픈 광경을 목격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남자 2명, 여자 2명이 놀이터에서 잘 놀고 있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자 아이가 여자아이를 세게 때리고 달아나게 되었다. 술래였던 여자아이는 맞은게 너무 서러워서 울고 말았다. 하지만 울고 있는 여자아이를 달래주는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 아이는 너무나 서럽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남자 2명, 여자 1명이 하는 대화를 들었다. ‘제는 맨날 억울하면 울더라. 쟤랑 이제 놀지 말자’라는 이야기였다.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요즘 놀이터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교실에는 따돌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학교 뿐 아니라 직장, 군대 까지 따돌림은 계속 되고 있다. 따돌림의 근원은 ‘너랑 안 놀아’라고 말하는 대서 시작한다. 너무 쉬운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무서운 말이다. 당신을 빼고 놀겠다는 이야기이다. 유치원에서 오랜 기간 일하면서 저자는 아이들의 따돌림 없는 교실에 대해서 고민한다. 이 책은 50여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어린이들의 놀이를 관찰하고 기록한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진 책이다. 무엇보다 교실에서 이야기하는 방법의 활용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할만하다. 따돌림 없는 교실은 무엇보다 <너랑 안 놀아>라고 말하지 않기라는 규칙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아무도 소외되지 않는 교실을 위한 선생님과 아이들의 열린대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잘 담겨있다.

 

 

유치원에 들어갈 정도의 나이, 아이들 사이에서도 관계의 구조가 서서히 드러나는 시기이다. 이런 중요한 사회적 경험을 하는 시기에 ‘너랑 안 놀아’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어떨까? 어떤 아이들은 놀이 친구로 받아주고, 어떤 아이들은 소외되어 따돌림의 고통을 미리 예측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너랑 안 놀아>라고 말하지 않기 라는 새로운 규칙을 발표하게 된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이내 수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선생님, 유치원에서는 그 규칙이 잘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유치원 아이들은 규칙을 대단한 것으로 여기니까요.’라고 말하며 유치원에서부터 이런 규칙이 시작되면 좋겠다는 초등학생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저는 그래도 규칙이 습관이 되면, 나이가 들어도 잘 지켜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안전벨트를 매는 것처럼요’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렇다. 좋은 규칙이 습관이 되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일, 그것이 교사가 할 일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렇듯 따돌림이라는 나쁜 습관에 대해 교사가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따돌림은 잘못된 교육이 불러온 습관이며, 따돌림 없는 사회는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적극 동의한다. 우리 아이가 다니고 있는 유치원에서도 이런 규칙이 잘 지켜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치원 선생님께 이 책을 선물로 드리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하고, 밑줄긋기>

 

“루시, 그 규칙은 성경책에서 따온 거야. ‘거류민이 너희의 땅에 거류하여 함께 있거든 너희는 그를 학대하지 말고 너희와 함께 있는 거류민을 너희 중에서 낳은 자 같이 여기며 자기 같이 사랑하라’는 구절이지”

   

“친한 친구라면 언제든지 집으로 초대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교실은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선생님의 규칙은 좋은 규칙인 것 같긴 하지만 아이들이 익숙해지는 데는 몇 년이 걸릴 거예요. 그런 점에서 그 규칙은 정말로 유치원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유치원 다닐 때 아이들이 저에게 저리 가버리라고 말할 것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어요. 저는 어렸을 때 학교에서 일어났던 많은 일을 기억하는 데 대부분 나쁜 기억들이예요.”

 

우리는 이 규칙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이방인들과 행복하고 조화롭게 생활하고 공부해 갈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할 것이다. 모든 학년마다 그에 맞춰 이 개념을 실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에 어느 날 우리 아이가 이방인이 된다면, 아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태양을 누릴 권리가 자신에게도 있음을 알려 주어야 할 것이다.

[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

제목이 독특하다. 기생충과 서민. 서민은 기생충을 연구하는 학자이다. 기생충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기생충으로 뜬 서민 교수님의 이야기는 즐겁다. 세상에 기생충을 연구하는 학자는 유명세를 타지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공부하시는 스타일인데 서민 교수님은 다르다. 하지만,가끔 서민 교수님 외모를 보면 전혀 교수님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목소리도 굉장히 귀여우시다. (죄송하지만 정말 그래요;) 

이 책은 서민 교수의 삶을 녹여낸 글이다. 당연히 기생충 이야기도 있고, 의사들의 이야기도 있다. 그 외에도 질풍노도 시기에 대한 이야기, 개에 대한 이야기, 독서에 관한 이야기, 정치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있다. 서민의 기생충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극진하다. 심지어 기생충이 예쁘다고 하는 서민 교수. 책 표지에 있는 노란색 줄은 편충이라고 하는데 채찍처럼 생긴 편충이 가장 아름답다고 이야기한다. 기생충이 인간에게 이로운 점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크론병 같은 경우는 장내 세균이 없어 너무 깨끗한 상태라 장내에 세균이 들어오게 되면 이겨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서민 교수는 몸에 기생충을 키운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다보면 놀랄 수도 있지만, 연구를 하다보면 기생유충을 넣어서 설사를 막아보는 교수도 있다고 하고, 서민 교수의 경우 눈에 잠깐 기생충을 넣어봤다고 한다. 기생충은 식탐도 없기에 다이어트 열풍이 불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집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의 경우 톡소플라즘에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서민 교수의 주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은 기생충과 전혀 상관없다는 것이다. 또한 송어회에 들어있는 기생충을 찾기 위해서 송어회집에 직접 가서 송어회를 먹고, 정말 송어회가 맛있었다는 교수님의 이야기도 어찌나 우스운지. 심지어 주례를 할 때에도 금술이 좋은 기생충인 주혈흡층에 대한 이야기를 비유하며 이야기했다고 하니 서민 교수의 기생충 사랑은 정말로 대단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구수한 입담으로 옆집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이 책을 읽고 팟캐스트 <나는 의사다>에 서민 교수편을 듣고 나면 이 책에 대한 이해를 증대시킬 수 있다. 나와 아주 먼 것 같은 기생충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나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친절하게 해주는 것이 참 좋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것은 그 세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그의 바람대로 우리 나라에 제 1호 기생충 박물관이 세워지는 그날이 올 것을 소망한다. 

 

 

내가 하는 말에는 정반대되는 두 가지의 힘, 즉 아이를 강하게 키우는 힘과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힘이 동시에 존재한다. 대화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 저자, 폴 액스텔

 

부모들이 자녀에게 하는 말 중 베스트는 '안돼' '~하지 마라'라고 한다. 이 두 마디는 부정적인 표현으로 아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어른인 나조차 이 이야기를 들으면 그러하지 않은가. 그 외에도 '지금은 바쁘니깐 나중에 하자, 너도 나중에 자식 낳아 봐라, 방 청소 좀 해, 넌 언제쯤 철이들래?, 도대체 언제 공부할래?, 지금 당장 해!'라는 잔소리를 듣고 산다. 지난 25년간 개인과 단체의 효율성 강화를 위한 컨설턴트 및 트레이너로 활동한 저자는 효율성 강화의 핵심을 대화의 기술로 본다. 그래서 효율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인다. 폴 액스텔의 <아이와 대화하고 있나요?>는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어떻게 더  의미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특히, 내 아이가 가장 듣고 싶어하는 열마디를 중심으로 서술한 부분이 흥미롭다. 진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엄청난 변화가 생긴다는 사실이다. 주의를 기울이면 다르게 말할 기회가 생기고, 그러면 의미심장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부분에서 대화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일단, 대화를 하기 전에 관찰을 시작해보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5가지 질문을 생각해보면 된다.

1) 아이들이 내게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은? 2) 문제가 생겼을 때 나의 반응은? 3) 아이들이 내게서 배웠으면 하는 점은? 4)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 5) 아이들이 나에 관해 무엇을 알았으면 하는가? 이 다섯가지 질문이 핵심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부모님께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을 생각해보고, 내 아이들이 내가 한말 중에 어떤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는지를 떠올리면 된다. 부모의 거울은 자녀라는 점이다. 아이는 부모의 모든 것을 배운다.

 

아이들이 당신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당신을 항상 지켜보고 있는 것을 걱정하라 - 미국의 작가, 로버트 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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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의 말은 난 네가 좋아!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그리고 너랑 같이 있는게 좋아! 이 말은 아이를 하나의 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언제나 지지하고 존중한다는 뜻이다. 즉,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며 지금 그대로의 모습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모습, 그 모두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칭찬과 인정의 힘은 아이들에게 아주 크게 작용한다. 자라면서 인정받거나 고맙다는 말을 자주 들은 아이는 자기 스스로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는다. 이러한 말은 매주 일정한 시간을 떼어서 할애하자.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자. 너를 좋앟나다고 말하고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지 꼬집어 말해주자. 2장은 넌 정말 빨리 배우는구나, 3장은 고마워, 4장은 이렇게 하면 어떨까?, 5장은 좀 더 얘기해 봐. 6장 같이 책읽자, 7장 실수는 누구나 한단다, 8장은 미안해, 9장은 네 생각은 어때?, 10장은 그래.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말할 때는 이렇게! 라는 팁을 알려준다. 이른바 예문이 나와있다. 칭찬은 구체적으로 (네가 곁에 있어주니 큰 힘이 되는구나, 네 친구들 참 마음에 든다. 예의도 바르고 말도 재미있게 하네)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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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디펜던트 퍼블리셔 자녀교육서 부문 금상 수상'을 한 책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을 일러준다. 아이와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진짜 대화가 아니라 잔소리라고 느껴진다면 이 책을 권한다. 또한 내 아이가 어느 단계에 있든 이미 굳어 버린 대화의 패턴을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라.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롸잇 나우'의 정신으로 아이와 대화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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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두고, 기억해두기>

서점에 자녀 양육에 관한 책이 6천 권이나 꽂혀 있다 해도 아이를 길러 내는 일은 여전히 어두운 대륙이며 그 누구도 진정으로 답을 알지는 못한다. 다만 넘치는 사랑과 행운, 그리고 당연하게, 용기가 필요할 뿐. - <아빠의 조건 >중에서, 빌 코스비 

새로운 생각에 한번 열린 사람의 마음은 결코 원래 상태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 미국의 법학자, 올리버 웬들 홈스

말을 들어 줄 때에는 충고를 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거나 안심시키려고 중간에 끼어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내 생각이 어떤지 물어 올 때까지는 잠자코 듣기만 해야 한다. - 저자, 폴 액스텔